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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크맨의 카라이프] 3세대 PHEV 시스템의 매력, 메르세데스-벤츠 'GLC 300 e 쿠페 4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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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크맨의 카라이프] 3세대 PHEV 시스템의 매력, 메르세데스-벤츠 'GLC 300 e 쿠페 4매틱'
  • 이병진 기자
  • 승인 2021.01.18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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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이병진 기자)

 

디자인, 친화경, 효율성, 버릴 곳 없는 공간, 운전 재미, 브랜드 이미지 등 좋은 차를 가늠하는 기준은 무궁무진하다. 혼자 또는 둘이 향유하는 스마트 라이프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차를 고를 때 어떤 기준이 중요할까? 아마도 효율성과 친환경, 차서 넘치거나 모자라지 않게 적정한 공간과 운동 성능 쯤 되지 않을까?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과하지도, 아쉽지도 않은 딱 그만큼이다. 이러저러한 관점에서 여기 이 모델은 제법 그럴싸하지 않을까 싶다. 이름도 길고 복잡한 메르세데스-벤츠 GLC 300 e 쿠페 4매틱이다.

메르세데스-벤츠 SUV의 인기가 꾸준하다. 콤팩트 GLA부터 대형 GLS까지 라인업을 빼곡히 채웠다. 거기에 쿠페 SUV까지 더해 선택의 폭을 확장시켰다. 오늘의 추천 모델은 이들의 SUV 판매에 톡톡히 효자 역할중인 GLC에 천장 라인을 매끈하고 낮게 뽑아내려 스타일을 강조한 쿠페다.

물론 파워트레인도 평범하지 않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다. 배터리를 충전해 전기차처럼 기름 한 방울 없어도 주행이 가능하고(비록 주행 거리는 짧지만) 배터리가 떨어지면 기존의 엔진을 품은 차들처럼 달릴 수도 있다. 하루 주행거리가 20~30km 내외라면 주유소에 아주 가끔만 들러도 충분하다.

해마다 강해지는 탄소배출량을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중인 자동차 회사들에게 전동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전기차로 향하는 여정 중 가교역할을 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지금보다 기술적으로 진보하고 판매 모델도 많아질 것이다. 

최근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3세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얹고 부분 변경으로 진화한 GLC 300 e 4매틱 쿠페를 내놓았다. 다들 아시겠지만 300 뒤에 e가 붙은 이 모델은 스타일 좋은 GLC 쿠페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부분 변경이라 디자인과 구성의 차이는 크지 않다. 헤드램프와 엠블럼, 테일램프와 모델명 배지의 위치 정도다. 이번 변화의 핵심은 눈에 보이지 않는 내용에 있다.

우선 파워트레인부터 보자. 최고 출력 211마력, 최대 토크 35.7kg.m를 발휘하는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과 최고 출력 122마력, 최대 토크 44.9kg.m를 발휘하는 전기 모터가 결합돼 약 320마력의 합산 출력을 낸다. 배터리와 전기모터 탓에 차체는 2톤이 넘지만 그보다 더 넉넉한 출력이 차체를 가뿐하게 내몬다.

가속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매끈하고 부드럽고 시원하게 힘을 내며 가속한다. 소리 없이 미끄러지듯 나아간다는 표현이 좀 더 정확하겠다. 배터리 잔량이 충분하다면 전기차처럼 달리다 가속페달을 적극적으로 밟거나 다그치면 엔진이 함께 돌며 힘을 낸다. 전기차모드에서 엔진이 돌며 개입할 때면 뭔가 거치적거리고 미세하게 느껴지는 불편한 감각이 거의 없다. 군더더기 없이 엔진이 떨어졌다 붙었다를 반복한다.

이는 전기 모터에 맞춰 설계된 하이브리드 전용 9단 자동변속기의 영향도 크다. 전기 모터와 변속기 사이에 토크 컨버터를 위치시켜 변속 감각과 에너지 효율까지 챙기고 있다.

