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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쇼크] 코로나19 직격탄 맞은 호텔업계…“문 닫을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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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쇼크] 코로나19 직격탄 맞은 호텔업계…“문 닫을 위기”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1.01.04 12: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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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업 종사자 8개월 연속 감소세…최악의 ‘고용 쇼크’

(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코로나19가 불러온 한파에 호텔산업이 큰 충격에 휩싸였다. 2003년 사스와 2015년 메르스가 터졌고, 2017년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이 줄었을 때도 호텔산업은 위기였지만, 2020년 겪은 위기와는 비할 바가 되지 못한다. 현재 국내 호텔들의 객실판매율은 20~30% 내외다.

한국호텔업협회에 따르면 2020년 3월 객실점유율은 22.7%(전년 동기 66.9%), 4월 24.9%(71.8%), 5월 31.3%(69.8%), 6월 41.4%(73.6%), 7월 41.4%(73.9%), 8월 48.8%(79.9%)다. 10개 객실 중 2~3개만 채우고 있는 셈이다. 사드 배치 이슈가 겹치면서 유커의 발길이 끊겼던 2017년에도 전국 관광호텔의 객실 이용률은 60.7%를 유지했다.

호텔이 돈을 벌지 못하니 종사자들의 지위도 위태로워졌다. 11월 사업체별 종사자 통계를 보자. 숙박 및 음식점업은 전년 동기 대비 18만6000명이나 감소했다. 올해 3월부터 8개월 연속 감소세다. 대기업도 코로나 확산의 파고를 견디지 못했다.

호텔롯데는 2020년 6월 16년 만에 임금피크제에 들어가는 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결 매출액 2조8143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난 실적을 발표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코로나로 하늘길이 막혀 외국인 관광객이 사실상 ‘제로(0)’에 가까워진 데다, 국민들마저 외출을 꺼리는 형국이라서다. 더구나 최근엔 숙박업소가 우후죽순 늘어난 상황이다. 국내 관광호텔의 최근 5년간 증가율은 110.2%다. 2013년 896개에서 2018년 말 1884개로 늘었다. 8만8958실이던 객실 수는 15만2508실이 됐다.

산업별일자리현황. [자료=고용노동부]
산업별일자리현황. [자료=고용노동부]

서울로 범위를 좁히면 증가세가 더 가파르다. 2013년 191개(객실 수 2만9828실)에 불과하던 서울 관광호텔은 5년 만에 440개(객실 수 5만8248실)로 130.3%나 늘었다. 관광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특별법(호텔특별법)의 영향이 컸다. 2012년 7월 시행된 이 법엔 호텔 사업자를 위한 다양한 특혜를 줬다. 국내 관광산업의 양적인 성장이 목표였다.

법이 시행된 2012년은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열어젖힌 한국 관광산업의 호황기였다. 원동력은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였다. 2007년 100만명에 불과했던 유커의 수는 5년 만에 3배가량(284만명) 성장했다. 이들의 잠재력을 확인한 정부는 ‘2020년 외래객 2000만명 달성’을 정책목표로 삼았다. 이때 부흥의 걸림돌로 지적된 게 ‘숙박시설’이었다. 국책연구소를 비롯해 여러 기관에서 통계 자료를 쏟아냈다.

호텔특별법은 그 결과였다. 서울 특급호텔 고위 임원의 당시 회상을 들어보자. “2012년엔 명동의 3성 호텔의 객실 가동률이 90%를 상회할 정도였다. 호텔이 더 필요하긴 했다. 문제는 정부가 공급부족 여론을 과도하게 만들었다는 거다. 호텔시장이 유망했다면 정부 지원이 아니더라도 눈치 빠른 사업자는 이미 달려들었을 것이다.”

실제로 숙박업계 목소리는 정부와 달랐다. 정부의 공급-수요 예측이 빗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었다. 당시 정부의 통계가 공급으로 잡은 건 관광호텔의 수였다. 보건복지부가 관리하는 모텔과 분양형 호텔 등은 빠졌다. 100실 이하의 숙박업체, 숙박업 등록을 하지 않은 게스트하우스와 오피스텔 등도 마찬가지였다. 관광산업이 국제사회의 복잡하고 미묘한 움직임에 크게 영향을 받는 분야였다는 걸 고려하면 ‘2020년 외래객 2000만명 달성’은 과도한 장밋빛 전망이었던 셈이다.

연말연시특별방역기간.[자료=대한민국 정부]
연말연시특별방역기간.[자료=대한민국 정부]

호텔업계도 자구책을 모색하긴 했다. 호텔 ‘한 달 살기’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국민들의 여행 수요가 국내로 발길을 돌리면서 긴 시간 호텔에 투숙하는 장기 호캉스가 인기를 끌었다. ‘연말연시’ 특수를 노려봄직도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물거품이 된 상황이다. 정부가 ‘연말연시 특별방역 대책’을 가동하면서다.

대책에 따르면 리조트, 호텔, 게스트하우스, 농어촌민박 등의 숙박 시설은 객실의 50% 이내로 예약을 제한하고, 객실 내 정원을 초과하는 인원은 숙박할 수 없다. 50% 이상 예약이 완료됐거나 객실 정원을 초과하는 예약이 발생한 숙박시설은 이용객들에게 예약 취소 절차 및 환불 규정 등을 안내하고 50% 이내로 예약을 조정해야 한다. 여행·관광 및 지역 간 이동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강도 조처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1년 동안 죽을 쓰다 연말에서야 살아나는 분위기였는데, 이번 조치로 꺾일 수밖에 없게 돼 많이 아쉽다”면서 “예약고객들의 자발적 취소가 많지 않아 고객들의 예약을 조정하면서 우리 호텔의 이미지만 나빠졌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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