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 R&B차트 1위에 역대 최다 곡(20곡)을 올림과 동시에, 여성 뮤지션 중 '플래티넘 싱글'(100만 장 이상 판매 )을 가장 많이 만들어낸 전설의 여가수, '아레사 프랭클린'. 그녀의 음반 판매량은 도합 7500만 장에 이르며, 자유라는 최고의 가치를 노래로서 한껏 드높였다.
(시사캐스트, SISACAST= 양태진 기자)
그녀의 성량이 최고 기량을 뽐내던 시절을 딱히 어느 때라 규정지을 순 없지만, 그래도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시기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1972년. 당시 그래미상까지 수상했던 앨범, <Young, Gifted And Black>은 '아레사'만의 사랑관은 물론, 세상을 향한 그녀만의 따뜻한 시선을 한껏 느껴볼 수 있었기에 더 그랬다.
이 앨범의 수록된 'Day Dreaming'은 고 '휘트니 휴스턴'의 어머니로도 유명한 '시시 휴스톤 (Cissy Houston)'과 '마가레트 브랜치(Margaret Branch)', '브렌다 브라이언트(Brend Bryant)', '캐롤라인 프랭클린 (Carolyn Franklin)'이 명 플루트 연주자 '허버트 로즈 (Hubert Laws)'와 참여하여 역사적인 명곡으로 빛을 발했다.
특히 이 시기 '아레사'는 매니저 '커닝햄'과 아들을 낳고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던 시절이었기에, 또 다른 재즈풍의 'A Brand New Me' 역시, 그녀의 앨범 속 새로운 기쁨을 전해주는 곡이었다.
이후 '아레사'는 '아리스타' 레코드에서 할 수 있는 한 여러 장의 앨범을 선보이며, '루서 밴드로스 (Luther Vandross)' 등 유명 가수 겸 프로듀서와 작업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1986년에는 드디어 영국의 유명 가수 '조지 마이클'과 조우하여, 'I knew you're waiting (for me)'이란 명곡을 선보인다. 이 곡은 해당 뮤직비디오의 인기와 더불어 각 종 차트의 탑 랭크를 갈아치우기도 하였다.
이후, 1987년에 로큰롤 명예의 전당으로 여성 흑인 아티스트로는 처음, 그 역사적인 입성을 한 이래로 줄곧, 각 종 무대에선 물론, 사생활에서나 그 밖의 방송 프로그램에서 또한 자신의 솔직한 모습을 드러내며, 때마다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여지껏 자신이 추구해온 가치관이 무엇인지 쉽게 알 수 있도록 해 주었다.
그것은 바로, 그녀만의 무대 매너 또는 말씨 하나하나에서도 쉬이 드러나보이는 음악을 향한 진정하고도 진실된 정신. 이에 1991년 <What you see is what you sweat> 앨범에 수록되었던 '버트 바카라'와 '캐롤 베이어 세이거'의 곡, 'Ever Changing Times'에서도 그런 '아레사'만의 면모는 잘 묻어나고 있다.
90년 대에 접어들어서도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던 그녀는 당시 최고의 프로듀서 '베이비 페이스' 및 'C&C뮤직 팩토리'와도 연을 이어가며, 1993년엔 폭스TV 스페셜 "아레사-듀엣"을 통해, 1967년도 '아레사'의 고전 'You make me feel (Like a natural woman)'의 편곡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가수 '보니 레이트 (Bonnie Raitt)'와 '글로리아 에스테판(Gloria Estefan)'의 멋들어진 보컬 역량 또한 한데 어우러져 감동을 자아낸 바 있었으니, 유투브에 올라온 당시의 공연 실황은 한 번쯤 감상해 봐도 좋을 것.
아레사의 4옥타브 넘는 가창력은 타고난 재능 수준을 넘어, 가스펠에 대한 열정이 오랜 경험으로 녹아든 완벽히 세공된 다이아몬드라 할 수 있는 것이었다. 이러한 세공에 대한 공로를 치하하며 1994년 그래미 시상식은 그녀에게 '평생 공로상'을 시상하기에 이른다.
가스펠, 소울, 팝 등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아레사'만의 뛰어난 목소리란 피아노와 작곡 실력까지 겸비된, 그야말로 역사상 최고의 보이스였던 바, 1998년의 음악 전문 케이블 채널 VH1의 프로그램 < Diva's Live >에서 또한 현존하는 최고 여가수들 중에서도 단연코 으뜸가는 실력을 뽐내어 주기도 한다.
당시의 최고 디바(캐롤 킹, 글로리아 에스테판, 셀린 디온, 머라이어 캐리, 샤니아 트웨인)가 한데 모여 'A Natural Woman'을 열창하는 자리에선 그야말로, 역사적으로 가장 위대한 보컬리스트로서의 천재적 강약조절과 칼음정, 그리고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다져진 리듬감으로 완벽한 밸런스란 이런 것이라 일깨워준 소위, '아레사' 만의 자리였던 것.