부분 변경으로 바뀌면서 배터리 용량도 많이 커졌다. 8.7kWh 리튬이온 배터리를 13.5kWh로 늘렸다. 덕분에 전기차처럼 달리는 순수 전기 모드로 가능한 주행 거리가 약 15km에서 25km(유럽기준 50km)로 늘었다. 누군가에게 내놓고 자랑할 만큼 흡족하지는 않아도 현실적으로 유용하게 사용할 만큼 늘었다. 

주행모드는 무려 6가지나 된다. 에코, 컴포트, 스포츠, 개별 설정 모드는 거의 모든 차에서 공통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모드다. 나머지 두 모드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용인 배터리 레벨과 전기 모드다.

배터리 레벨은 일종의 전기 절약 모드다. 전기 모터 위주로 달리는 상황에 대비해 배터리를 아끼고 보다 더 열심히 충전하며 달린다. 하지만 이전에 있었던 충전이나 E-세이브 모드처럼 배터리를 적극적으로 충전하는 모드는 아니다. 배터리 잔량이 떨어진 상태에서 배터리 레벨 모드로 한참을 달려도 배터리 충전량은 미미하다.

실제 사용자에게 충전 모드나 배터리 잔량을 원하는 만큼 유지시켜주는 E-세이브 모드가 없어진 건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친환경차의 목적에는 더 가까워졌다. 이산화탄소를 이전보다 적게 만들어낸다. 배터리 충전과 유지를 위해 열심히 돌려대던 엔진을 덜 돌린다. 덜 움직는 만큼 엔진이 만들어 내는 배기가스는 줄어든다.

전기차처럼 주행하는 전기 주행 모드에서는 사운드 제너레이터를 통해 가상 엔진 사운드도 만든다. 부드럽고 나긋나긋 달리다가 가속페달을 깊게 밟거나 큰 힘이 필요하면 엔진이 힘을 보탠다.

대시보드 가운데 10.25인치 모니터를 통해 에너지 흐름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주행모드에 상관없이 주행과 충전, 타력 주행, 전기모터와 엔진 등 주행 조건과 상황에 맞춰 힘을 내고 효율성을 챙긴다. 앞차와의 거리를 인식해 감속이 필요할 때는 알아서 속도를 줄이며 회생제동 시스템으로 충전하고 간격에 여유가 생기면 글라이드 모드로 타력주행을 한다.

물론 너무 빠른 주행 속도 상황이나 완벽한 정지를 위해서는 페달 조작이 필요하지만, 부드럽고 여유로운 주행에서는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횟수가 현격히 줄어든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승차감이다. 루프 낮은 콤팩트 SUV라서 탄탄하고 경쾌해 운전재미는 좋지만 푸근하고 안락한 맛은 떨어질 줄 알았다. 그런데 기대 이상으로 편안하다. 여유 있는 하체는 얄궂은 과속방지턱이나 이음매도 부드럽게 타고 넘는다. 그렇다고 굽이진 길이나 고속에서 불안하지 않다. 묵직하게 내리 누르며 진득하고 여유롭게 달린다.

GLC 쿠페의 인기는 꾸준하다. 지붕이 높고 반듯해 공간 활용성 측면에서 장점이 더 큰 일반 GLC보다 근소하지만 더 잘 팔린다. 300 뒤에 e를 붙인 이 모델은 효율성과 화끈한 출력성능을 겸했다. 참고로 정지에서 100km/h에 걸리는 시간은 불과 5.8초면 충분하다. 2톤이 넘는 SUV가 그야말로 암팡지게 움직이고 반응하는 것이다.

엔진을 돌리며 배터리를 적극적으로 충전하던 기능이 사라진 건 실제 오너 입장에서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배기가스를 덜 만들어내는 셈이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오너로써의 자부심은 더 커진다. 커진 배터리와 늘어난 전기차 주행 가능거리, 포근한 승차감과 화끈한 달리기 실력 등 부분 변경으로 돌아온 GLC 300 e 쿠페.

스마트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혼자, 또는 두 사람의 일상에 이보다 더 적절하고 적당한 모델도 드물다. 물론 부담스러운 가격만 빼면.

 

자동차 전문칼럼니스트 크크맨(이병진)
자동차 전문칼럼니스트 크크맨(이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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