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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뉴스] 모두 다 ‘취향 저격’한다는데, 어떤 스트리밍 서비스 골라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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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뉴스] 모두 다 ‘취향 저격’한다는데, 어떤 스트리밍 서비스 골라야 할까요?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1.06.28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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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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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스타트업 종사자이자 싱글족인 최동현(34·가명)씨는 최근 흥미로운 광고를 보고 지갑을 열지 고민 중이다.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의 감각적인 마케팅에 끌린 것이다. 스포티파이는 ‘나보다 날 더 잘 아는’이라는 카피를 내세워 인공지능(AI) 추천 시스템을 강조하는 TV 광고를 공격적으로 진행 중이다.

2006년 스웨덴에서 설립된 스포티파이는 세계 음원 스트리밍 시장의 34%를 장악한 글로벌 1위 사업자다. 애플뮤직(21%), 아마존뮤직(15%), 유튜브뮤직(5%)보다 크게 앞서 있다. 최동현씨는 과거에 숱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번갈아가면서 썼다. ‘첫달 무료’와 같은 초반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다. 이젠 어느 한 서비스에 정착해야 한다라는 마음을 먹고 여러 스트리밍의 기능을 고민 중이다.

실제로 최씨와 같이 어떤 스트리밍 서비스를 고를지 고민하는 이들은 적지 않다. 불과 몇 년전만 해도 고민의 폭이 넓지 않았다. 한국 스트리밍 시장은 멜론이 과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여러 업체가 점유율을 양분하고 있다. 코리안클릭 조사 기준으로 2018년만 해도 멜론의 시장점유율은 59%였는데, 지난해 말엔 41%까지 떨어졌다.

이 빈자리를 메꾼 건 글로벌 IT 공룡 구글의 ‘유튜브뮤직’과 음원계 넷플릭스로 꼽히는 ‘스포티파이’다. 지니뮤직이나 플로 같은 국내 서비스 역시 차츰 성과를 거두고 있다.

SK텔레콤이 운영하는 플로.[사진=플로]
SK텔레콤이 운영하는 플로.[사진=플로]

이처럼 점유율 경쟁이 치열한 건 각 서비스가 특별히 내세울만한 기능이 많지 않아서다. 기본적으로 ‘음악을 들려준다’는 스트리밍 서비스의 기능은 모두가 충실하게 구현하고 있다. 앱 자체의 완성도나 음질, 편의성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기도 어렵다. 음원시장의 극심한 경쟁 상황에서 각 서비스가 이미 플랫폼 기능을 고도화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인지 최근엔 큐레이션 기능을 강조하는 서비스가 부쩍 늘었다. 인기순위를 줄세워 보여주는 것보다, 취향에 맞춘 음원을 추천해주는 기능이다. 사용자의 음악 감상 패턴을 바탕으로 비슷한 취향의 사용자 그룹이 많이 소비한 음악을 추천해주는 방식이다. 장르, 무드, 악기 등 개별 음원의 특성을 추출해 이를 바탕으로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곡을 예측하기도 한다.

큐레이션은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고 선별과 배치를 통해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가려내는 기술을 말한다. 과거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만 쓰였던 개념이 이제는 언론과 패션, 인터넷 쇼핑을 비롯해 금융·유통·여행·음악 등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트렌드로 작용하고 있다.

콘텐츠의 큐레이션 기능의 효과는 이미 넷플릭스가 증명한바 있다. 이 서비스는 개인 맞춤형 큐레이션 기술과 독보적인 오리지널 콘텐츠, 편리한 사용자 환경으로 글로벌 OTT 시장을 석권했다.

스포티파이 한국 광고[사진=광고 화면 캡쳐]
스포티파이 한국 광고[사진=광고 화면 캡쳐]

스포티파이는 첫 화면부터 추천·제안할 음원을 카테고리별로 묶어서 보여준다. 세계 최고로 꼽히는 AI 알고리즘을 갖춘 유튜브뮤직은 말할 것도 없다. 플로도 지난해 초 일찌감치 실시간 순위를 폐지하고 개인 맞춤형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멜론은 ‘포유’를 통해 빅데이터 기반으로 이용 이력을 분석한 큐레이션을 제공 중이다.

네이버 역시 AI 기반 뮤직 서비스인 바이브(VIBE)를 운영 중이다. 바이브는 AI를 활용해 개인 취향에 맞는 플레이리스트를 계속 생성해준다. 주요 차트가 아닌 개인 취향을 중심으로 제공하는 음원 서비스인 것이다.

스트리밍 업계 관계자는 “각각의 서비스가 모두 정교한 AI 분석을 바탕으로 한 개인화를 강조하면서 큐레이션 인플레이션을 일으키고 있다”면서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작 이들 서비스가 소비자를 끌어 모을 수 있는 시기는 큰 폭의 할인·무료 서비스 공세에 나설 때”라고 말했다. 모든 서비스가 ‘취향 저격’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다보니, 역설적으로 차별화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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