그녀는 동료 연예인들에 대한 호불호의 명확함을 위시하여, 솔직한 마음을 거침없이 표현하는 것으로도 유명했다. 가수생활 이면의 사생활적인 모습에서 또한 '소울'이 묻어나는 인물로 평가받는 그녀는 먼저 나서서 상대를 비난하거나 공격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불편한 이들에 대한 거부감은 상당했다고 전해진다.
2005년에는 미국 대통령 자유 훈장을 받았으며, 2010년 미국의 음악 잡지 롤링스톤이 선정한 '역대 가장 위대한 가수 10인'에 오르기도 하면서, 이후, 2015년엔 '케네디 센터 공로상' 축하공연에 참석, 그녀의 극적인 등장에 어쩔줄 몰라하는 '캐롤 킹'을 향해 “A Natural Women”을 바치며 모두의 기립 박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그로부터 2년 뒤, 2017년 초부터 건강 문제가 거론되며, 은퇴를 시사하던 '아레사'는 2018년 8월엔 투병 중이라 공개석상에서 밝힌 직 후, 2018년 8월 16일, '소울의 여왕' 아레사 프랭클린은 디트로이트의 자택에서 결국 세상을 뜨고 만다. 향년 76세.
이미 그 전부터 '스모키 로빈슨'에게 "올해까지만 공연을 진행하고 앞으로는 레코딩에만 전념하겠다"라 밝힌 부분에서, 집에서 가족과 친지들과 함께 마지막 순간을 준비했던 것으로 보이긴했지만, 결국 그녀의 별세 소식을 접한 동료 가수들과 전 세계의 팬들은 놀란 마음을 다스리며 깊은 애도를 더한 추모의 메시지를 띄우기에 여념이 없었다.
후대 가수들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끼칠 만큼의 자유의 상징이자, 솔직한 면모로 진실의 힘을 매순간 전해온 '소울의 여왕', '아레사 프랭클린'.
아프리칸 아메리칸 우먼 파워까지 대변해 온 그녀이기에 '앨리샤 키스', '비욘세', '에이미 와인하우스', '시아', '제시 제이', '아델', '아리아나 그란데' 등 소울 컨템포러리 뮤지션들의 선구자격 우상으로 자리함은 물론, 기술적인 면에서 또한 보컬 선생님으로 불려 마땅한 최고의 보컬리스트로 영원할 것임에 앞으로도 별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Soul is) the ability to make other people feel what you're feeling. It's hard to laugh when you want to cry. Some people can hide it. I can't, so when I sing, it doesn't come across fake."
"내가 느끼는 걸 남들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소울이라 생각해요. 울고 싶을 때, 웃기란 쉽지 않은 것 처럼요. 어떤 이들은 그걸 숨길 수 있지만, 난 못합니다. 그래서 제가 노래 할 때, 가짜로 보이지 않는 것이지요."
- Aretha Franklin, Newsweek, August 1967
앨범의 첫 곡은 역시, '아레사'만의 파워풀한 보컬 역량이 빛을 발하는 흥겨운 템포의 곡으로, 영화 <블루스 브라더스>에서 극 중 남편의 정신을 그녀 자신만의 매력으로 혼까지 빼놓을 듯 한방 먹이는 듯한 가사가 일품이다. 이에 더해 이 앨범의 특징을 하나로 아우르는 '로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눈부신 협연 편곡은 가히 놀라움을 자아내며, 전 곡의 매력을 한층 더 빛나도록 해주고 있다.
특히, 6번 곡 'A Natural Woman'과 이전 공연 당시, '엘튼 존'과의 협연으로 박수 갈채를 받았던, 8번 곡 'Border Song', 그리고 비틀즈의 곡 9번 'Let it be'는 그녀 만의 위대한 소울감이 오케스트라 협연과 최절정의 하모니를 뿜어내는 바,
스코틀랜드 출신의 블루 아이드 소울 가수였던 '루루(Lulu)'가 처음 히트시키기도 했던, 11번 째 곡, 'Oh Me Oh My (I'm Fool For You Baby)'는 과격한 사랑을 느린 템포로 가다듬으며, '아레사' 자신의 삶이 다한 이후에도 환히 빛나고 있는 별빛 처럼, 그녀만의 음색이 그 영원한 사랑 위에 타고 흐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여전히 가슴을 울리는 '소울의 여왕'으로, 언제 어디서든 화려하고도 깊은 음색 하나만으로도 스피커를 무색케하는 영혼의 전달자로, 매번 누군가의 삶을 희망으로 되돌려 놓던 '아레사' 다운 목소리는 오늘 이 시간에도 잊혀지지않는 노래들로, 모두의 감성을 어루만져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