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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JOB] 이제는 직업 하나로는 안 된다...늘어나는 '투잡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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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JOB] 이제는 직업 하나로는 안 된다...늘어나는 '투잡족'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1.05.13 1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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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증 따는 직장인 증가
지난 4월 취업자 중 '부업 했다는 응답자 45만명 넘어서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여파로 고용환경이 불안해진 반면, 배달 앱 등을 통한 새로운 부업이 생겨나 근로자들 사이에서 ‘N잡러’(두 종류 이상 직업을 가짐)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근로시간이 짧아 지금보다 더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추가 취업 수요자가 지난달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했다. 경영난에 봉착한 많은 기업이 노동시간을 줄이고 노동자들은 일할 기회를 찾아 속속 플랫폼 노동시장에 흡수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많은 직장인들 ‘N잡러’의 세계로 빠져들어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지난해 여름 코로나19 재확산과 역대급 장마·태풍까지 겹치자 배달 수요가 폭발했다. 라이더가 없어 주문을 더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배달의 민족, 쿠팡이츠와 같은 대형 배달 플랫폼에서 웃돈을 얹어주며 ‘배달 라이더 모시기’에 혈안이 되기도 했다. ‘배달 라이더 억대 연봉’이라는 기사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해당 배달 라이더가 하루 57건을 배달해 연간 1억1200만원을 번다는 내용이었다. 플랫폼 노동이라는 새로운 디지털 일감 증가와 주 52시간근무제로 시작된 노동시간 감소는 많은 직장인을 ‘N잡러(여러 개 직업을 가진 사람)’의 세계로 유혹하고 있다.

아이들 학원비 충당 위해서 쉬지 않고 주말까지 일해

[자료=추경호 의원실 제공]
[자료=추경호 의원실 제공]

그러나 아무리 역대연봉이라고 하더라도 여성들에게 배달은 힘든 일이다.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김모(43)씨는 코로나로 일거리가 많이 줄어들었다. 아이들 학원비라도 충당할 목적으로 주말마다 미술 과외를 시작했다. 아들과 딸의 친구들이 3~4명씩 그룹을 만들어 주말인 토요일과 일요일 수업을 하고 있다. 한 달의 4번 기준 12만원을 받고 있는데 입소문이 나면서 현재는 150만 원 이상의 부수입을 얻고 있다. 그는 “코로나로 일거리가 줄어들면서 수입도 함께 줄어 걱정이 많았다”면서 “다행히 미술을 전공한 탓에 주말마다 아이들과 수업하며 부수입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말했다.

출판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민모(39)씨는 얼마 전 동네의 숨은 고수를 연결해준다는 ‘숨고 앱을 깔고 논술을 가르치겠다고는 글을 써서 올렸다. 요즘 초등학교 아이들도 논술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어 반응이 좋았다. 그는 초등학교 저학년 독서논술 과외를 시작했다. 한 시간에 2만원이라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문제는 수수료였다. 견적을 물어올 때마다 플랫폼회사에 680원이라는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그는 “배달이건 과외건 체력과 결심이 없이는 부업으로 의미 있는 돈을 벌기 쉽지 않다”며 “가장 좋은 방법은 아는 사람을 통해 아이들을(회원) 모집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신뢰도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씨(33)는 요즘 바리스타 학원에 등록했다. 코로나로 월급이 줄어든 건 아니지만 생각지도 못한 변수가 생길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바리스타 자격증이라도 따놓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코로나와 같은 상황이 앞으로도 또 생길수가 있으니 미리미리 자격증을 따놔서 미래를 준비해 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면 그 다음은 파티쉐 자격증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 취업자 중 ‘부업 했다’ 는 응답자 45만명 넘어서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지난 4월 주된 업무 외에 부업을 하는 투잡족이 전년대비 12만명이나 급증해 45만여명에 달했다. 특히 자영업자 중에 부업을 뛰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 대부분은 종업원 없는 나홀로 사장님들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영업제한 조치 등으로 생활고에 내몰린 이들이 부업전선에 뛰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의 3월 고용동향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취업자 중 주된 일 외에 부업을 한 적이 있었던 사람은 45만 113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3월(33만 4749명)에 비해 35%(11만 6390명)이나 늘어난 수치다.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고용계약을 맺고 그 대가를 받는 형태로 일하는 임금근로자가 29만 5509명, 자신이나 또는 가족의 수입을 위해 일하는 비임금 근로자가 15만 5630명이다. 각각 전년대비 7만 4375명, 4만 2016명이 늘어났다.

부업자 비중 확대…실질임금 감소 등에 상용근로자 부업도 늘어

[사진=구글이미지]
[사진=구글이미지]

부업을 하는 비임금 근로자 가운데에는 자영업자가 13만 9864명이나 된다. 이중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12만 6349명,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1만 3515명이다. 지난해 3월과 비교하면 각각 3만 9075명, 1577명이 증가했다. 지난달 전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가운데 부업자의 비중은 3%로 전년(2.1%)에 비해 0.9%포인트 증가했다.

지난달 전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415만 1758명으로 전년(413만 9203명)보다 늘어났지만, 이들 중 부업에 뛰어든 이들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부업자 비중이 확대된 것이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폐업한 소상공인에 주는 지원금이 50만원에 불과한 만큼 재난지원금을 받기 위해 폐업을 미루면서 알바 등으로 버티는 자영업자들도 적지 않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이들에 대해 직접 지원과 함께 장기적으로 다시 노동시장을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 재취업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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