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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의 싱글라이프-㉗] 간이 웃을 만큼 행복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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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의 싱글라이프-㉗] 간이 웃을 만큼 행복해지자
  • Journey
  • 승인 2021.01.31 2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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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칼럼니스트 Journey)

 

어떤 일이 일어나도

당신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라

마음의 평정을 잃지 말라

당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으라

집, 식사, 옷차림을 간소하게 하고 번잡스러움을 피하라

날마다 자연과 만나고 발밑에 땅을 느껴라

농장일이나 산책, 힘든 일을 하면서 몸을 움직여라

근심 걱정을 떨치고 그 날 그 날을 살라

날마다 다른 사람과 무엇인가 나누라

혼자인 경우는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무엇인가 주고

어떤 식으로든 누군가를 도우라

삶과 세계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라

할 수 있는 한 생활에서 웃음을 찾으라

모든 것 속에 들어 있는 하나의 생명을 관찰하라

그리고 세상의 모든 것에 애정을 가지라

 

- 헬렌 니어링, 스코트 니어링(조화로운 삶을 실천한 유명한 자연주의자 부부)의 ‘자연주의자의 충고’

[류시화 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에서 발췌]

이 시를 읽다가 이 부부의 모습이 머릿속에 떠올려졌다.

니어링 부부가 누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들은 분명히 열심히 살았고 수없이 흔들려봤으며 세상의 화려함과 냉정함을 경험할 만큼 해본 이들일 것이다. 삶의 매순간 고민이 많았고 그 때문에 힘들었으며 외로움을 여러 번 느껴보았을 것이다. 한 때는 슬픔에 빠져 손가락 하나 움직이는 것도 힘들었을 것이고 사람을 믿은 대가로 처절한 상처를 입었고 아직도 몸 어딘가에 그 흉터가 선명할지 모른다.

혼자서 살아가기에 너무나 외로운 인간의 삶.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기계처럼 일하고, 그렇게 번 돈은 일하느라 상한 몸을 돌보는데 쓰인다. 정말 힘들 일이 생겼을 때 막상 도움을 청할 사람은 떠오르지 않고, 큰 마음을 먹고 도움을 청한 이들은 갖가지 이유로 도움주지 못함을 전한다. 오랜만에 생긴 취미거리에 대한 열정은 강제성이나 의무감도 없는 것이니 일정 시간이 지나면 시들해지고, 열과 성을 다해 일하고 큰 성과를 이룰지언정 막상 그 날 저녁은 혼자서 초라한 밥상 앞에 앉아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왜 우리는 매우 자주 외롭다고 느끼는 것일까? 왜 내가 초라하다고 느끼는 것일까?

니어링 부부는 위에 선보인 ‘자연주의자의 충고’라는 시를 통해 나에게 묵상의 기회와 함께, 행복해지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시에서 언급했듯이 최선을 다하고 평정심을 잃지 말라는 것은 결국 나 자신과의 문제였다.

집, 식사, 옷차림을 간소히 하라는 것 역시 내 마음에 달려있는 일이고, 누군가를 돕거나 하나의 생명을 관찰하는 일 역시 철저히 나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 일어나는 일들이다.

일이건 연애건 인간관계건 아니면 혼자 있는 시간 앞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내 삶의 주인이 내가 되는 순간 남의 평이나 시선은 중요치 않으니 평정심을 잃지 않으려면 스스로와의 대화에 집중하기만 하면 된다.

TV 프로그램과 프로그램 사이에 자주 나오는 기부광고에서 우리는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세계의 기아를 돕거나 한국의 불우한 가정을 후원할 수 있고, 반려견이나 화초와 같은 생명을 관찰하고 보살피며 나만 알았던 삶에 또 하나의 중요한 책임감을 가질 수 있다.
 
방영이 끝난 지도 오래인데 아직도 가끔 재방송이 되고 있는 이효리, 이상순의 ‘효리네 민박’은 신기하게도 방영 때마다 매번 내게 이상한 감정 그리고 새로운 감정에 벅차오르게 한다. 40대의 싱글녀로 살아가는 나에게 그녀의 동화 같은 제주도에서의 비공개 결혼식을 시작해서 효리네 민박을 통해 보여준 자연인으로서의 모습은 나에게 자괴감을 주기도 했다.

매일 돈을 벌기 위해 일하며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연애를 하는 나의 모습과 너무나 대조적으로 느껴지며 약간의 우울감 마저 들었기 때문이다.

방송이란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혜자연의 아름다운 제주도 섬에서 사랑하는 사람은 물론 매일 다양한 사람들과 삶을 공유하고 반려견과 집 앞 마당을 뛰어노는 모습, 한국 최고의 걸그룹 멤버였던 그녀가 기미가 훤하게 보이는 맨얼굴로 자연 속에 동화되어 사는 모습은 너무나 얄미울 정도로 아름답고 부러웠다.

그녀의 모습이 실제이건 아니건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사는 과정에서 보여준 아름다운 삶의 태도들이 ‘이효리처럼 사는 것은 행복한 것이다. 나도 제주도로 가서 살고 싶다’ 라고 만든 것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제주도 이효리의 집 부근에 부동산에 관심을 보였다고 하는데, 시청자들이 막상 제주도에서 산다고 해서 이효리가 보여준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

이효리가 보여준 그녀의 삶처럼 우리 모두 각자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고 또한 스스로를 온전히 통제하고 만족할 수 있을 때 진정한 자연주의자가 되는 것이 아닐까?
 
니어링 부부가 말했던 ‘자연’의 의미는 이제보니 잔디밭, 산과 들과 같이 1차원적인 자연이 아닐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야말로 자연 중의 자연이며 그 일부인 인간의 '내추럴 본(Born)‘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는 이효리 질투하기를 멈추고 아주 작은 것부터 자연인으로서의 나의 모습을 찾기로 했다.
첫 번째로 당장 할 수 있는 일 중의 하나, 시의 한 구절처럼 집을 ‘웃음을 찾는 일’에 대한 것인데 유튜브에서 아무 생각 없이 보거나 들을 수 있는 개그(예를 들어 컬투쇼)를 틀어놓고 내 얼굴이 너무 웃어 주름이 자글자글해짐이 느껴질 때까지 보는 것이다.

먹고,기도하고,사랑하라 라는 영화에서 나왔던 한 대사에 아주 적당한 표현이 있다.

“나의 얼굴과, 마음과, 간이 웃을 때까지”

내 간이 웃을 때까지 마음껏 웃고, 내일은 미니멀 라이프에 대한 고민에 빠져볼까 한다.
이런 고민이 잦아지는 순간 나는 매일 매일이 자연인에 가까워지고 있다.

당신의 간이 웃을 만한 일은 과연 무엇일까?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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