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25 15:34 (금)
[목요'책사'] 세계 제일의 복지국가도 도통 모르겠다며 보내온 질문 하나, "만약 우리가 천국에 산다면 행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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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책사'] 세계 제일의 복지국가도 도통 모르겠다며 보내온 질문 하나, "만약 우리가 천국에 산다면 행복할 수 있을까?"
  • 양태진 기자
  • 승인 2022.11.22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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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읽는 글자 수 만큼 행복이 커갈 수 있다면. 단 한 권의 책에 깃든 지혜의 책략(?)을 모두 모아 구매욕까지 '업'시켜주는 혼삶인 지적능력 개발 코너.

우리의 행복은 어떤 기준으로 헤아려 볼 수 있을까? 그것에 대한 심도높은 문제의식과 함께, 보다 '유유자적(悠悠自適)'하는 관점으로 세상 속 행복을 파헤친 에세이를 닮은 이론서 한 권을 소개합니다.

(시사캐스트, SISACAST= 양태진 기자)

천국에 흘러들지도 모를 낯선 이야기. 그 시작점에는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외곽에 머문 국가, '노르웨이'가 있었다. 이곳에서 나고 자란 한 인류학 박사가 전하는 행복에 관한 의미심장한 이야기는 우리가 다양한 경로로 접할 수 있었던 행복론과도 그 맥을 같이하고는 있었지만, 뭔가 더 다양한 분야를 통틀어 아우르고 있는 상황.

세계화 또는 정치적 중립성, 그에 따른 정체성 내지는 다문화주의로 손꼽히는 것들의 특징을  환경과 생태학적인 관점으로도 접목시키는 그의 유연한 행보는 곧, 행복을 정의하고 고찰해 내는데 더 오랜 시간을 투자하기에 이르는데, 바로 그의 이름은, '토마스 휠란 에릭센 (Thomas Hylland Eriksen)'.

 

 

노르웨이는 수차례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로 손꼽힐 만큼, 복지국가로서 갖춰야 할 조건들의 대부분을 갖추고 있는 상황. 그렇기에 이러한 나라에서 보내오는 - 인간 삶과 진로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행복에 관한 - 냉정하고도 따가운 시선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한 번쯤은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한 사안이 아닐까 싶다. 이러한 노르웨이를 상징하는 호반의 집 전경 스틸컷.(상단) 이러한 의견의 주체적 성격을 띠는 스피커 중 가장 잘 알려진 인물을 꼽으라면 바로 이 책의 저자, '토마스 휠란 에릭센'인 것. 어느 포럼에 참석한 그의 모습 스틸컷.(하단)(사진=IMDB, KULTUR Plot)

그의 이러한 탐구 정신은 여러 일련의 저서를 통해서도, 유럽이 과연 그가 말하는 천국과도 맞닿아있는 상황인지, 또한 평균 교육 수준 및 상해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일자리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전세계인들은 과연 그만큼 - 평균 수명 또한 늘어난 만큼 - 행복이란 낙원세계에 좀 더 가까이 도달되어 가고 있는 것인지를 끊임없이 검증해내는데,

'선택의 자유'는 정말 인간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지, 세상이 부유함과 안전함으로 거듭난다 하더라도, 진정한 행복으로 치장된 천국을 향해 어느 한 발자국도 내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라면, 왜 그렇고, 그렇다면 과연 무엇에 더 치중을 해야 하는지, 이러한 그의 총체적인 고찰을 만나볼 수 있는 책 한 권이 바로 여기에 있다.

 

 

 

지속 가능한 행복, 그 건강한 야망을 위하여. 책 '만약 우리가 천국에 산다면 행복할 수 있을까?'

이 책의 메인 표지. 저자인 '토마스 휠란 에릭센'은 스칸디나비아를 대표하는 인문학자이자, 다문화주의 전도사로서, 오슬로 국립대학 사회인류학 교수로도 재직 중에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아기 돼지 삼형제와 늑대 이야기'를 언급하며, 결국 잡아먹지 못하고 돼지형제들을 풀어줄 수밖에 없었던, 늑대가 갖는 풍요와 상실의 딜레마를 '빅 배드 울프 패러독스 (The paradox of the big bad wolf)'로 정의한다. 바로 이것을 현대인의 행복을 저해하는 주요 요소로 손꼽으며, 이 책에서 그는 소위 비교라는 채찍, 한계효용, 문화적 과식증, 기대와 만족의 예술, 행복학, 집단 프로젝트 등의 흥미로운 개념과 그 밖의 사례들을 총체적으로 동원하며, 누군가의 고장난 행복 인식계를 고칠 수 있을 만한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사진=IMDB)

그렇다면 가장 우선적으로, - 천국의 행복을 논할 수 있을 만큼은 될 정도로 - 최소한 우리 사회가 치중해야 할 것을 이 책으로 무엇으로 꼽고 있을까? 그것은 책의 중반부에 확연히 제시되어 있는 타인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인지와 존경, 다시 말해, 가끔씩이라도 주변인들로 부터 받아 마땅한 관심과 그에 더한 애정, 이보다 더 나아간다면, 우러름과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사회적 여건과 분위기다. 

