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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라이프] 반려가구 증가...펫코노미 시장의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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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라이프] 반려가구 증가...펫코노미 시장의 빛과 그림자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1.01.31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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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도 군침” … 반려가구 마음 훔쳐라

(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반려동물 관련 산업은 매년 승승장구했다.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인구가 갈수록 늘어나서다. 특히 코로나19로 ‘집콕’을 하면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시간이 덩달아 늘어나 관리에 필요한 상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품목이 수입 제품의 점유율 의존도가 높은 점은 문제다.”

반려동물 시장이 전성시대를 맞았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2년 9000억원에 불과했던 반려동물 시장은 2020년 5조8000억원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려동물 보유 가구가 2010년 17.4%에서 지난해 26.4%까지 늘어나며 관련 시장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는 2006년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반려동물 산업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배경에는 1인 가구 등 가족 형태의 변화가 있다.

‘펫팸족(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이들)’ ‘딩펫족(자식 대신 반려동물을 기르는 부부)’ 등 신조어에서도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인식하는 현상이 보인다. 자식을 키우듯 반려동물에게 돈을 쓰는 이들이 늘었다는 얘기다. 농림축산부가 2018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반려동물 양육가구의 월평균 양육비는 8만6000원으로 응답자의 66.5%가 10만원 미만을 지출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10~30만원을 쓴다는 가구도 30%나 있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반려동물 관련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실내생활을 하면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시간도 덩달아 늘어나 관리에 필요한 상품 구매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반려동물 관련 용품 대부분이 수입 제품이라는 점이다. 고양이 두마리의 집사인 직장인 김형원(29)씨의 사례로 풀어보자. 김씨는 퇴근길에 집 앞 기업형 슈퍼마켓(SSM)에 고양이 사료를 구매하러 들렀다. 늘 온라인으로 주문했지만 미리 주문하는 걸 잊은 탓이었다. 매장을 둘러보니 사료의 종류는 고작 6개뿐이었다.

성분과 제조사를 하나하나 확인하던 김씨는 문득 국내 제품이 단 하나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김씨가 원래 구입하던 제품도 해외 제품이었다. 김씨는 “아기 때부터 남들이 많이 먹이는 사료를 찾아 먹였는데 전부 미국산이었다”며 “지금은 기호성이 생겨 바꾸기 쉽지 않고, 한번 사보려고 해도 국내 제품은 어떤 게 좋은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펫푸드 시장에 한국기업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가장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는 곳은 닭고기 가공업체 하림(하림펫푸드)이다. 2017년 ‘더리얼’이란 브랜드로 시장에 뛰어든 하림은 각종 유통채널에 입점하고 마케팅을 펼치는 등 펫푸드 시장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 사람도 먹을 수 있는 원료를 사용한다는 점을 강조한 마케팅을 내세우고 있다.

이밖에도 펫 전문몰 ‘츄츄닷컴’을 오픈한 동원F&B, 원료에 홍삼을 포함한 프리미엄 펫푸드를 내세운 KGC인삼공사, 펫밀크 브랜드 ‘에버그로’를 내세운 빙그레 등이 있지만 실적이 신통치 않다.

반려동물 연관산업 규모 전망.[자료=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반려동물 연관산업 규모 전망.[자료=한국농촌경제연구원]

펫푸드 시장에 뛰어든 업체는 많아도 자리를 잡으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씨의 사례처럼 대형 매장이 아니라면 매대에서 국내 제품을 찾기 어려운데다, 시장점유율도 낮기 때문이다. 특히 반려동물 가구에게 있어선 사료나 간식은 아기 분유나 마찬가지다. 입맛이 까다로워 사료를 거부하거나, 먹고 탈이 날 가능성이 있어 웬만해선 사료를 교체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가령 사료의 경우 ‘시저’ ‘로얄캐닌’ 등 해외 유명 브랜드 제품이 시장의 60~70%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펫푸드 시장에 진출한 식품회사 관계자는 “국내서 프리미엄 펫푸드가 알려진 지 5년 가까이 됐는데도 아직도 해외 제품이 강세”라며 “반려동물의 입맛이 잘 안 바뀌는데다 아직도 해외 브랜드를 향한 신뢰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국내 기업들이 고품질과 제품 다양화로 장벽 깨기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철옹성인 셈이다. 이밖에도 반려동물 용품에 반려동물 TV채널, 반려동물 관련 분야는 다양하다.

하지만 두각을 나타내는 국내 기업은 전무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오래전부터 수입품에 익숙해져 있고 국산품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 미국이나 유럽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사료 뿐만 아니라 용품도 대부분 수입 OEM 제품이 많지만 차츰 국내 브랜드의 노출도가 늘어가면서 향후 점유율 구도가 뒤바뀔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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