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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슈] 코로나 때문에 웃는다는 IT, 양극화만 심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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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슈] 코로나 때문에 웃는다는 IT, 양극화만 심해졌다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0.12.28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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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기업 입장에서 코로나19는 당혹스러운 난관이었다. 특히 업종별로 희비가 갈렸다. 여행·항공·숙박업계는 공멸 위기에 놓였다. 수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자, 정유, 자동차 등의 타격이 적지 않다. 굵직한 기업들의 매출이 반토막 나고 적자로 돌아서는 상황이 속출했다. 

하지만 모든 기업이 울상을 지었던 건 아니다. 온라인·비대면 사업 비중이 높았던 IT 기업의 경우엔 반전의 실적을 거두기도 했다. 코로나19 덕분에 경영 전반에서 비대면 활동이 증가했고, 이는 기업들의 기술 혁신을 앞당기는 기폭제 역할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네이버 분기 실적 추이. [자료=네이버금융]
네이버 분기 실적 추이. [자료=네이버금융]

대표적인 기업으론 네이버가 있다. 이 회사는 올해 3분기 쇼핑·핀테크·콘텐츠 등 신사업 부문의 가파른 성장에 힘입어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연결기준 매출은 1조3608억원, 영업이익은 291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2%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 늘었다. 네이버 일본 자회사 라인을 포함한 매출은 2조598억원, 영업이익은 2583억원이다. 네이버가 분기 기준으로 매출 2조원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증권가에선 네이버가 4분기 역시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네이버와 함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카카오의 실적 역시 신바람을 냈다.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1004억원, 1202억원이었다. 이 회사가 매출 1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카카오톡 대화창 상단에 노출되는 광고판 ‘비즈보드’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지난 9월 기준 누적 광고주가 이미 1만2000곳을 넘어서며 올해 목표치를 초과했다. 커머스 사업 및 글로벌 유료 콘텐츠 사업의 성장세도 높았고, 카카오 모빌리티, 카카오페이 등이 포함된 신사업 부문도 실적이 나아졌다. 

IT 업종의 꽃으로 불리는 게입 산업 역시 호황을 누렸다. 코로나19 여파로 집콕족이 늘면서다. 사회적 거리두기 탓에 외출과 소통이 제한되자, 집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주목받은 것이다. 국내 대표 게임사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은 올해 역대급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넥슨은 3분기까지 누적매출이 2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국내 게임 업계 최초로 연 매출 3조원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3분기까지 누적 매출(1조8529억원)이 지난해 연간 매출(1조7012억원)을 이미 뛰어넘었다. 넷마블도 올해 매출 2조원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의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조8609억원이다. 해외매출 비중이 2분기 연속 75%에 달해 글로벌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코로나19로 모든 기업이 어려움을 겪을 때 이들이 호실적을 기록한 건 적극적으로 감염병 대응 서비스를 내놨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IT 기업이 이런 호황을 누리고 있는 건 아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중견 IT기업 관계자는 “고객사인 기업들이 돈을 벌지 못하고 있는데 그들에게 서비스를 해주는 IT 회사라고 잘 될 수 있을 리 없다”며 “언택트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클라우드나 데스크톱 가상화(VDI) 같은 디지털 전환을 꾀하는 데에는 많은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오히려 요새는 꺼리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실제로 원격 근무 솔루션도 무상으로 사용하거나 저렴한 이용료로 활용하는 기업이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해외 출장이 힘들어지면서 인수·합병이나 해외 고객 유치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많은 중소·중견 IT 기업들이 실적 대부분을 공공에 기대고 있는 점도 문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공공부문의 업무 강도가 늘어나면서 IT 전략이 꼬여있는 상황이다. 입찰을 꾀할 만한 사업이 많지 않다. 

IT 스타트업 관계자는 “당장 재택근무가 가능한 경쟁력 있는 IT 대기업은 치명적 영향을 모면했지만, 그런 환경을 갖추기 어려운 중소 IT기업은 침체의 늪으로 빠지고 있다”면서 “ 디지털 업계도 강자와 약자 간 차이가 더욱 커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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