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와 '픽사'가 만나 놀라운 상승기류를 일으킨, 폭풍 감동의 풍선꿈 애니메이션 '업(UP)'과 '스포'없이 함께합니다. 그 '하'편.
(시사캐스트, SISACAST= 양태진 기자)
하지만 그런 멋진 미래가 문두드려주기 이전 당시의, 홀로 남겨진 주인공 '칼'의 입장에서 만큼은 그저 집을 지켜내는 것만이 유일한 처신이었던 바,
기억은 또 다른 기억으로 잊혀질, 그저 허망한 산물 가운데 하나일수도 있는 것이라지만, 뜨거운 가슴 속 영원히 식지않는 사랑처럼, 아내와의 추억으로 세운 집은 재개발의 회오리에서 절대 허물어지지 말아야 할, 그런 사명(使命)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이에 여느 때차럼 집을 팔으라 설득 아닌 강요를 일삼는 이들과의 대립각을 세워가던 어느 날, 결국 양로원으로 쫓겨가기 일보직전의 신세가 된 '칼'은 아내의 어드벤쳐북과 양로원 안내책자를 번갈아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눈 빛을 되새기는데,
다음 날 '칼'의 집으로 찾아온 야생탐험대원이자, 노인 돕기에 나선 당차고도 귀여운 꼬마, '러셀'. 그와 실랑이를 벌이던 '칼'은 어느새 들이닥친 양로원 직원들의 수송차량으로, 이내 집을 영원히 떠나야 할 수도 있을 그런 결정적 위기 상황에 봉착하고 만다.
그러던 그 때,
수많은 풍선들이 집 뒤 편을 떠올라, 집보다도 거대한 풍선더미를 만들어낸다. 그러고는 '칼'의 어린시절 꿈 속 하늘 그대로, 미래의 희망이 두둥실 떠가는 구름 위 저 편 세상으로 '칼'부부의 집은 순항을 시작하는 것이다. 아내와의 사랑이 넘쳐나는 그 남미 어딘가의 멀고 먼 파라다이스 폭포를 향해서 말이다.
여기서 오색풍선을 매단 하늘 위 집이란 설정은 인생사 모든 고뇌를 뒤로 한, 그야말로 모든 이들의 꿈과 희망을 상징하는 최고의 장치로서 - 자신도 모르는 사이 손을 흔드는 빌딩의 유리창닦이나, 자신의 또 다른 꿈처럼 바라봐주는 몇몇 아이들의 뭇시선들을 통해서도 알 수 있 듯 - 모두가 맘 속 한 장 정도는 꼭꼭 그려놓고 숨겨놨을 법한, 그런 꿈 속 미래로의 이상향을 단 한 번의 기회로 보여주는 기막힌 소재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평범한 인생 속, 꿈같은 일이 일어난다!'를 모티브로한 애니메이션 <업>은 오랜 시간 픽사와 디즈니사가 함께 공들여온 최초의 3D 디지털 작품인 동시에, 작가 '밥 피터슨'과 감독 '피트 닥터' 만의 스토리라인에 얹혀진 공동 캐릭터 연구의 집약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으로, 모든 캐릭터들의 표정과 행동, 그에 따른 3d 입체감 및 리얼한 색감 등은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줄 수 있는 최정점의 기술력을 입증시켜주고 있다.
그 중 아시안 꼬마로서 온갖 깜찍함을 표현하고 있는 통통이 '러셀'의 경우, 실제 아역 배우의 목소리를 입힘으로 그 귀여움을 한 차원 증폭시켜 주고 있는 가운데, 한국어 더빙 버전에서의 할배 '칼'의 목소리는 우리에겐 너무도 익숙한 명배우 '이순재'의 숨소리를 불어넣음으로서, 자국 내 친근한 감상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
<토이 스토리> 시리즈의 작가로도 유명한 '존 라세터'의 총제작 지휘 역량 아래, 3D 애니메이션으로 완성된 <업>은 당시 칸 영화제의 개막작으로도 선정되는가하면, 2009년도 개봉 이후, ‘마이클 지아치노 (Michael Giacchino)’가 담당한 음악 부문으로 2010년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 시상식 '베스트 오리지날 스코어' 상을 수상하기도 한다.
