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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1MUSIC] 감각적 심플함이 완숙한 재즈의 기적을 낳기까지, 재즈아티스트 '토니 베넷', 'Stranger In Paradise - 50 Greatest H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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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1MUSIC] 감각적 심플함이 완숙한 재즈의 기적을 낳기까지, 재즈아티스트 '토니 베넷', 'Stranger In Paradise - 50 Greatest Hits'
  • 양태진 기자
  • 승인 2021.08.0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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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MUSIC for 1LIFE'를 표방, 매주 홀로 타오르는 火요일의 열정을 위해, 함께 응원하거나 적당히 식혀 줄 앨범 하나 엄선해주는 코너.

60, 70년대 스탠다드 재즈 '중흥기' 시절, 간결하고도 고풍스런 음색이 정교하면서도 허스키한 보이스와 만나 재즈만의 향긋한 풍미를 전해주던 재즈 역사의 산실, '토니 베넷'. 그의 최근 베스트 음반을 만나봅니다.

(시사캐스트, SISACAST= 양태진 기자)

단 하나의 피치가 어택을 가하는 순간, 전체를 관통하는 멜로디가 그 무언의 힘에 압도된 마냥 다음의 숨소리를 기다린다. 너무도 익숙한 곡들도 제 갈 길을 잃을 뻔, 다시금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하는데,

곧바로 이어지는 탁하고도 명징한 음색. 그가 내뿜는 힘찬 보이스가 명쾌한 사랑과 희망을 논할 때면, 그것이 어떤 재즈 스탠다드가 됐던, 그만의 노래가 됐음은 물론이요, 말그대로 '토니 타임'을 외쳐볼 법한 때 말해 주고 있었다.

 

 

현재의 도심 야경(샌프란시스코)을 바라보다 보면, 스탠다드 재즈가 성행하던 당시보다는 훨씬 덜 익숙한 옛 재즈 감성도 문득문득 되살아나는 듯한 묘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상단) 화려한 빅밴드 보컬리스트들의 멋스런 옛 음성도 여기저기 울려퍼지는 가운데, 한때를 풍미한 뒤로, 여지껏 살아 생존해 계신 '토니 베넷'의 기품 넘치는 목소리는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귓가를 감아 맴돈다.(하단)(사진=iloveyousanfrancisco, IMDB)

살아생전 그의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다루지 않으면 안될 심산으로, 향년 95세를 맞는 '토니 베넷'의 영원무구할 재즈 보이스를 기리며, 그에 대한 관심이 하루라도 그가 살아숨쉬는 세상 속 캔버스에 물들어갈 수 있기를.

물론, '스타벅스'를 비롯한 곳곳의 카페에서 또한 끊임없이 흘러나와 여느 구석진(?) 곳을 환히 밝혀주고 있다고는 하지만, 옛 화려했던 스탠다드 재즈의 빈 자리가 '토니'만의 허스키한 음성으로 가득 채워져갈 그 새 역사를 기대하며, 옛 대중음악사의 초창기 시절을 미약하나마 반추해 본다.

 

 

화려했던 '틴팬앨리' 시대가 낳은 '스탠다드재즈'의 마지막(?) 계승자, 토니 베넷 (Tony Bennett)

주로 '앤소니'가 더 익숙하게 들리던 당시의 '토니 베넷'의 모습.(사진=IMDB)

본명은 '앤소니 도미닉 베네데토 (Anthony Dominick Benedetto)'. 짙은 옛 도시의 칼라가 화려한 금관악기의 빛으로 물들어가던 시점, 스타를 꿈꾸던 한 소년이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앤소니'. 이후 장장 65년이라는 세월을, 정상급 재즈 보컬리스트이자, 아티스트로 꾸준히 이어갈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그가 태어날 즈음의 시점에는 더할 나위 없이.

1927년, 이탈리아의 남서부 칼라브리아에서 이주해온 '재단사'와 '재봉사'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산업 예술 고등학교에 입학하여 그의 예술적 감각에 불을 붙인다. 그러던 중 2차 대전 막바지에 보병으로 징집된 그는 1945년, 유럽에서 복무하고 돌아온 후, 이전과 다른 매서운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 그것은 자신의 성장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빅밴드 음악들이 급속도로 사그라들고 있었던 것.

 

 

1950년 NYC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토니 베넷의 앳된 모습.(상단) 그의 이름이 태어날 수 있었던데에 결정적 역할을 한 당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던 쇼호스트이자 코미디언 '밥 호프'의 모습.(하단)(사진=Herman Leonard(Ordinary Finds), Biography(Bio.)) 