이러한 존중과 존앙심으로 인간이 어울려 교류하는 것은, 한 인간의 성취로 인해 단순히 만족하는 것과는 별개의 것으로 구분된다. 그런데 또 그만큼 이 둘은 서로 상충되기도 하는 것인데, 저자의 말에 의하면, 뭔가에 힘들고 도전적인 일을 추진하는 사라들은 보통 주변들의 이해를 쉽게 얻지 못하는 경우를 예로 들며, 이러한 관점에서의 성취에 대한 만족감은 자칫, 살아생전에 받아 마땅한 사회적 관심과 존중으로부터 괴리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자세는 그 어떤 삶의 도전 속에서도 스스로 위안을 얻을 수 있는 동시에,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다는 신뢰와 더불어 더욱 안정화된 사회를 구축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행복(=천국)으로 가는 지름길 아니겠는가.(사진=언스플래쉬, IMDB) *책 속 삽화와는 무관함.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좋은 삶이란, 타인과 연계된 삶 속에서 자신의 꿈과 목표를 현실화하는 것이다."

- P. 269 

"오늘날 정치가들이 10년이라는 긴 시간을 두고 국고를 털어가며 장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고 나선다면,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이런저런 할 말은 많겠지만, 이쯤에서 다시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 P. 271

 

그리고 저자는 행복의 한가운데에서 누구나 손꼽아 외칠만한 '여행'을 언급한다. 그 기대감에 부풀대로 부풀어버린 여행은 곧 떠나기 전부터 가져온 새로운 세상에 대한 동경으로, 곧 따뜻한 미풍과 함께 행복의 도가니에 퐁당! 빠질 듯해 보이지만, 보통의 여행이 그렇듯, 불만스럽고 짜증나는 상황들이 곳곳에서 튀어나오며, 우린 곧 여행에 대한 절망감에 슬며시 젖어가기 마련이라는 것.

 

 

여행을 떠나기 전의 기대와 행복 충만함을 담아낼 법한 수트케이스.(좌측) 이에 그 여행을 떠나 보지만, 소위 '도전'과 '안정' 측면에서 매사 조심스러운 행보가 이어지는 현실을 마주한 장면 스틸 컷. 이에 조바심 내지 말고, 온전히 기대는 충만히 갖되, 그로 인한 도전으로 만족하는 심신의 안정을 유지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라 할 수 있겠다.(우측)(사진=언스플래쉬)*책 속 삽화와는 무관함.

 

"지난 휴가 떄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했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우리는 그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다. 기대감의 힘은 경험의 힘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 P. 216

 

여기에서 어찌보면, 벌써부터 이 책이 제기하는 질문의 답을 조금씩 눈치채고 들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바로 적은 기대로 스스로의 절망감을 최소화 하는 것. 하지만 기대 그 자체가 주는 행복이라는 달달함은 결코 지나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천국에 대한 기대감을 배제하기란, 눈감고 앞을 보라는 말과도 일맥상통 하는 것.

이에 우린 이 책에서 제시되는 수많은 예시와 상황들을 통해, 우리 삶에 본질적으로 더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우리 스스로도 유추해 낼 필요가 있다. 기대가 주는 삶의 질곡에서 잠시나마 해방의 기운을 맛보는 것은 분명, 행복의 기로에서 행복을 향해 웃을 수 있는 태도다. 하지만, 이는 그 길로 나서야하는 도전이라는 또 다른 명제를 안고 있다.

 

 

인간이 마주해야 마땅할 '도전' 정신(좌측)과 충분히 추구해도 결코 모자르지 않을 '안정'(우측 상,하단)을 나타내는 이미지 컷.(사진=언스플래쉬) *책 속 삽화와 무관함.

이에 반해 인간의 안정을 추구하는 면에서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만족감 또한 행복과 등치관계를 성립시킬 수 있다. 그렇지만 이 또한, 뭔가에 도전하며 욕망케하는 그 무엇을 찾아 나서는 사람들이 모인 사회보다도, 자살률이 눈에 띄게 높다는 것이다.

이러한 통계를 운운하는 저자의 관점은 다시 말해, '도전'과 '안정'의 사이에 놓인 그 팽팽한 외줄을, 균형감각 발휘할 수 있는 인간의 학습 능력을 모두 발휘해서라도 조심조심 어디 하나로 기울지 말고 건널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책의 뒷면 표지. 이 책의 큰 목차는 다음과 같다. 1장. 빅 배드 울프 패러독스 / 2장. 비교라는 채찍 / 3장. 문화적 과식증 / 4장. 모든 것은 비교적 상대적이다 / 5장. 줄어드는 한계효용 / 6장. 기대와 만족의 예술 / 7장. 도전적인 일을 할 권리 / 8장. 행복학 - 어리석은 난센스들 / 9장. 의미 있는 것들-천국은 지루하다 / 10장. 인생의 의미에 관한 몇 가지 대답 / 11장. 또 무엇을 할 것인가? (사진=시사캐스트)

이같은 저자의 생각이 결국 하나로 모아지는 듯 하다가, 다시 파도와 함께 부서져, 곳곳의 모래알로 이리 저리 굴러다는 형상, 우린 이 책을 접하면서도 진정한 행복을 찾기 위해선 과연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할지, 다소 모호한 빛이 난무하는 해변가에서 썬탠만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또 다른 지점에서 알 수 있는 건, 행복을 얻는 데에는 단순한 원칙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뭔가 자연환경이 더 잘 조성되어 있거나, 산업 환경이 스스로의 균형 추에 잘 맞춰져 있는 국가라고 해서 무조건 행복지수가 높다거나, 환경과 산업시설이 어지러이 놓여있다지만, 국민의 만족도가 되려 높은 경우에도 기대 이하의 행복지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것. 이는 결국 행복은 우리 스스로가 찾아 나서야 한다는 얘기를 전해주고 있는 것이었다. 사회 곳곳에 숨어있는 풍요 속의 빈곤을 찾아내고, 그것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과감한 도전의식. 그것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행복이 넘치는 천국에 어느새 와 있는 순간을 맞이하지 않을까.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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