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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팟 맥스 흥행 비결 분석] 애플이 만들면 헤드셋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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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팟 맥스 흥행 비결 분석] 애플이 만들면 헤드셋도 다르다?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1.02.16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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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최기훈 기자)

 

에어팟 맥스.[자료=애플 홈페이지 캡쳐]
에어팟 맥스.[자료=애플 홈페이지 캡쳐]

애플이 헤드셋으로 또한번 ‘대박’을 쳤다. 무선 헤드셋 ‘에어팟 맥스(AirPods Max)’를 출시했기 때문이다. 생소한 디자인과 비싼 가격에도 웃돈이 얹어져 팔릴 정도로 인기가 많다. 단지 제품이 뛰어나기 때문만은 아닐 거다. 애플의 충성고객인 ‘애플팬’이 제 역할을 했을 거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에어팟 맥스의 흥행 가능성을 둘러싼 의견은 분분했다. 이 헤드셋의 겉모습은 독특하다. 별다른 디자인 없이 무광택에 둥근 모서리를 가진 네모난 디자인을 채택했다. 시중 헤드셋 대부분이 원형 디자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독특함을 넘어 파격적이기까지 하다.

크기도 굉장히 크다. 착용하면 얼굴 옆 대부분을 감쌀 정도다. 무게도 384.8g으로 무겁다. 이런 생김새 때문인지 에어팟 맥스를 처음 본 이들은 “사격장 귀마개 같다”는 평을 남기기도 했다. 가격은 무려 71만9000원에 달한다.

기능도 특별히 뛰어나진 않다. 주변 소음을 차단하는 기술인 ‘노이즈 캔슬링’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이는 다른 경쟁제품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경쟁제품의 가격은 에어팟 맥스보다 훨씬 저렴하다.

가령, 에어팟 맥스와 비슷한 성능을 갖춘 것으로 알려진 소니 제품(WH-100XM4)의 현재 가격은 39만9900원이다. 에어팟 맥스가 알루미늄 재질을 채택한 탓에 다른 제품보다 무겁다는 점도 문제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보관용 케이스’의 경우, 헤드셋의 일부가 겉으로 노출되도록 디자인돼 있어 케이스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이런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에어팟 맥스는 출시 직후 불티나게 팔렸다. 지난해 12월 우선 출시된 미국에선 배송대기 시간만 10주 이상 이어질 정도였다. 70만원짜리 헤드셋에 웃돈이 얹어져 200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인기가 뜨겁다. 공식 판매처인 쿠팡에서 진행한 예약판매에선 시작한 지 1분 만에 전량 매진됐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가격이 만만찮은 만큼 소비자들도 제품을 까다롭게 고르는 편이죠. 국내에만 해도 헤드셋을 시착(구매 전 미리 사용해보는 것)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매장이 있을 정도입니다. 그렇기에 이번 이어팟 맥스의 성공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애플 제품’이란 꼬리표가 미치는 파급력이 시장의 흥행 공식마저 바꿔버릴 수 있다는 걸 증명했기 때문입니다.

에어팟 맥스의 흥행 이유를 두고는 여러 갈래의 얘기가 나온다. 그중 가장 설득력이 있는 건 애플 제품을 쓰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형성된 ‘애플 생태계’ 덕분이란 분석이다.

이게 무슨 말일까. IT 업계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자. “애플이 내놓는 제품들은 대부분 애플 기기들끼리만 호환되도록 기능이 설정돼 있다. 애플의 충성고객들이 애플 제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하도록 하는 애플 생태계를 굳건히 하기 위해서다.

에어팟 맥스도 마찬가지다. 애플 기기는 모두 iOS라는 독자적인 운영체계를 갖고 있는데, 이를 기반으로 기기끼리 서로 호환아이폰이나 맥북 등 애플 제품을 쓰지 않는 소비자들이라면 이 제품을 사는 걸 고려하지 않는 게 좋다. 에어팟 맥스의 다양한 기능을 제대로 쓸 수 없기 때문이다.”

가령 에어팟 맥스는 특별히 기기를 만지지 않더라도 휴대전화에 전화가 왔을 때 자동으로 연결해 주는 ‘핸즈프리’ 기능이 있다. 이는 아이폰 유저만 누릴 수 있는 기능이다. 또 에어팟 맥스엔 다이얼이 부착돼 있는데, 볼륨을 조절하는 것 외에 음악을 넘기거나 시리(Siri·인공지능 비서)를 호출하는 등 다양한 기능이 내장돼 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이 또한 아이폰 같은 애플 제품이 없으면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 에어팟 맥스가 애플 기기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한 제품이란 걸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애플이 이런 방식으로 제품을 흥행시켜온 건 처음이 아니다. ‘콩나물 같다’며 디자인 혹평을 받은 에어팟은 무선이어폰 시장의 독보적인 1위로 자리매김했다. 이밖에도 숱한 신제품이 디자인 면에서 혹평을 받았지만, 애플 충성고객들은 망설이지 않고 지갑을 열었다.

애플 신제품이라면 망설이지 않고 결제하는 충성고객들이 굳건히 버티고 있는 한, 애플은 앞으로도 승승장구할 가능성이 크다. 애플은 전자기기 외에도 자율주행차(iCar), OTT 서비스(애플TV) 등 다양한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애플의 다음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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