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10 13:25 (수)
[전시회가 살아있다] “Do Touch!” 살아있는 전시 ‘팀랩: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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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가 살아있다] “Do Touch!” 살아있는 전시 ‘팀랩: 라이프’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1.04.30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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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주 기자)

관람객들의 호평 속에 끝맺지 못한 전시가 있다.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진행 중인 <팀랩: 라이프>는 당초 4월 4일까지 진행되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었지만, 관람객들의 꾸준한 발길과 끝맺음을 아쉬워하는 이들을 위해 오는 8월 22일까지로 전시 기간을 연장했다.

유명 연예인과 셀럽의 방문으로 뜨거워진 열기는 식을 줄 모르고 주말뿐 아니라 평일에도 수많은 관람객들이 전시장에 몰린다.

‘팀랩: 라이프’는 왜 특별할까? 

2만 원(성인 기준)이라는 적지 않은 관람비를 지불하면서도 전시를 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깝지 않은 돈이라 이야기한다.

‘팀랩: 라이프’는 단순히 보고 지나치는 정적인 전시가 아닌, 관람객들이 예술작품을 직접 만지고 느끼며 교감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전시다. 특이한 점은 관람객들의 손길에 예술작품이 반응한다는 것이다. 전시장 내 ‘Don’t touch(만지지 마세요)’에 익숙해져 있는 관객들에게 ‘Do touch(만져보세요)’ 라는 신선한 제안을 한다. 관람객들이 전시에 함께 참여하는 형태로 관람 내내 지루할 틈이 없다.

생명은 생명의 힘으로 살아있다

‘생명은 생명의 힘으로 살아있다’

입구를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작품이다. 한자 ‘날 생(生’)을 공서(空書로)‘로 입체적으로 써 나가며 1시간 동안 영상이 변한다. ‘공서’는 teamLab이 초기부터 이어오던 작업 방식으로 빈 허공에 쓰는 붓글씨를 말한다. 

작품 설명에 따르면, 먹물을 머금은 붓의 궤적이 지닌 깊이와 속도, 힘의 강약 등을 새롭게 해석하고, teamLab이 고안한 ‘초주관 공간’ 논리에 따라 평면화했다. 붓글씨는 입체와 평면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며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보여진다. 오늘날 ‘살아있다’라는 의미가 이런 형식으로 형상화되어야 하지 않을까, 물음표를 남기며 생각의 확장을 불러일으킬 다음 전시장으로 발길을 유도한다.

‘꽃과 함께 살아가는 동물들’

계절을 알리는 꽃들이 천천히 바뀌며 피어나고 꽃들에 의해 동물들이 태어난다. 꽃들은 탄생과 사멸을 거듭하며 동물의 형상을 만들어낸다. 관람객들이 꽃을 만지면 꽃잎이 떨어지면서 동물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사람들의 손길에 의해 꽃이 지면서 동물의 형상도 자연스레 소멸된다.

꽃과 함께 살아가는 동물들

‘꿈틀대는 골짜기의 꽃과 함께 살아가는 생물들’

꽃으로 이뤄진 생물들은 입체적인 세계에 서식하고 있다. 꽃들은 탄생과 사멸을 거듭해가며 생물의 형상을 만든다.

생물은 다른 생물을 잡아먹거나 다른 생물에게 잡아먹히면서 하나의 생태계를 형성한다. 다른 생물을 잡아먹을수록 증식하고, 다른 생물을 먹지 못하거나 잡아먹히게 되면 죽어 소멸한다.

관람객들이 생명을 이루는 꽃을 밟으면 꽃잎이 지고, 꽃이 너무 많이 지면 생물의 형상도 사라지게 된다.

‘고동치는 대지’

높낮이가 있는 입체적 지형의 대지가 관람객들의 움직임에 격하게 반응한다. 관람객들이 움직일수록 더욱 요동치는 대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Black Waves: 거대한 몰입’

시작과 끝이 없이 전부 한 획으로 이어진 파도에 빠져든 관람객들. 

