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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크맨의 카라이프] 든든한 기본기에 효율성 더한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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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크맨의 카라이프] 든든한 기본기에 효율성 더한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 이병진 기자
  • 승인 2021.03.08 1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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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이병진 기자)

 

전동화가 자동차 시장의 큰 흐름이자 대세다. 더불어 하리브리드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같은 친환경차들은 전기차로 가는 여정에 중요한 디딤돌이다. 그리고 여기 일본 대중차 브랜드 혼다도 새로운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얹고 친환경차 시장에 좀 더 힘을 싣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 어코드 하이브리드가 있다. 더불어 어코드는 혼다의 중심 모델이다. SUV에 CR-V가 있다면 세단에는 어코드가 존재한다. 

일본차 브랜드 중 하이브리드 대표 선수는 토요타였다. 혼다라고 손 놓고 있던 것은 아니지만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다.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적극적으로 내세운다기보다 엔진에 힘을 보태는 소극적 시스템 운영이 문제였다. 출력도, 연비도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하이브리드가 다소 약했던 혼다가 절치부심해 돌아왔다. 기존의 병렬식 1모터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과감히 탈피한 2모터 시스템으로 진화한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 혼다는 전동화 모델 개발에 매우 적극적이다. 3모터 시스템은 물론 전기차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혼다 슈퍼카 NSX는 전기모터 3개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품었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2모터 시스템이다. 사실 이제까지 전기모터 2개를 활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토요타의 전유물처럼 쓰였다. 여기에 혼다가 도전장을 내밀고 맞짱 승부를 펼치기 시작한 셈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라이벌인 캠리 하이브리드와 비교하면 조심스레 어코드 하이브리드 손을 들어줄 수 있을 것 같다. 탄탄한 기본기와 표준연비와 큰 차이 없는 실제 연비가 가장 큰 이유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겉모습에서 하이브리드라고 유달리 티 내지 않는다. 친환경차와 전동화가 대세인 요즘 티 나게 포장하지 않는다. 그게 더 자연스럽다. H 엠블럼 안을 파랑으로 채워 친환경차 느낌을 살렸고, 트렁크 오른쪽에 하이브리드 벳지를 달았다. 하이브리드 전용 19인치 휠이 다이내믹하고 날 선 에지가 도드라지는 겉모습과 섞여 스포츠 세단 같은 맛을 더한다.

실내는 이전 어코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첫인상은 좋게 말하면 클래식하고 솔직히 표현하면 다소 '아저씨'스럽다. 구성은 단순하고 버튼과 다이얼은 직관적이다. 큼직하고 눈에 잘 들어 다루기 쉽고 쓰기 편하다. 버튼식 기어는 전후진 버튼의 크기와 디자인, 깊이를 달리해 오작동을 막는다. 센터패시아 가운데 8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는 크기가 다소 아쉽다. 하지만 무선 안드로이드 오토와 카플레이를 지원하고 터치 반응도 빨라 기기 확장성과 사용 편의성은 만족스럽다. 

핵심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엔진에 힘 보태며 소극적이던 방식을 버리고 전기차에 가까운 시스템을 택해 진화해 돌아왔다. 파워 트레인의 주도권을 엔진에서 전기모터로 이전한 것이다. 출력 성능 역시 184마력의 전기모터가 145마력의 엔진 출력을 압도한다. 둘이 합쳐 만드는 시스템 출력은 215마력이다.

2모터 시스템에 대해 간략히 짚고 넘어가자. 하나는 주행을 위한 출력 모터, 다른 하나는 엔진과 맞물려 전기를 만든다. 고속 항속 주행이나 큰 힘이 필요할 때 전기모터와 힘을 모아 차를 내몬다. 일정한 속도로 꾸준히 달릴 때 엔진 효율성이 가장 좋은 상황을 활용하는 것이다. 엔진의 주요 역할은 구동이 아니라 충분한 전력 확보를 위한 발전기인 셈이다.  

시동을 켜도 실내는 고요하다. 전기모터가 주 동력원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어지간해서 엔진을 켜지 않는다. 가속페달에 무게를 더한다. 전기차처럼 초반부터 토크가 나오는 덕에 발걸음이 경쾌하고 쾌적하다. 제법 거센 가속에도 엔진은 흔들림 없이 고요하다. 이 모든 과정이 연비를 끌어올리는 힘이 된다.

고속도로에 올라 항속하면 엔진이 깨어나 차를 몬다. 추월을 위해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모터가 힘을 내고 엔진은 배터리 충전을 위해 열을 올린다. 효율은 좋지만 직결감은 무딘 무단변속기 특유의 감각에 엔진 회전수는 고정된 채 가속이 더디다. 폭발적인 가속은 아니지만 하이브리드라는 차의 성격을 감안하면 받아들일만한 출력과 가속 성능이다. 1리터로 17.5km를 달릴 수 있는 효율을 생각하면 충분히 기분 좋은 주행이다.

효율성과 더불어 감탄스러운 것은 차분하고 묵직한 하체 감각과 적당히 탄력 있고 끈적한 핸들링 감각이다. 듬직한 뼈대와 관절이 주는 다부지고 든든한 주행 느낌이 인상적이다. 승차감을 잃지 않는 가족 세단의 범주 안에서 단단한 맛을 더해 생김새답게 다이내믹한 맛이 좋다. 하이브리드가 아니라 출력 좋은 내연기관 엔진을 품었다면 어땠을까 싶을 만큼 기본기가 흡족하다. 하이브리드임에도 불구하고 주행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서스펜션 세팅을 보다 단단하게 조여 보다 더 경쾌하게 반응한다.

리뷰를 위한 운전은 대체로 가혹하다. 이런저런 내용들을 확인하고 차를 알기 위해 효율성과 거리 먼 운전은 피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시승 후 확인한 트립 컴퓨터상 연비는 리터당 15km가 넘었다. 평소처럼 부드럽고 여유 있게 몰면 17.5라는 표준연비는 쉽게 확인할 수 있겠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편안하고 실용적이고 효율 좋은 가족 차다. 다소 뭉툭한 가속감이 스포츠 주행에서는 아쉽지만 이 모델은 어디까지나 하이브리드다. 그걸 감안하면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충분히 운전 재미를 즐길만하다. 혼다는 엔진 중심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에서 전기모터가 출력의 중심에 서고 엔진이 모터를 돕는 방식으로 발상의 전환을 했고,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내놓았다. 개인적으로 일본은 별로지만 혼다의 전동화 행보는 관심이 간다.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 크크맨(이병진)
자동차 전문 칼럼니스트 크크맨(이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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