물론, 해마다 최고의 장편 애니메이션 상을 시상해 온 '아카데미'였던 만큼, <업> 은 그 부문 또한 수상하는 쾌거를 이룩하는데, '골든 글로브'의 'Best Animated Feature Film'부문과 'BAFTA Awards, 2010'에서 또한 'Best Animated Film'상을 수상, 해당 수여자였던 감독 '피트'의 이름을 다시 한 번 전 세계에 각인시키기에 이른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 후보에도 오른 <업>이었기에, '디즈니'의 <미녀와 야수 (1991)> 다음으로 약 20년 만에 애니메이션을 작품상 후보로 안착시켰다는 사실은 세간의 더 큰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이외에도 (아카데미 시상식의 또 다른 이름으로도 일컬어지는)'오스카'의 'Best Writing, Original Screenplay' 부문에서 '밥 피터슨'과 '톰 맥카시'가 수상의 기쁨을 함께 하며 애니메이션 <업>의 위상은 한층 더 드높여졌다.
쉴새없이 몰아치는 코믹한 상황들과 제 특성이 극대화 된 귀여운 캐릭터들로 내 정신이 내정신이 아닐 즈음, 바람결만 타고 가던 아늑한 집 안, 뿌듯한 미소로 자신의 의자에 앉아 있던 '칼'이 웬 현관문 노크 소리에 놀라 자빠진다. 아니, 누가 이런 엄청난 상공 위에서 대문을 두드린단 말인가..?!
신비로운 현상과 신비한 생물들이 기막힌 우연으로도 결집되는 상황들 속에서, 개들도 생각이 있으려니까(?) 말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설정 - 여기 사용된 시스템은 단지 우화스런 접근이 아닌, 다소 가능성 있는 과학적 접근으로 리얼함을 제기한 것 - 들은 결코 웃음 없이 지나칠 수 없는, 한아름 쌓아뒀던 미소 두 보따리 더 꺼내 풀어도 좋을 만한, 행복의 순간들로 우릴 안내한다.
Anytime 감상 포인트 : 어른과 아이, 모두가 잃어버리고도 남은, 옛 꿈과 희망을 찾아주는 길안내 애니메이션 <UP>은, 단 하나의 운명적 사랑이 서로 같은 꿈을 품는 것만으로도 꽃피워 질 수 있다는 점에서 출발, 그런 평생의 반려자가 전해준 - 다소 말도 안되는 - 이상 실현이 결국 아름답고도 환상적인 이야기로 풀어진다는 것이 핵심. 그 모험의 시작과 전개 과정 모두, 기절초풍(?) 할 정도로의 놀라운 상황들과 3D디지털식의 입체적 스릴감으로 넋놓기 좋다는 것 또한 이에 포함된다.
그렇다면 과연, '칼' 부부가 그토록 꿈에 그려왔던 파라다이스 폭포를, 이 말도 안되는 풍선 집으로 별 탈 없이 찾아낼 순 있게 될지, 만일 찾아낸다면, 이 둘만의 집 또한 그 곳에서 안전히 머물 수는 있을 런지, 대략 짧은 시간 동안 온갖 귀추가 주목되기 딱 좋은 애니가 아닐 수 없다.
'사랑'은 손에 잡히거나, 보이는 것이 아니다? 미안하지만 천만의 말씀이올시다. 그렇다면, 지금 옆에 있는 누군가의 '사랑'도 당장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단 말인가? 이것 또한 바로 답을 원하신다면, '예스'라 할 수 있겠다. 물론, 돈을 비롯한 물질적 표현들의 너무 뻔한 방식은 적극 배제한 채로 말이다.
다만, 이 대답엔 한 가지 조건이 따라 붙는다. 그건 각자 본인 만의 진실한 꿈(이상)이 존재해야만 하는 것. (다소 이루기 쉽지 않은, 약간의 상식을 뛰어넘는 꿈일수록 더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제 그 꿈 이야기에 반응하는 상대의 리액션만 기다리면 되는거다. 그리고 마치 한 몸에서 나온 꿈처럼 여겨주는 그 상대의 손을 꼭 잡아보라. 과연, '사랑'이란 존재가 바로 느껴지진 않는지, 심지어 그 꿈을 향해 설레이는 감정 또한 심히 동요되고 있진 않는지.
이와 더불어, 평생동안 사랑해온 그 무언가를 못내 잊어야하는 상황들로 자신을 내몰고 있다면, 지금보단 맘껏 펴기 좋았던, 어린 시절의 맑은 상상 속으로 미약하나마 한 발자국씩 내딛어 보라. 만일 그런 중에 있다면, 단 한 번의 기회로 주어지는 지금!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어도 후회는 없으리라. 그동안의 꾸준했던 바램만큼이나, 어린 날의 신비감으로만 잊혀져선 결코 안 될, 누군가의 말년에 걸친 삶 또한 이것만큼 밝게 비춰주는 것도 심히 없을테니 말이다.
과감한 도전이 필요할 때다. 완다♥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