새로운 형태의 음악과 그 유행에 편승할 법도 했지만, 결국 '토니'는 뉴욕 공공 설립물에서의 일이나 노래하는 웨이터로서 생활을 영위하기시작한다. 그러던 1945년, 정식 가수 데뷔의 행운을 거머쥔 '토니'는 1950년, '조 바리'라는 무대명으로 당시 '펄 베일리'가 주연하는 익살극에 출연한다.

이 시기, 파라마운트 극장에서 자신의 쇼를 진행하고 있던 '밥 호프'는 어느날 그가 출연한 익살극을 보게 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던 '토니'의 노래에 반한 그는 '토니'에게 자신의 쇼에 출연해 줄 것을 부탁한다. 이때 관중들에게 그를 소개하기 직전, '밥 호프'는 새로운 이름 하나를 건네는데, 그것이 바로 '토니 베네트'였던 것이다.

 

 

연기의 기회까지 거머쥘 수 있었던 그 계기가 된 영화 '선셋 77번가'의 메인 포스터.(상단 좌측) 'Lazy Afternoon'을 담고 있는 색다른 칼라의 앨범 <The Beat of My Heart>의 메인 표지 모습.(상단 우측) '카운트 베이시'와 함께 녹음하여 발표한 앨범 <In Person>의 메인 표지.(하단 좌측) 최고의 명곡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가 삽입된 앨범의 자켓 사진 모습.(하단 우측)

이 쇼의 성공으로 그는 콜롬비아 레이블과 계약하게 되고, 1958년에는 영화 '선셋 77번가 (77 Sunset strip)'의 조연을 맡아 배우로 데뷔하기도 한다. 이후, 그의 곡 'The Boulevard of Broken Dreams (Gigolo and Gigolette)'은 바로 히트를 쳤고, '토니 베넷'은 자신의 달콤한 테너 음색에 어울릴 만한 곡들로 앨범을 발매하기 시작했다. 이때, 명곡 'Because of you'는 차트 내 첫 1위를 차지했고, 또 다른 명곡 'Solitaire'는 7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와 동시에 그는 색다른 칼라의 앨범을 제작하기도 하는데, 'Lazy Afternoon'을 담고 있는 앨범 <The Beat of My Heart>와 함께, '카운트 베이시'와 그의 오케스트라 사운드가 돋보이는 앨범 <In Person>을 녹음하여 발표한다. 이후, 1962년에 발표된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는 당시 차트 내 19위에 그쳤으나, 이 곡은 그의 명실상부한 대표곡으로 자리잡고는 그를 팝 슈퍼스타의 대열로 들어서게 해준다.

 

 

대략 전성기 시절의 '토니 베넷'의 무대 위에서의 모습 스틸 컷.(상단 좌측) 쿨가이 '딘 마틴'과 함께 출연한 TV속에서의 모습 스틸 컷.(상단 우측) "최고의 보컬"이라 최고의 찬사를 보내기도 했던, 역대 대중음악 역사상 최고라 일컬어지는 가수 '프랭크 시나트라'와의 화기애애한 모습 스틸컷.(하단 좌측) 이에 '토니 베넷'은 1992년 '프랭크 시나트라'의 찬사에 보답하듯, 그에게 헌정하는 <퍼펙틀리 프랭크>를 발매하기에 이른다.(하단 우측)

이후 1960년대에도 그의 앨범 작업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대략 1년에 3장 꼴로 발매된 것. 이는 스탠다드 재즈 곡들이 지닌 풍성한 레파토리와 세월이 흘러도 변치않는 가치가 작용한 것이었지만, 그래도 무엇보다 최상의 곡목 선택과 더불어, '토니 베넷'만의 뛰어한 가창력이 뒷받침된 사례이기도 한 것이다.

70년 대에 이르러 음악 장르의 선호도가 급변화의 물살을 타면서, 예전 시대를 주릅잡던 아티스트들의 일변도 그대로 '토니 베넷' 또한 모든 레코딩 작업을 일시 중단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이시기에도 자신 스스로에게 만큼은 충실하기 위해 노력했던 그는 그야말로 "위대한 미국 노래 모음"이라 불리는 '틴 팬 앨리 (Tin Pan Alley)' 시대의 대표 스탠다드 곡들을 부르기 위한 다양한 공연을 펼쳐나가기에 이른다.

