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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TALK] 친환경 바람을 타고 '그린슈머'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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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TALK] 친환경 바람을 타고 '그린슈머'가 뜬다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1.03.08 13: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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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주 기자)

빌 게이츠가 지난 2월 출간한 책 '빌 게이츠, 기후 재앙을 피하는 법'에서 저자는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인명 손실과 경제적 고통에 비할만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산업화, 도시화가 급속도로 진행됨에 따라 피부로 와닿는 환경 문제는 전 세계가 당면한 중요한 과제가 됐다.

미래를 걱정하게 된 소비자들은 친환경·저탄소 제품을 찾게 되고, 기업에서는 탄소 중립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유통가에 친환경 바람이 불면서 '그린슈머'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자연을 뜻하는 '그린(Green)'과 소비자 '컨슈머(Consumer)'를 합친 용어로, 친환경·유기농 제품을 이용하고 환경보호를 추구하는 소비자를 일컫는다. 

그린슈머는 환경문제에 경각심을 갖고 식품, 의류, 생활용품 구매 시 친환경 여부를 소비의 기준으로 삼는다. 이들은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지속가능한 물품을 구매하고, 생산과 유통 과정 전반에 걸친 환경적 영향을 중요하게 고려한다.

친환경을 넘어 필환경시대가 도래했다. 시대의 흐름에 맞게 소비자들의 구매 성향도 달라지고 있다. 환경을 보호하는 양심적 소비를 지향하며, 비환경적·비윤리적 제품을 의식적으로 기피한다. 가치 있는 소비를 하는 그린슈머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기업들은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를 쫓아 친환경 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필환경시대에서는 '친환경 배송 서비스'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을 통한 비대면 주문이 늘면서 스티로폼, 비닐 등 일회용품 쓰레기가 날이 갈수록 쌓여가고 있다. 이에 유통업체에서는 친환경 배송 서비스를 도입해 재활용이 가능한 포장용기를 개발했다. 한 예로, 신선제품 배달 시 재활용이 되지 않는 비닐 아이스팩 대신 종이 팩에 물을 채워 얼린 '친환경 아이스팩'을 사용한다.  또 불필요한 과대 포장을 줄이고 플라스틱을 친환경 제품으로 대체하는 에코 패키지 열풍이 불고 있다.

패션업계에서도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의류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가죽, 모피, 울 등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은 '비건 패션'이 유행의 흐름을 선도한다.

동물 학대에 대한 비판을 수용한 명품 브랜드들은 모피 사용을 중단하는 '퍼 프리 운동'을 선언하고, 거위 털을 사용하는 아웃도어 업계도 'RDS 인증제'를 도입했다. RDS 인증 로고는 생산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에 걸쳐 비윤리적 동물 학대 행위를 하지 않았음을 증명한다.

해외뿐 아니라 국내 패션업계에서도 비건 패션에 대한 관심은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가죽은 합성피력으로, 울·모피는 나일론, 아크릴, 폴리에스터 등의 합성 소재로, 실크는 레이온, 텐셀 등의 소재로 대체되고 있다. 또 패딩 속 충전재도 친환경 인공 충전재를 사용하는가 하면, 페트병으로 옷과 신발을 제작한다. 환경과 멋 두 가지 모두를 고려한 비건 패션은 그린슈머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비건패션 뿐 아니라 비건뷰티, 비건식품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2018)에 따르면 전 세계 비건뷰티 시장은 오는 2025년까지 연평균 6.3%씩, 비건식품 시장은 연평균 9.6%씩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고 동물 실험을 거치지 않은 친자연주의 화장품이 주목을 받고, 소수의 선호식품으로 여겨졌던 비건 식품도 두터운 소비층을 형성해가고 있다. 동물 보호, 환경 보호, 건강까지 생각하는 '비건'은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며, 비건 시장의 성장을 견인한다.

한편 기후 변화, 지구 온난화 등 환경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연대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정부와 지자체, 커피 전문점, 기업 등 총 23개 기관 및 기업이 모여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규모 민관 연합체 '해빗 에코 얼라이언스(ha:bit eco alliance)'를 결성했다.

해빗 에코 얼라이언스는 출범과 함께 첫 프로젝트로 플라스틱컵 사용 줄이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카페에서 텀블러 등 개인용기를 사용하면 '해피해빗' 앱을 통해 실적이 쌓이게 되고, 이용량에 따라 '플로'나 '웨이브' 등의 할인권이 지급된다.

해당 캠페인에는 스타벅스와 달콤, 아름다운커피, 카페오아시아, 카페드림, 후니드 등 6곳의 커피전문점이 참여한다. 국내 점유율 1위인 스타벅스는 올해 중으로 캠페인을 시작할 예정이며, 커피 전문점 일부 매장을 비롯해 40여 곳에서 우선 실시된다. 캠페인이 진행되는 매장 입구에는 친환경 인증 현판을 부착해 고객들이 쉽게 매장을 찾고 이용할 수 있다.

먹는 것, 입는 것, 바르는 것 모든 것이 환경과 연관된다. 필환경시대에 그린슈머의 등장은 미래를 위한 전환점을 만들었다. 가치 있는 소비를 하는 그린슈머의 선한 영향력은 기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며 초록빛 미래를 그려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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