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을 다뤄온 이야기들의 틈새에 놀라운 시각적 해석을 펼쳐놓은 역사적 애니 한 편. 모두의 깨달음이 열리는 이 작고도 큰 체험을 통해 눈부신 희망의 가치 또한 꿰뚫어 볼 수 있길 바라며, '영혼'의 시작과 끝을 관통하는 '무빙-워크'로 지금 출발합니다. 그 상(上) 편.
(시사캐스트, SISACAST= 양태진 기자)
영혼과 육체는 따로 분리 가능한 걸까? 아님 육신과 하나되기 전, 그야말로 여러 과정을 거쳐 단련(?)된 영혼이 저 너머의 어딘가에서부터 날아들어 온 걸까? 이런 말도 안되는, 가히 상상을 불허하는 궁금증의 원류를 따라, 이제껏 모든 인류가 파헤쳐 고민해 왔던 그 행복의 실체를 찾아낸 놀라운 애니 한 편이 여기 있다.
태어남과 죽음, 그것의 한계 이면에 존재할 법한 소위 영혼들만의 놀라운 세상을 보여주는 애니, <소울>은 '삶의 본질이란 이런 것이야'라며 속 깊은 혜안을 들려주는 듯, 여지껏 눈에 보이지 않던 것들에 대한 비로소 열린 생각들을 가능케 하는데,
그 발상의 원천에 또한 가히 놀랍다 못해 완벽하다고도 할 수 있는 '음악적 모티브'가 장착된 만큼이나 '영혼', 그 자체에 대한 존재감이 이전 영화 <인사이드 아웃>과 최고의 음악 애니메이션 <코코>로 연이어 성장해온 '디즈니+픽사'만의 온정 넘치는 스토리 속에 녹아들며, 소위 완벽하다 못해 사랑스러운 캐릭터들로 각각의 역할에 눈을 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작고도 가벼운 스토리지만, 꽤나 크고 무거운 소재를, 그렇다고 너무 깊이 파고들진 않는 선에서 삶의 진정한 가치를 꿰뚫고 있는 영화 <소울>을 통해, 우리가 잃어버렸던 상상의 근원은 물론이요, 그 본바탕에 두어 마땅할, 우리 바로 옆에 함께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 현시점에서 더더욱 - 성숙된 자아 안에서 거듭 키워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JAZZ의 즉흥적 자유로움을 더해, 무결점 상상력 하나만으로 영혼들의 세상을 맘껏 연주해 낸 애니메이션, <소울>
자유로운 재즈의 선율이 피아노에 기댄 채 울려퍼지는 영화의 초반 시간대란, 그 제목답게도 소울(Soul, 영혼)의 깊은 곳을 건드려 줄 거라 마치 예고라도 하는 듯, 음악적 영감 또한 쉬이 떠오르리만치 풍부한 감성을 자극해대며 주인공 시점의 이야기를 솔직한 직구로 던져주고 있다.
그것은 바로, 무명의 재즈 연주자로서의 빛이 발하고도 남을, 그저 한 인생의 정점으로 삼아도 큰 무리가 없을 만큼의 귀중한 오디션의 기회를 잡아냈던 것. 이에 그토록 원해마지 않던 - 스스로를 '인싸'로 금세 꺼내어 줄 만한(?) - 유명 뮤지션과의 한 무대에 설 수 있는 상황을 통해 영화는 곧바로 주인공의 쉼 없는 희열의 순간으로 관객을 안내한다.
그런 뮤지션으로서의 출중한 능력과 세상 모르게 달려온 수많은 노력들은 희망 가득한 기회를 제공해 주기 마련이었다지만, 그러기도 잠시, 영화는 마치 재즈의 한 구성과도 같이 느닷없는 즉흥적 상황을 주도하며, 삶과 죽음의 끝으로 이어진, 놀라운 지점들을 연결하며 새롭고도 자유로운 연주의 정점을 향해 치달아간다.
그것은, 'Great Beyond'라 불리는 머나먼 저 세상, 즉, 사후세계에의 당도였던 것. 마치 서울 지하철에서나 볼 법한 무빙-레일(?)을 연상케하며 - 그 끝을 향해 나아가는 영혼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 '나 다시 돌아갈래!'를 외쳐대던 '조'는 곧, 새로운 영혼들의 출발을 알리는, 'Great Before'(일명 '유 세미나')로의 탈출을 감행, 이내 몽롱한 기운이 감돌다 못해 일부 음험함(?)으로, 대략 '파스텔톤'의 신비로운 배경이 '여긴 영혼이 머무는 곳이야'라며 친정을 베푸는 세상에 도달한다. 그리고 그 아담한 사이즈의 뭐랄까, 뭔가 도톰하면서도 통통한 덩어리의 막 떠다님은 딱 봐도 새로이 태어날 육신의 영혼들이라며, 그 맑고 고운 정체를 드러내기에 이르는데,
이내 주인공 '조 가드너'의 영혼은 이전 삶 속 재즈 연주인으로서의 욕망 만큼은 결코 사그라들지 않는 것이었기에, 그 특별한 자아는 그곳을 탈출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감행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두 가지. 그것은 세상 그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을(?), 죽음 이후와 그 태어남의 시작을 아우르는 영혼들의 집합소, 아니, 영혼들의 사유지를 아주 적나라하게 내보일 줄 아는 대범한 자세와 더불어 또 하나는 바로, 음악이다.
상상을 시각화하는데 영혼들의 세상 만큼 그리 흔치 않은 기회로 작용했을 것도 없었을 것이거니와, 그 신선도를 유지한 채로 자칫 흥미 또한 달아나지 않도록 고도의 '공감&지각' 능력은 물론, 디테일하면서도 절묘한 재치를 유지해야했던 감독 '피트 닥터'의 집요한(?) 연출력은 전작, <인사이드 아웃>을 넘어선 역대급 성공담을 창출해 내는데 혁혁한 공을 세우기에 이른다. ('아카데미 시상식' 애니메이션 작품상 후보와 '골든 글로브' 애니메이션 부문 작품상 수상)
디즈니와 픽사가 함께 이루어낸 이 역작의 또 다른 포인트 하나는 바로 음악의 역할에 남다른 깊이와 감동을 부여한 것. 이에 '오리지널 스코어'는 오스카('아카데미 시상식')에 노미네이트 된 데 이어,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선 결국 상을 수상하기에 이른다. 이를 담당한 두 명의 작곡가들은 바로, 영화 <소셜 네트워크>로 이미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를 거머쥐었던, '트렌트 레즈너'와 '애티커스 로스'.
역대급 음악 애니메이션 <코코>의 제작진들 또한 대거 참여한 것을 바탕으로, 주인공 '조'의 재즈 뮤지션으로서의 빛나는 활약과 그 배경을 환상적으로 펼쳐 내 보이기 위한 실제 재즈 피아니스트의 영입도 간과할 수 없는 지점인데, 이 역할은, 이전 '그래미 시상식'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던 '존 바티스트'가 맡음으로, 그 역량 그대로의 넘치는 아이디어와 값진 선율의 흐름을 통해 끝없는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모두의 영혼을 다루기 위한 세심한 노력을 기울인 이번 애니 <소울>은 '네이버'나 'wavve' 등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다음, 하(下)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