 

 

2000년대 이후에 들어, 후배 가수들과 듀엣 앨범 제작으로 많은 이들의 찬사에 휩싸여야 했던(?) '토니 베넷'의 사진 모음. 디바 가수 '에이미 와인하우스'와 <바디 앤 소울>을 작업하는가 하면,(상단 좌측), 재즈 여가수 '다이애나 크롤'과 앨범 <Love is here to stay>를 작업(상단 우측), 이후, 가수 '레이디 가가'와도 다수의 앨범을 내며 다양한 공연을 펼치기도 한다.(하단 우측) 그는 1963년 그래미 시상식에서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로 올해의 레코드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이후 노래상과 더불어 같은 상을 또 수상하면서, 최근엔 그래미 어워드 평생 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하단 좌측)

1980년대 중반에 다시금  콜롬비아 사로 복귀한 그는 그 이후로도 약 30년이 넘도록 왕성한 활동을 펼치며,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 위대한 노래들을 부르기 위한 열정이 제 안에 숨쉬고 있습니다. 'Stormy Weather', 'All the Things you are', 'Over the Rainbow'를 작곡한 초기 송라이터들이야 말로 진정한 예술가이자, 시인이기 때문이죠. 음악은 아름답고도 진실한 것이기에, 이를 믿는 것이야말로, 제가 하는 일의 대전제라고 생각합니다."

- 토니 베넷

 

그러던 2021년 2월의 어느날, '토니 베넷'은 약 2016년부터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고 스스로를 밝히기에 이른다. 한 공연을 마친 뒤, 자신의 아내에게 '연주가들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며, 알츠하이머를 진단받았다는 것. 하지만, 그의 관록과 열정은 시간의 풍파에도 결코 훼손되지 않았다. 그는 현재까지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기품어린 노래들을 업로드시키고 있으며, 최근 새로운 싱글 앨범(레이디 가가와 협연)을 발매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 '토니 베넷' 특집으로 소개하는 앨범 <스트레인저 인 파라다이스> 메인 표지 모습. 명곡 총 50 곡을 수놓고 있는 이 앨범의 전곡은 '멜론'을 비롯한 각 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이 음반에 수록된 곡 중, 첫 순서로 울려퍼지는 타이틀곡 'Stranger In Paradise'의 웅장하면서도 아름다운 선율에 빠져들다 보면, 다섯번 째 트랙, 'Rags To Riches'로 다소 흥겨운 리듬에 파워풀하면서도 감미로운 '토니'만의 감성을 만끽해 볼 수 있다. 이후 'Because of you'나 'Just in Time' 등의 곡은 '토니' 만의 다작 시기에 만들어진 꽤나 유명한 스탠다드 곡으로서 그 외의 아름다운 선율에 흐르는 '토니'의 목소리는 재즈 스탠다드의 기품을 겸손하면서도 다정다감한 그만의 방식으로 해석해 놓고 있다.

이러한 소위, 품위있는 곡들이 저마다의 향기를 뿜으며 흘러가는 동안, 'I Fall In Love Too Easily'에 이어, 26번째 트랙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에 이르면, '토니 베넷' 만의 절정에 다다른다. 현대적인 감성과 다양한 시대로의 변화에도 휘둘리지 않는 이 정점의 곡을 중심으로 다시금 명곡 'Smile'을 비롯해, 'Blue Velvet', 'Solitaire', 'My Baby Just Care For Me', 'Old Devil Moon', 'Give Me The Simple life' 등 여러 스탠다드 재즈곡과 그만의 감성을 아우르는 아름다운 곡들이 차례로 수놓여져 간다.

 

 

 

1978년, 위대한 여가수 '레나 혼'과의 듀엣 무대 모습 스틸 컷.(상단) 그의 기품있으면서도 다정하고도 절제력 있는 목소리는 그가 재즈보컬리스트계의 노년 신사 이미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부드러운 미소 또한 선사해 주었다.(하단)(사진=Barry Kramer)

오랜 음악인생을 지나, 미술계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끊임없이 아티스트의 면모를 부각시켜온 '토니 베넷'. 그가 남겨온 재즈의 족적이란 오랜 역사 속 부흥했던 그 화려한 시대를 복기하기도 전에, 현재의 대중 또한 꽤나 감상에 젖어볼 만한 그런 친숙한 스탠다드 재즈를 만들어 내는 데에 있었다.

이러한 음악의 변치않은 기운에 힘입어, 자신의 본래 모습은 결코 잃을 필요 없었던 그였기에, 항상 대중이 최고라 여겨왔던 그의 생각 그대로, 이젠 그 존경과 감탄을 필히 되돌려 받아야 할 때.

그 자연스럽고도 간결한 분위기를 자아낼 수 있었던 그만의 타고난 재능이, 변치않는 순수고결한 정신과 더불어 삶에 대한 성실한 태도에서 비롯된 것임에 우린 이젠 스스로도, 그의 음악을 통해 자각해 나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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