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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의 룩 앳 피플] '내가 싱글맘이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김솔빈 작가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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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의 룩 앳 피플] '내가 싱글맘이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김솔빈 작가를 만나다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1.07.19 16:31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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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주 기자)

"네가 책을 쓴다고?"
믿을 수 없다는 사람들의 눈빛은 그녀의 필력을 높이는 자극제가 됐다. 그렇게 10개월이 흐른 후, 그녀의 이름에는 '작가'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내가 싱글맘이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지난 1월, 김솔빈 작가의 첫 번째 책이 출간됐다. 6개월이 지난 지금 그녀의 삶에는 어떤 변화가 찾아왔을까. 

7월의 어느날 양재의 한 공유오피스, 이곳에서 그녀의 바쁜 하루가 시작된다. 특유의 밝은 에너지로 한여름 더위를 잊게 하는 김솔빈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내가 싱글맘이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저자이자 <싱글맘학교> 교장을 맡고 있는 김솔빈입니다."

싱글맘학교 교장. 그녀의 작명 센스에 감탄하며 그녀의 파란만장한 삶의 서두로 돌아가 대화를 이어갔다.

솔빈 씨는 잿빛으로 덮인 어린시절의 기억을 끄집었다. 아낌없이 주는 최고의 아버지, 그 뒤편에는 폭력적인 아버지의 모습이 있었다.

아버지의 가정폭력으로 초등학교 2학년 때 부모님은 이혼을 결정했다. 당시 양육권이 아버지에게 넘어가면서 어머니와 떨어져 살게 된 솔빈 씨는 극도의 스트레스로 몸의 이상 증세를 느꼈다. 

-"엄마는 어린 딸을 걱정해 다시 집으로 돌아오셨어요. 힘든 시간은 반복됐고, 제가 중학교에 올라가면서 결국 두 분은 이혼을 하셨어요."

열네 살 솔빈 씨는 어머니와 단둘이 삶을 꾸려가기 시작했다. 그녀는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어머니에게 힘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엄마가 바라는 대로 살아가고 싶었죠."

자랑스러운 딸이 되고자 했던 그녀의 바람은 예상치 못한 인생의 전개 속에 흐릿해져 갔고, 결국 그녀는 고등학교 자퇴라는 꼬리표를 얻게 됐다. 

그리고, 스물네 살이 되던 해에 그녀는 인생의 중요한 선택을 하게 된다. 

-결혼. 

"상대는 재혼이었고 아이가 있었어요. 하지만 저에게 문제되는 부분은 아니었어요."

그녀는 평범한 삶을 꿈꿨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사랑이라는 감정을 울타리 삼아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가 써내려간 시나리오는 완벽히 빗나갔다.

-"꿈꾸던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어요. 아이가 20개월이 됐을 무렵 협의이혼을 진행했고 저에게는 싱글맘이라는 또 다른 별칭이 붙게 됐죠."

그렇게 그녀의 싱글맘 라이프가 시작됐다. 

계속된 시련 속 좌절과 낙담으로 움츠러들기도 잠시, 그녀는 품에 안긴 아이를 보며 다시 일어날 결심을 하게 된다.

싱글맘이 된 솔빈 씨의 첫 번째 도전은 책을 출간하는 일이었다. 그녀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글이 완성되는 기간, 10개월. 그녀의 정신을 지배하던 아픈 기억을 떠나보내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제 이야기를 쓰다 보니 과거의 기억들을 끄집어 내야 되더라고요. 일부러 봉쇄해 놓은 안 좋은 기억과 감정을 마주해야 하는 순간이 처음에는 정말 힘들었어요.

하지만 글을 써내려갈수록 복잡했던 마음이 조금씩 정리가 됐어요. 부정적인 것들을 하나씩 걷어내고 나니, 안에 숨어있던 행복한 시간들이 보이더라고요. '마냥 불행하기만 했던 건 아니었구나' 생각했어요."

힘든 기억을 떠올리면서까지 그녀가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연애도 새롭게 시작해라'

"싱글맘들과의 대화에서 '너니까 했지' 라는 말을 자주 듣게 돼요.  저 역시 얼마 전까지 그들과 같은 상황이었는데 변화된 모습만 보고 '너니까 했지, 나는 너보다 더 불행해' 라고 생각하더라고요. 

