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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볼만한] 1인가구의 외로움을 그린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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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볼만한] 1인가구의 외로움을 그린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
  • 김주은 기자
  • 승인 2021.06.08 2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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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김주은 기자)

CGV명동 씨네라이브러리 상영관에 걸린 '혼자 사는 사람들' 메인 포스터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 상영관 입구에 걸린 '혼자 사는 사람들' 메인 포스터. [사진=시사캐스트]

#진아는 혼자 사는 1인가구다. 집에서도 밖에서도 늘 혼자가 편한 진아는 출퇴근도 혼자, 업무도 혼자, 점심도 저녁도 혼자 먹으며 혼자가 편한 일상을 보낸다. 그런 진아의 일상 속에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고요하던 진아의 마음에 잔물결이 생긴다.

우리나라 1인가구의 수가 점차 증가하면서 각 분야의 1인가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1인가구는 614만 7,516가구로 비율로 따지면 30%가 넘는다. 3가구 중 1가구는 혼자 살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1인가구의 증가로 인해 1인가구를 겨냥한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으며, 방송에서도 혼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게 됐다. <나 혼자 산다>, <온 앤 오프>, <독립만세> 등 방송인의 혼자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예능 프로그램부터, <식샤를 합시다>, <혼술남녀> 등 혼밥, 혼술하는 청춘들을 그린 드라마도 방영되기도 했다. 5월 19일에 개봉한 홍성은 감독, 공승연 주연의 <혼자 사는 사람들>도 1인가구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혼자 사는 사람들' 스틸컷
'혼자 사는 사람들' 스틸컷

카드회사 콜센터 상담원으로 일하고 있는 진아(공승연 분)는 어머니의 장례가 있었음에도 이달의 우수사원으로 뽑힐 정도로 능력있는 사원이다. 그러나 매뉴얼대로만 고객을 응대하는 진아의 표정과 목소리에는 감정이 없다. 점심은 회사에서 멀리 떨어진 라멘집에서 먹방을 보며 혼자 먹는다. 버스로 출퇴근하는 진아의 귀에는 항상 이어폰이 꽂혀있고 눈은 휴대폰 화면을 향해 있다. 저녁메뉴는 집에 오는 길에 사온 편의점 도시락. 집에 오자마자 TV를 켜고 브라운관에서 흘러나오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전자레인지에 데운 도시락을 먹는다.

이렇게 혼자 지내는 것이 편한 진아에게 일상의 작은 변화가 생긴다. 외도로 집을 나갔다가 십여 년 만에 돌아온 아버지는 돌아가신 어머니의 휴대폰으로 연락을 하기 시작했고, 회사에서는 신입사원의 1대1 교육을 억지로 맡게 된다. 한편 출퇴근길 아파트 복도에서 진아에게 말을 걸어오던 이웃집 남자가 아무도 모르게 혼자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일련의 사건들로 인한 일상의 변화 속에서 진아는 혼자라는 외로움을 직면하게 된다.

'혼자 사는 사람들' 스틸컷
'혼자 사는 사람들' 스틸컷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은 혼자라서 느끼는 외로움의 모습을 담고 있다. 학교나 직장 때문에 타지로 와서 자취하는 사람들, 각자의 사정으로 가족과 함께 살지 못하는 사람들, 다만 혼자가 편한 사람들 등등. 다양한 이유로 혼자 살게 된 사람들이 느끼는 외로움의 순간들은 영화 속 진아의 일상과 별반 다르지 않다. 특히 혼자 밥을 먹을 때 먹방을 본다거나 집에 가자마자 TV를 켜놓는 것은 삶의 공허함을 채워보려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영화를 보고 나온 한 관객은 “영화에서 주인공 진아의 사연이나 생각이 뚜렷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혼자 사는 사람들이 외로워하는 순간들이 잘 그려진 것 같다”면서 “1인가구가 많아지는 추세이다 보니 점점 외로움을 탈 수 밖에 없는 환경이 되어가는 것 같고, 밥 먹을 때 먹방을 보거나 TV를 하루 종일 켜 놓는 진아의 행동에서 많은 공감을 느꼈다”라고 관람 소감을 이야기했다.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은 상영관 수가 적은 독립영화라는 제약 속에서도 개봉 11일 만에 1만 관객을 돌파하는 성과를 냈다. 외로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영화는 섣불리 어떤 조언이나 충고를 하지 않는다. 대신 혼자 사는 사람들의 외로움 자체를 담담히 그려낸다. 영화를 통해 진아가 혼자라는 사실을 진정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보면서, 관객들은 자신의 외로움을 투영하고 결국 누구나 혼자라는 사실에 안도하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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