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미니보험이 최근 MZ세대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미니보험이란 소액으로 필요한 보장만 골라 가입할 수 있는 맞춤형 보험을 뜻한다. 보험사들은 이들 상품을 모바일이나 온라인 전용으로 판매하면서 비대면 소비에 익숙한 2030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그간 2030세대는 보험 가입을 상대적으로 꺼려하는 경우가 많았다. 보험 상품은 어렵고 긴 약관으로 보험설계사의 설명이 없으면 소비자 스스로 약관을 이해하기 어려웠고, 설계사 수수료까지 포함된 비싼 보험료를 내야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험연구원에서 실시한 ‘2019 보험 소비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MZ세대를 구성하는 20대는 다른 연령층에 비해 보험 가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20대의 생명보험 가입률과 손해보험 가입률은 각각 58.5%와 66.5%로 전 연령층 가입률 대비 각각 14.2%포인트, 9.7%포인트 낮은 수치를 보였다.
하지만 미니보험은 젊은 세대도 쉽게 가입할 수 있게끔 특화됐다. 특정 질병이나 신체 부위만을 보장하는 맞춤형 보장이 가능해서다. 하나생명의 ‘손안에골라담는보험’이 대표적이다. 자신에게 필요한 암보장을 선택하여 가입하는 DIY 조립형 상품이다. 캐롯손해보험의 ‘퍼마일자동차보험’ 역시 매월 기본료에 주행거리만큼 후불 지불하는 자동차보험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위험 보장이 단순한 만큼 보험료 또한 1~2만 원 수준으로 저렴한 상품도 있다. 교보생명 교보미니보장보험의 경우 자신에게 필요한 보장을 1만원 이하 보험료만 내면 된다.
편리성을 중시하는 MZ세대의 특성을 고려해 보험 가입 시 공인인증서 없이 간편한 본인인증 방식을 도입하고 무진단, 무심사로 곧바로 가입이 가능한 상품 역시 눈에 띈다. 한화생명 ‘한화LIFEPLUS오마이픽암보험’의 경우 필요한 부위만 보장받는 온라인 전용보험인데, 카카오페이 인증을 통해 간편하게 가입이 가능하다.
신한생명의 ‘Birth Start Travel 선물보험’은 발신자가 보험료를 결제한 후 URL을 전송, 수신자가 인적사항을 입력하면 그때부터 보장이 개시된다. 선물이 가능한 상해보험인 셈이다. 처브라이프의 ‘Chubb오직위암만생각하는보험’ 역시 전자쿠폰으로 선물 가능하다. 이밖에도 판매수수료가 적은 온라인 플랫폼의 특성 덕분에 보험 가입 한 달 후부터 100% 원금 보장이 가능한 상품들도 있다.
앞으로도 미니보험의 인기는 계속될 공산이 크다. 미니보험사가 늘면 지역별 맞춤 보험이나 풍수해 보험, 여행자 보험, 반려동물 보험 등 특화보험도 더 발달할 전망이다. 가령 이미 미니보험 산업이 발전한 일본의 경우 특정분야를 특화한 다양한 개별 상품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정부도 거들고 있다. 소액단기전문보험업을 활성화하겠다면서 진입장벽을 낮췄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소액단기전문보험사 설립 기준 등을 담은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소액단기전문보험사의 설립 자본금 요건을 종합보험사(300억원)의 15분의1 수준인 20억원으로 내린다는 게 골자다. 대신 보험금 상한액은 예금자보호 상한액인 5천만원, 연간 총수입 보험료는 500억원으로 각각 설정했다. 소액단기보험 활성화 취지와 소비자보호를 위한 인적·물적요건 구비, 재무건전성 충족 가능성을 두루 고려한 결과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가 역성장을 탈피하기 위한 돌파구로 MZ세대와 같은 신흥 소비자군의 니즈와 라이프스타일에 부합하는 저가 보험상품을 다양하게 출시할 예정”이라면서 “이에 따라 일상생활의 다양한 리스크를 보장하는 혁신 미니보험들이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