이런 분들에게 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주고 싶었어요. 

'나도 좋은 환경에서 자라지 않았고 지금 내 행복은 스스로 노력해서 만들어가는 것이니, 너도 할 수 있어!'라고요."

그녀의 책에는 따끔한 조언들이 많다. 충분히 아파하고, 과거의 나를 용서하며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을 깨우치라고 말한다. 꼬인 실타래를 풀어가는 이 모든 지혜는 그녀의 경험에서 비롯됐을 터. 그녀의 책은 독자들 사이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을 때 위로가 되어주는 책'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그렇게 솔빈 씨는 두 번째 도전에 나설 용기를 얻었다.

-연애 컨설팅.

싱글맘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연애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싱글맘학교>에서 그녀의 특별한 컨설팅이 이뤄진다.

-"이런 저런 사람들을 많이 만나보면서 경험을 통한 저만의 빅데이터가 만들어졌어요. 저는 연애를 지향하는 편이에요. 다만, 성숙하고 건강한 연애요. 처음 연애를 시작하는 분들은 서툴 수 밖에 없어요. 상처받고 아파하죠. 이런 분들이 저를 찾아와요."

그녀는 내담자의 이야기를 듣고, 감정의 원흉이 되는 문제를 파악한다. 그리고 올바른 해결책을 제시한다. 때로는 따뜻하고, 때로는 냉정하게. 

그녀의 쓴소리에 누군가의 삶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기도 한다. 

-"상담을 받고 돌아간 내담자가 얼마 지나지 않아 연락을 해왔어요. 그리고 놀랍다는 듯 자신이 느낀 변화를 털어놨어요."

행복을 찾아가는 내담자들을 보며 솔빈 씨는 보다 구체적인 미래를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제 멘토는 좋은연애연구소 김지윤 소장님이에요. 

가족, 연인, 친구... 이들과의 관계 속에서 우리는 행복하기도, 불행하기도 해요. 어떻게 관계를 만들어가야 모두가 행복할 수 있을 지, 그 방법을 제시해주는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한부모 가정, 기초생활대상자, 고등학교 자퇴, 그리고 싱글맘. 

-"저는 늘 '난 그런 사람이 아니야!' 라고 외치고 싶은 위치에 있었어요. 나를 가둔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며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을 살았어요. 제 행복을 갉아먹으면서요."

그녀는 싱글맘이 된 후 행복을 누릴 권리를 되찾고, 당당하게 원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녀가 스스로의 삶에 당당해지니, 세상은 생각보다 관대했다. 그녀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도 달라졌다.

-"제가 쓴 책을 보면 마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읽는 것 같아요. 그만큼 제가 다른 사람이 됐더라고요."

180도 바뀐 솔빈씨의 꿈은 연애상담사, 행복전도사, 그리고 당당한 엄마로 살아가는 것이다. 엄마의 행복이 곧 아이의 행복이라 믿는 그녀다. 

-"내가 싱글맘이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인생에는 예고편이 없다. 때로는 예측하지 못한 전개로 흘러가기도 하고, 내가 선택하지 않은 프레임이 나를 속박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러한 삶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한 사람의 미래는 달라질 수 있다. 

'싱글맘은 행복하지 않아'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그녀는 자신있게 말한다.

"나는 지금 매일매일이 행복합니다."

[사진=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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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tuber하예품 2021-07-23 15:59:33
작가님께서 직접 극복하신 수많은 역경들이 작가님을 더욱 빛나게 아름답게 만들었나봅니다!! ^^
너무 멋지고 휼룽하십니다!! 저도 상담 받아보고싶네요~ ㅎㅎ

이미경 2021-07-20 23:13:19
지금까지의 시간과 노력들에 짐심어린 박수를 보냅니다. 이제는 싱글맘학교 교장이자 전문 연애컨설턴트, 그리고 무엇보다 행복한 엄마로서의 모습 응원하겠습니다!

김동환 2021-07-20 07:40:06
멋지고 아름답습니다 응원합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연애와 삶 -!!
분명히 앞으로도 더욱더 유능하고 멋진 컨설턴트가 되실겁니다-!^^

유수진 2021-07-19 23:37:02
힘든 일들 멋지게 이겨내시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까지..감동이네요^^ 딸아이와 찍은 사진도 참 따뜻해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