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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 프리미엄 공유주택은 정말 다를까? '코리빙하우스'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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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 프리미엄 공유주택은 정말 다를까? '코리빙하우스' 열풍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1.01.04 12: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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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2012년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셰어하우스 사업이 시작된 후 ‘함께 사는 1인 가구’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2015년엔 최초의 기업형 코리빙 업체가 등장했고, 최근엔 대기업과 사회주택업체까지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흥미로운 건 코리빙 업체들의 사업 형태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셰어하우스 운영업체 관계자)”

주거비가 천정부지로 치솟자, 사람들이 ‘코리빙하우스’에 관심을 쏟고 있다. 코리빙하우스는 좀더 고급화한 셰어하우스(공유주택)라고 보면 된다. 서로 공간이 분리되지 않아 사생활 보호가 취약하다는 셰어하우스의 단점을 줄이고, 가격은 점 비싸더라도 개인 시설과 프라이버시를 강화하고 고급 커뮤니티를 추가한 게 특징이다.

방을 따로 쓰고 거실과 주방, 각종 커뮤니티 시설은 공유 공간으로 입주자들이 함께 사용하는 셰어하우스 시장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셰어하우스 플랫폼 컴앤스테이에 따르면 2017년 487채였던 코리빙 주택은 2018년 772채, 2019년 상반기 1020채로 늘며 연평균 45%씩 늘어났다.

셰어하우스 종류. [자료=KB경영연구소 제공]
셰어하우스 종류. [자료=KB경영연구소 제공]

이유는 간단하다. 싱글가구의 주거난이 심각해서다. 특히 청년세대 대부분은 주거 빈곤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빗대어 ‘지옥고’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지옥고는 지하와 옥탑방, 고시원의 앞 글자를 따와 주거빈곤 가구의 고충을 표현한 단어다. 이 때문에 임대료를 나눠낼 수 있는 ‘셰어하우스’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첫 시작은 다세대 주택을 중심으로 개인이 운영하던 형태였지만 최근 2~3년간 코리빙 시장에 가세하는 대기업까지 생기면서 상품도 다양해졌다.

대표적으로 코오롱글로벌의 자회사인 코오롱하우스비전이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직장인 1인 여성 가구를 타깃으로 운영했던 셰어하우스 ‘커먼 타운’을 넘어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 ‘리베토’란 신설법인을 설립한 코오롱하우스비전은 토지주의 의뢰를 받아 코리빙 건물을 만들고 운영까지 해주는 사업이다.

입주 서비스는 빌딩 단위로 이뤄진다. 커뮤니티 활동 공간을 마련해 회원제로 운영하거나 추가 서비스 요금을 받고 입주자에게 주거 서비스를 제공한다. 비용은 상당히 고가다. 역삼동 지점을 기준으로 16㎡(약 5평) 규모의 방을 사용하려면 월 100만원 이상을 내야 한다.SK 계열사인 SK디앤디도 이 시장의 플레이어다. 성수동에서 코리빙하우스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스타트업 중에선 ‘홈즈컴퍼니’가 눈에 띈다. 코리빙하우스 시장의 대표 기업이다.. 2017년 용산구 남영동을 시작으로 현재 5개 지점을 서울에서 운영하고 있다. 대기업의 코리빙하우스와 달리 보증금은 시세보다 낮추고 임대료는 시세와 비슷한 수준으로 운영한다. 임차인 수요가 많지 않은 낡은 빌딩 일부를 리모델링하고 층별 용도를 다르게 만들었다. 2층 이상은 개인 및 공용 공간으로 만들고, 1층엔 입주자들이 드나들 만한 상가를 유치하는 식이다.
 

청년세대 이사 이유. [자료=DDP 제공]
청년세대 이사 이유. [자료=DDP 제공]

코리빙하우스 사업자들은 주거비를 절감하기 위해 셰어하우스를 찾는 사람들이 아니라 높은 주거 서비스를 누리고 싶어 하는 1인 가구를 공략하는 셈이다.

이런 코리빙하우스가 국내에 점차 늘고 있지만 성장 가능성이 밝은지는 미지수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집값은 높은 반면 임대료는 상대적으로 낮은 한국 시장에선 기본적으로 공유 주거 서비스 사업자들이 수익을 내면서 살아남기 힘든 구조”면서 “높은 품질의 공유 공간과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한들 온전히 자신만의 공간을 누릴 수 있는 원룸의 경쟁력을 이길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코리빙하우스의 수익구조는 문제다. 이들 업체 대부분은 보유자산을 활용하지 않는다. 임대 관리를 원하는 건물주와 계약해 코리빙하우스를 운영하는 게 일반적이다. 쉽게 말해, 임대→재임대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건물주에게 줘야하는 돈과 셰어하우스 업체의 인건비, 주거시설 관리비 등을 모두 월 임대료에서 충당할 수밖에 없다. 이는 코리빙하우스가 ‘공유경제’가 아니라 또 다른 ‘임대방식’에 불과하다는 걸 잘 보여준다.

주거상품으로서의 품질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서울시 원룸의 평균 월 임대료는 50~60만원대다. 최대 33㎡(약 10평)의 공간을 누리며 부엌과 욕실을 혼자서 사용할 수 있다. 이보다 값이 비싼 공유 공간을 사용하다보면 불만과 불편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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