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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트렌드] 소자본 창업, '무인점포'가 뜬다...비대면 경험 타고 전방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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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트렌드] 소자본 창업, '무인점포'가 뜬다...비대면 경험 타고 전방위 확산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1.07.14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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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방·아이스크림가게·펫숍에 이어 TV, 핸드폰까지 무인판매 확산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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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쇼핑의 중심이 온라인·비대면으로 옮겨진 지 1년여가 지났다.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순차적으로 선보인 무인 계산대는 이제 편의점으로까지 번지며 유통업계의 한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기업과 고용주는 고정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됐지만, 이로 인해 일자리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초기자본이 많이 들지 않아 소자본 창업이 가능하다는 이점과 관리 인력이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 때문에 곳곳에 무인점포들이 생겨나고 있다.

진격의 무인점포… ‘비대면 경험’ 타고 전방위 확산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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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 서모씨(34)는 아이들과 동네에 있는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을 종종 찾는다. 일반 마트나 편의점 등에선 볼 수 없는 수많은 종류의 아이스크림을 반값에 구매할 수 있어 아이들이 무척 좋아한다. 서씨는 “무엇보다 4살 된 쌍둥이들이 여기저기 냉동고를 열어보며 구경을 해도 사장님의 눈치가 보이지 않아 편하다”며 “일반 마트나 편의점에서는 들어갈 때 사야한다는 부담감이 있지만 여기는 지나가다가도 구경하러 수시로 들를 수가 있어 마음이 가볍다”고 말했다.

이처럼 ‘무인점포’ 전성시대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주거 밀집지나 학교 인근 골목에서 빨래방, 아이스크림 가게, 편의점 등 ‘생활밀접형’ 무인점포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그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홍대·강남 등지에선 사진관, 애완용품점, 휴대폰 판매점, 밀키트숍, 성인용품점 등 ‘테마형’ 무인점포가 성행 중이다.

소자본 창업 가능, 별다른 기술력 필요하지 않아 ‘인기’

무인점포는 요즘 자영업자 사이에서 인기 창업 아이템으로 꼽히고 있다. 소자본 창업이 가능하고 별다른 기술력이 필요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의 경우 동네마다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다른 업종 창업에 비해 초기 자본이 적게 들고, 아이스크림 특성상 유통·관리가 쉽다는 점이 낮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했다. 업계가 추산하는 전국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현재 4000개가 넘는다. 2019년 2200개에서 지난해 3600개로 늘었고, 올해 1분기에만 400개가 더 생겼다.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대기업 빙과 매출의 25%가량을 담당할 만큼 주요 유통채널로 떠올랐다.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점이 급부상한 이유로는 낮은 문턱으로 창업비용이 약 2500~3000만 원 선으로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어 소자본 창업이 가능하다.

“초기 자본 7000만~8000만원으로 투입 자본 대비 연 10%의 수익 얻어”

서울 종로구 내수동에서 프랜차이즈 무인빨래방을 운영하는 A씨(45)는 “수익은 크지 않지만 소액으로 창업이 가능해 시작했다”며 “초기 자본 7000만~8000만원으로 투입 자본 대비 연 10%의 수익을 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다른 창업 아이템과 마찬가지로 결코 만만하게 봐선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무인편의점 장소를 알아보고 있는 B씨는 “벌써부터 입지가 좋은 일부 지역에 비슷한 상품을 파는 점포가 우후죽순처럼 들어서 있어 창업을 해도 좋을지 고민이 된다”면서 “다른 사업에 비해 초기비용이 크진 않지만 그만큼 문 닫는 곳도 많이 생겼다는 말을 들어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LG전자, 국내 가전업계 최초로 무인매장 운영 가동

@LG전자 제공
@LG전자 제공

LG전자는 국내 가전업계에서 처음으로 지난 5월 무인매장 운영을 시작했다. 서울·인천·경기·부산 등에 9개 매장을 열고, 오후 8시30분부터 자정까지 소비자들이 매장에서 가전제품을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게 했다. 제품에 대한 정보를 알고 싶을 때는 매장 안에 설치된 키오스크(무인단말기)를 이용하거나 본인의 핸드폰으로 LG전자 홈페이지 등을 접속해 검색하면 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확산으로 제품은 직접 체험하되 대화 대신 디지털기기로 정보를 찾아 쇼핑하고 싶어하는 소비자의 달라진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해 기획했다”며 “아직 실적을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아 무인점포 확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 진보와 맞물려 세계적으로도 무인점포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2016년 25억달러(약 2조8000억원)였던 무인계산대 시장은 2022년 46억달러(약 5조2000억원)로 성장할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중소기업이 이끌던 키오스크 시장에 삼성전자가 올해 2월 출사표를 던진 후 LG전자도 지난 1일 뛰어들었다.

국내 키오스크 시장 규모 65억원→ 100억원→ 150억원으로 급증

@프레시고24 스마트 무인자판기
@프레시고24 스마트 무인자판기

우리나라에서 가장 무인화가 빠르게 진행된 분야는 패스트푸드점이다.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점들은 키오스크 대부분 도입했다. 특히 패스트푸드 업체들의 키오스크 도입률은 맥도날드 64.3%, 롯데리아 76.6%, 버거킹 92.4% 등에 달한다. 맘스터치도 전체 1300여 개 매장 중 33%에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신세계푸드는 노브랜드 버거의 모든 매장에 키오스크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조사에 따르면, 국내 키오스크 시장 규모는 2017년 65억원에서 2018년 100억원, 2019년 150억원으로 급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시장이 활발해지기 시작한 지난해에는 220억원까지 성장했다. 최근에는 무인화 바람이 편의점으로까지 번졌다. 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국내 편의점 4사는 골목상권 무인화를 선도하고 있다. GS25와 CU는 하이브리드(야간 무인)형 점포 등 스마트 스토어를 각각 290여 개, 250여 개 운영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의 무인점포 시그니처 매장은 5월 기준으로 120개에 달하고, 이마트24도 현재 114개 하이브리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최근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무인자동화 매장 언커먼스토어를 열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무인점포는 유통업계의 한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며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편의성을 제공하는 방안 중 하나인 무인화는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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