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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키워드] 살코기 세대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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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키워드] 살코기 세대를 아시나요?
  • 김주은 기자
  • 승인 2021.02.19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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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김주은 기자)

고기를 먹을 때 기름기가 적당히 있는 부위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기름기 없는 살코기만 있는 부위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당신은 어느 부위를 좋아하는가? 웬 먹는 이야기냐고? 먹는 이야기가 아니라 요즘 트렌드에 대한 이야기다.

 

불필요한 인간관계는 뺀다! 살코기 세대
살코기와 기름에 대한 이야기는 요즘 젊은 세대들이 바라보는 인간관계를 비유한 것이다. 살코기 세대라는 말을 들어봤는가? 살코기 세대란, '기름기를 뺀 살코기처럼 불필요한 인간관계를 배제한 삶을 지향하는 20~30대 젊은층'을 이르는 말이다.

고기에 기름이 적당히 붙어있으면 맛은 좋으나 기름진 지방이 축적돼 건강에는 안 좋을 수 있다. 기름기를 뺀 살코기는 맛은 퍽퍽해도 몸에는 좋아 의사들이 권한다. 인간관계가 다 고기와 기름 같을 수는 없겠지만, 2020년대를 살아가는 20~30대가 맺는 인간관계를 들여다보면 기름기를 쏙 뺀 살코기와 같아 보인다.

살코기 세대는 불필요한 약속을 만들지 않고 인간관계를 최소화하며 혼자 보내는 시간을 중요하게 여긴다. 살코기 세대는 혼밥·혼술 등 혼자 보내는 시간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만의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다.

예를 들면 불과 10여 년 전만해도 인간관계를 통한 인맥관리는 성공의 필수요소로 보았다. 대학에 진학하면 동아리에 가입하고 활동한다. 동기들, 선후배들과 밥을 먹고 시간을 보내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알고 지내는가가 그 사람을 평가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직장인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회사를 다니면서 주어진 업무를 잘 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사와 동료와의 친목도 중요한 요소였다. 그래서 ‘회식도 일의 연장선상’이라는 말도 있지 않았는가.

그러나 살코기 세대는 인간관계에 연연하지 않는다. 대학을 진학하면 동아리 활동과 인맥관리보다는 학점, 토익점수, 공모전 등에 집중한다. 누군가와 밥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과 돈이 아까워 혼밥을 하면서 공부하고, 아르바이트로 해외연수 비용을 마련한다. 직장인들은 점심시간에 동료들과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기보다, 혼자 간단하게 먹고 들어와 짧은 낮잠을 청하거나, 헬스나 독서 등 자기계발의 시간을 갖는다.

살코기 세대는 불필요한 인간관계라는 기름기를 빼버리고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다. 더불어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에서도 벗어난다. 그리고 그렇게 생긴 시간과 여유를 오로지 나에게 집중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 살코기 세대의 특징이다.

 

코로나19로 이러한 트렌드는 계속될 듯
살코기 세대의 등장 이유로는 스마트폰과 SNS에 익숙한 삶의 방식이 꼽힌다. 굳이 오프라인 인간관계 없이도 온라인상에서 각자 필요에 의해 맺는 인간관계로도 충분히 충족되기 때문이다. 오히려 학교나 직장에서 어쩔 수 없이 만나는 인간관계는 성격이나 가치관 등이 안 맞아 끊어내고 싶어도 계속 유지할 수밖에 없고 이는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그러나 온라인상의 만남은 목적에 의해 인간관계를 맺고 끊는 것에 부담이 없다. 따라서 젊은 세대가 오프라인에서의 인간관계를 필요하다 느끼지 못하는 것이 살코기 세대가 등장한 배경이라 할 수 있다.

또 타인의 눈치를 보거나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당당하게 피력하는 요즘 세대들의 성향과도 관련이 있다.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며 오히려 남들과 다른 나만의 개성이 강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은 SNS, 유튜브, 1인미디어의 성공으로 확인된 사실이다.

더욱이 코로나19라는 뉴노멀 시대를 맞아 살코기 세대의 트렌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하는 이때, 사람들은 점차 인간관계에서 오는 피로감에서 벗어나 오로지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에 익숙해지고 있다. 언젠가 살코기 세대라는 것이 젊은 세대를 지칭하는 특징이 아닌, 누구에게나 볼 수 있는 익숙한 것이 될지도 모른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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