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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라이프] 30대 미혼 절반 이상 캥거루족… 비혼주의도 증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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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라이프] 30대 미혼 절반 이상 캥거루족… 비혼주의도 증가세
  • 이윤진 기자
  • 승인 2021.04.13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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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차면 결혼하고 결혼했으면 아이 낳는 옛날 시나리오는 더 이상 상식 아니야”

(시사캐스트, SISACAST= 이윤진 기자)

 

사진=구글이미지
사진=구글이미지

코로나 시대의 청춘들은 ‘현재의 행복이 중요하다’면서 공동체보다는 개인을, 협동보다는 고립을 자발적으로 선택하고 있다. 이성을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는 인생은 피곤하고 비효율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때문인지 30대 미혼 인구 과반이 ‘캥거루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 캥거루족은 학교를 졸업해 자립할 나이가 되었는데도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기대어 사는 젊은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40대 초반도 44%가 부모와 동거 중이며, 주거·고용 불안이 이어지면서 자연스레 비혼을 택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비혼 결심 이유? ‘둘이서 괴로워하느니 혼자 외로운 게 낫다’

책=합리적 비혼주의자로 잘 살게요 [바른북스]
책=합리적 비혼주의자로 잘 살게요 [바른북스]

자신의 생존을 우선시하는 개인주의 트렌드에 집값 급등이 겹쳐지면서 비혼주의는 더 날개를 달았다. 취업한지 2년 다 되가는 직장인 박모(28)씨는 결혼을 해도, 안 해도 상관없다는 입장이었지만, 집값 폭등을 겪으면서 비혼주의자에 더 가까워졌다.

“요즘 서울 지역에서 살만한 아파트는 10억이 넘는데 남자가 경제적인 부담을 더 많이 지면서 신혼집을 마련해야 한다는 사회적인 분위기는 여전하다”면서 “혼자 살면 안정적이고 속편하게 살 수 있는데 결혼은 경제적인 조건이 많이 좌우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내 집 마련이 현실적으로 힘들어졌는데, 둘이서 괴로워하느니 혼자 외로운 게 낫다”고 전했다.

회사원 구모(35)씨는 평일 퇴근 후나 주말엔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며 재테크 공부를 한다. 그는 “은행 예금 금리가 너무 낮아서 주식이나 비트코인에 관심 갖고 매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씨는 또 한정판 신발을 사고팔아 시세 차익을 남기는 슈테크(슈즈+재테크)에도 참여해 용돈벌이를 한다. 주로 나이키를 비롯한 브랜드 공식 홈페이지에 부지런히 접속하고 드로우 이벤트에 응모한다고 한다. 당첨되면 응모한 제품을 정가에 구매할 수 있다. “작년 말엔 GD(빅뱅 멤버 지드래곤) 스니커즈라는 ‘나이키 피스마이너스원′을 21만9000원에 샀는데 리셀 가격은 70만원이 넘었다”며 “이렇게 모은 돈으로 구자동차 휠을 멋진 것으로 교체했고, 너무 마음에 들어 드라이브를 자주 한다”고 말했다.

경제적 능력 안 돼 ‘부모님과 함께 사는 것이 마음 편하다’

[사진=플랫아이콘]
[사진=플랫아이콘]

통계청이 발표한 ‘통계플러스 2021년 봄호’에 따르면 30대 미혼 인구 중 부모와 동거하는 사람의 비율은 54.8%로 집계됐다. 이는 통계개발원이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20% 표본조사)를 바탕으로 20∼44세 미혼 인구의 세대 유형을 조사한 결과다. 연령집단별로 보면 30∼34세 중 부모와 동거하는 사람이 57.4%, 35∼39세는 50.3%로 각각 집계됐다. 40∼44세의 경우 미혼 인구의 44.1%가 여전히 부모와 함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20∼44세) 미혼 인구를 통틀어 부모와 함께 사는 사람의 비율은 62.3%였다. 부모와 함께 사는 미혼 인구의 경우 42.1%가 비취업 상태로 집계됐다. 취업자 비율은 57.9%에 그쳐 경제적 자립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대치동에 거주중인 이모(43)씨는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 그는 “직장생활을 시작한지 14년이 다 되어 가는데 독립하지 않았다”면서 “처음에는 독립한 친구들이 너무 부러웠는데 지금은 부모님과 함께 사는 것이 편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행히 부모님이 집을 가지고 계시니 큰 부담 없이 가끔 장을 봐드린다”며 “만약 결혼해서 지금 부모님과 살고 있는 아파트정도 마련하려면 할아버지가 되도 살까말까”라고 덧붙였다.

30,40대 여성미혼 61%가 “결혼은 해도 좋고 안 해도 좋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결혼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8년 조사 기준으로 30∼44세 미혼 여성 가운데 61.6%는 ‘결혼을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고 응답했다. 이는 남성(45.9%)의 응답 비율을 15.7%포인트 웃도는 수치다. 아예 ‘결혼을 하지 않는 게 낫다’고 응답한 여성 비율도 15.5%로 남성(6.4%)보다 높았다. 특히 여성의 경우 전문직이거나 고학력일수록 미혼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미혼 여성들이 결혼하지 않는 이유로는 ‘본인의 기대치에 맞는 사람을 만나지 못해서’라고 응답한 비율이 23.4%로 가장 높았다. 이외에는 ‘결혼보다 내가 하는 일에 더 충실하고 싶어서’가 19.3%, ‘결혼할 생각이 없어서’가 12.4%를 각각 차지했다. 미혼 남성 역시 ‘본인의 기대치에 맞는 사람을 만나지 못해서’가 18.4%로 비혼 이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 외 ‘소득이 적어서’(15.0%), ‘결혼에 적당한 나이를 놓쳐서’(10.9%) 등 순으로 집계됐다.

비혼주의에 코로나 덮쳐… 결혼 ‘역대 최저치’ 기록

[자료=통계청]
[자료=통계청]

이런 가운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난해 혼인건수가 49년 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혼인건수 자체도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21만3500건으로 전년(23만9200명) 대비 10.7% 줄었다. 이 감소폭은 1971년(-18.9%) 이후 49년 만에 가장 크다. 지난해 혼인건수도 역대 최소였다. 혼인건수 감소는 2012년(-0.6%)부터 지난해까지 9년째 이어졌다.

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를 의미하는 ‘조혼인율’은 4.2건으로 전년 대비 0.5건 감소했다. 조혼인율 역시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다. 혼인건수가 급감한 것은 결혼에 대한 가치관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코로나19의 충격이 겹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수영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주거비나 고용 등 결혼 관련 경제적 여건이 변화하고 있어 결혼을 미루거나 안 하는 경우가 늘고 있고, 코로나19로 결혼이 연기되거나 취소된 경우가 많았다”며 “특히 외국인 입국이 급감하면서 국제결혼이 크게 감소한 데 따른 영향으로 혼인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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