거대한 파도 덩어리와 마주하고 집어 삼켜지고, 마침내 파도와 하나가 된다. 덩어리처럼 보이던 파도의 바깥이 안으로 밀려들어가 표면과 내면의 경계를 흐린다. 결국 겉과 속은 구분 지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증식하는 무수한 생명’

탄생과 사멸을 반복하는 꽃들은 계속해서 증식하지만 너무 많이 증식되면 일제히 져서 사라진다. 또 관람객들이 꽃을 만지면 그 꽃들도 지고 만다.

‘경계를 초월한 나비 떼, 경계 너머 태어나는 생명’

사람들이 유리 건너편 전시장 바깥 공간을 지날 때 나비 떼가 사람들 발밑에서 태어난다. 나비 떼는 공간 속을 춤추며 유리 경계를 넘어 전시장 안쪽 공간으로 들어온다. 사람의 발끝에서 탄생한 나비는 아이러니하게도 사람과 맞닿으면 사라진다. 유리 건너편에 사람들이 존재하지 않을 때 이 공간은 깜깜해지고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게 된다.

‘교차하는 영원 속, 연속되는 생과 사’

주변 작품의 시간의 흐름에 따라 피어나는 꽃의 종류가 변해간다. 작품 속 세상은 설치된 장소에 해가 뜨면 밝아졌다가 해가 지면 어두워진다. 또 관람객이 만지면 꽃이 지고, 가만히 닿아 있으면 꽃은 평소보다 많이 핀다.

‘꽃과 사람, 제어할 수 없지만 함께 살다’

다른 작품과의 경계를 넘나들며 피고 지는 꽃들. 

계절의 변화를 반영하듯 한 시간 동안 꽃의 모습이 바뀌어간다. 그 과정에서 관람객들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는다. 사람들이 가만히 서 있으면 꽃송이가 만개하지만, 만지거나 주변을 거닐면 꽃잎은 일제히 떨어진다. 

‘물 입자의 우주’

물은 입자 간 상호작용을 하는 무수한 물 입자의 연속체로 표현된다. 물 입자의 움직임에 따라 공간에 선을 그리고, 그 선의 집합을 teamLab이 고안한 ‘초주관 공간’ 논리에 따라 평면화하는 방식으로 폭포를 그린다. 

관람객들이 작품에 다가가거나 작품 위에 서면 마치 물길을 가로막는 바위를 마주한 듯 물의 흐름이 바뀐다. 작품은 사람들의 움직임에 따라 끝없이 변해 간다. 나아가 이 물줄기는 다른 작품에도 영향을 주는데, 물 입자가 꽃에 닿으면 그 꽃은 시들게 된다.

전시장 내 모든 작품들은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해 실시간으로 그려지며 관람객들의 영향을 받아 매순간 새로운 영상으로 변화를 거듭한다. 관람객들의 참여로 디지털 영상 속 자연과 인위의 경계는 점차 모호해진다. 

전시 작품은 사전에 기록된 영상을 재생하는 방식이 아니므로 한 번 지나간 영상은 다시 볼 수 없다. 생물의 탄생과 사멸이 연속적으로 펼쳐지는 전시를 보며 우리는 인생을 사유한다. 모든 순간은 단 한 번뿐이며, 지나간 시간은 돌이킬 수 없다. 

아트 컬렉티브 teamLab은 지난 2001년 활동을 시작해 집단적 창조활동을 통해 예술과 과학기술의 교차점을 모색하는 학제적 그룹이다. 아티스트, 프로그래머, 엔지니어, CG 애니메이터, 수학자, 건축가, 디자이너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됐으며, 이들은 예술을 통해 인간과 자연, 그리고 세계와의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고자 한다. 

teamLab은 뉴욕, 런던, 파리, 싱가포르 등 세계 각지에서 상설전시와 아트 기획전을 개최한 바 있으며, teamLab의 작품은 시드니 뉴사우스웨일스 주립 미술관, 호주 애들레이드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미술관, 샌프란시스코 아시아 미술관, 뉴욕 아시아 소사이어티, 이스탄불 보루산 현대미술관, 빅토리아 국립 미술관, 헬싱키 Amos Rex가 영구 소장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teamLab의 신작을 서울에서 만나보자.

[사진=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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