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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백신 접종 이후 “타이레놀만 달라”…한 달째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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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백신 접종 이후 “타이레놀만 달라”…한 달째 품절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1.06.21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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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아세트아미노펜 제제 70개 효능 동일…타이레놀 1분기점유율 57.7%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사진=구글 이미지]
[사진=구글 이미지]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순조롭게 이루어지면서 ‘해열 진통제’를 찾는 사람도 많이 있다. 특히 정부가 직접 언급했던 ‘타이레놀’은 품귀 현상을 보여 귀하디귀한 약품이 됐다. 약사들은 “타이레놀 없으니 같은 성분인 다른 약을 먹어도 된다”고 말해도 타이레놀만 달라고 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타이레놀 수요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타이레놀 아닌 다른 약품은 사고 싶지 않아”
직장인 김모(37)씨는 아스트라제네카 잔여백신을 맞은 후 약국으로 달려가 타이레놀을 사려했지만 살수가 없었다. 그는 병원주변의 약국 대여섯 군데를 돌았지만 모두 품절이라는 말만 들었다. 약사들은 다른 약품을 권하며 타이레놀과 같은 성분이라고 말했지만 타이레놀이 아닌 다른 약품은 구매하고 싶지 않았다. 오로지 타이레놀을 사기위해 이곳저곳을 알아보다 결국 집에서 30분 남짓 떨어진 약국에서 타이레놀을 살 수 있었다. 주부 권모(34)씨도 남편이 얀센백신을 맞을 날이 다가오자 미리 타이레놀을 준비하기 위해 동네 약국을 찾았지만 ‘타이레놀 품절’이라는 문구만 보고 돌아왔다.

그는 불안한 마음에 친정에 전화 걸어 친정주변 약국에 타이레놀이 있는지 알아봐달라고 했지만 결국 구하지 못했다. 이처럼 코로나19 백신접종이 늘면서 접종 위탁병원 주변 약국과 편의점 등을 중심으로 해열진통제 ‘타이레놀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앞서 방역당국은 백신접종 후 발열·통증 등의 부작용이 있을 경우 해열진통제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 사용을 권고했는데, 이 성분의 대표제품격인 타이레놀에 수요가 몰리는 것이다.

약국 관계자는 “백신접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해열진통제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해열진통제를 찾는 분들은 백이면백 타이레놀을 달라고 해 물량이 들어오는 족족 팔려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가 제품명 언급해 갑자기 타이레놀 사재기로 이어져

[사진=KBS 뉴스화면 캡처]
[사진=KBS 뉴스화면 캡처]

앞서 정부가 공식 발표에서 제품명을 언급한 점이 품귀 현상을 부추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약국을 운영하는 한 약사는 “타이레놀을 달라는 분들께 물어보면 다들 ‘뉴스에서 봤다’고 한다”며 “손님들께 효과가 같은 약을 드려도 미심쩍어 하는 분들이 있어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해열진통제라면 타이레놀과 효과가 똑같다”며 “백신접종에 속도가 붙는 만큼 해열진통제 복용과 관련해서도 적극적인 홍보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성분이 같으면 효과도 같지만 시중에선 타이레놀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얀센백신을 접종한 박모(35)씨는 “타이레놀은 오랫동안 알고 있었던 약이고, 이전에도 복용한 적이 있어 ‘검증된 약’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며 “약국에서 이름이 비슷한 제품을 내어주는데 무언가 미심쩍은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이모(37)씨도 “타이레놀을 사려고 왔는데 하나도 없다고 해서 약사의 설명을 듣고 같은 성분인 다른 약을 샀다”며 “처음 들어보는 제약사의 제품이라 마음이 개운하지 않다”고 말했다.

약사회 “‘타이레놀 품귀’ 정은경 청장에 유감…약 배달 허용 철회해야
대한약사회는 지난 11일 입장문을 내고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해열진통제인 ‘타이레놀’의 품귀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고 항의했다. 약사회는 “접종 후 불편 증상이 있으면 ‘타이레놀’과 같은 진통제를 복용하라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의 말 한마디가 엄청난 파장을 가져왔다”면서 “일선 약국에서는 동일 성분 해열진통제를 복용해도 된다는 설명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약사회는 “타이레놀 공급사는 시중 유통 물량을 인위적으로 조절하고 있고, 현금으로 결제하지 않으면 제품을 주지 않겠다는 상황마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정은경 청장이 사과는커녕 해명 한마디 하지 않고 있음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약사회는 또 “화이자 백신 접종 대상인 30세 미만 약국 근무자에 대해 질병관리청이 상당수 명단을 누락해 대상자들이 예약하지 못했다”며 “누락 이유와 인원을 당국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김부겸 국무총리가 중소·중견기업 경제인간담회에서 약 배달 서비스 제한적 허용 등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약사회는 “의약품 배달 금지는 안전을 위한 제도적 장치”라며 “약 배달 허용을 추진할 경우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약국서 타이레놀 품귀 현상…“생산량 확대할 것”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이런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일부 약국에서 타이레놀 품귀 현상이 발생하는 것에 대해 아세트아미노펜 제제의 생산량을 늘려 공급을 원활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대한약사회,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한국의약품유통협회와 함께 백신 접종으로 집단 면역이 형성될 때까지 아세트아미노펜 의약품의 공급을 확대할 필요에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아세트아미노펜 약품 생산업체는 현재 보유 중인 재고를 이달 안에 신속하게 출고하고, 일정을 조정하는 등 생산량을 최대한 늘리기로 했다.

한국의약품유통협회는 생산업체로부터 먼저 공급받는 아세트아미노펜 의약품 5,000만 정을 시작으로 생산업체의 출고상황에 맞춰 전국 약국에 공급할 예정이다. 대한약사회는 백신 접종 후 올바른 해열진통제 사용을 안내하고, 국내 허가된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제품들은 동일 효능·효과임을 적극적으로 알리기로 했다. 식약처는 수급 현황을 공유하고 생산업체가 아세트아미노펜 의약품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행정사항들을 즉시 지원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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