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의 질 높이는 것이 면역력 향상의 지름길
(시사캐스트, SISACAST= 이아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된 가운데, 대한수면학회가 백신 접종 후 잠을 충분히 자지 않으면 백신의 효과(면역력)가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대한수면학회는 17일 '세계 수면의 날'(3월 19일)을 맞아 '코로나19 백신 효과를 높이는 수면지침 5계명'을 발표하며 “수면의 질을 높이는 것이 면역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권고했다.
학회에 따르면 동일한 백신을 접종하더라도 맞는 사람에 따라 효과에 차이가 난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수면 습관인데, 백신을 맞은 후에 4시간 이하로 자면 항체가 덜 생성돼 백신 효과가 낮아질 수 있다. 따라서 백신을 맞은 날 밤에는 잠을 푹 자는 게 면역 기능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된다.
수면이 백신 접종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연구 결과는 국제 의학 학술지 ‘더 란셋(The Lancet)’에도 소개된 바 있으며, 이러한 효과는 이미 독감주사, H1N1 독감, A형 간염 주사와 같은 다른 백신 접종에서도 관찰됐다.
◆ 백신 접종 후 평소보다 밤에 푹 잠자기
부족한 수면은 면역기능을 떨어뜨린다. 하루에 5시간 이하로 잠을 자면 백신 효과가 떨어질 수 있고, 면역기능에도 치명적이므로 백신을 맞은 날은 다른 일정을 잡지 않고 평소보다 더 많이 잘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잠을 자는 것은 단순히 쉬는 것이 아니라 신체의 항상성을 최적화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또 백신을 맞고 낮잠을 자면 밤에 잠이 오지 않을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 백신 접종 일주일 전부터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일어나기
평소에 잠을 잘 자지 못하고 밤낮 바뀐 생활을 하다가 백신을 맞은 날 갑자기 잠을 잘 자려고 하면 잠이 안 올 수 있다. 따라서 최소 일주일 전부터 일정한 시간에 기상하는 것이 좋으며, 목표 기상 시간을 정한 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적어도 30분 동안 밝은 빛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
◆ 평소 충분한 수면 취하기
무엇보다 평소에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이유로 취침 시간을 늦추거나, 잠들기가 아쉽다는 이유로 수면 시간을 쪼개 여가 생활을 즐기는 것은 삼가는 게 좋다. 일과 맞바꾼 1시간의 잠은 더 긴 시간 동안 업무의 효율성을 저하할 뿐만 아니라 피로가 더 쌓이게 된다.
◆ 평소 좋은 수면의 질 유지하기
코로나19 확산 이후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기업이 많아지면서 일과 휴식, 수면의 경계가 모호해졌다. 규칙적인 출퇴근 등이 사라지면서 수면 리듬이 깨진 사람도 적지 않은데, 좋은 수면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취침 시간을 일정하게 하고 침실을 수면을 위한 공간으로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 컴퓨터는 아예 침실 밖으로 치우고 스마트폰 역시 침대와 멀리 두는 게 좋다. 깨어있는 활동과 취침 시간 사이의 과도기적 시간을 둬 수면을 준비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도움이 된다.
◆ 마음이 속상한 상태로 침대에 들어가지 않기
마음이 상한 상태로 잠자리에 들지 않도록 한다. 기분이 아주 속상할 때는 잠자리에 들지 않고,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고 긴장을 푸는 것이 좋고, 잠이 밀려오기 시작하면 그때 잠자리에 든다.
수면학회 정기영 회장(서울의대 신경과 교수)은 "적절한 수면 시간, 양질의 수면, 그리고 규칙적인 수면 습관은 좋은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라며 "백신 접종 후 항체 생성을 증가시키는 데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