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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인플루언서로 거듭난 재계 서열 ‘넘버3’ 최태원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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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인플루언서로 거듭난 재계 서열 ‘넘버3’ 최태원 회장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1.07.23 1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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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최태원 회장 인스타그램 캡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소통 경영이 눈길을 끌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6월 인스타그램에 개인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개설했다. ‘papatonybear’의 계정명으로 인스타그램에 입문한 최 회장은 소소한 일상을 담은 다양한 게시글을 올리고 있다. 

가령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집무실에 앉아 서류를 읽고 있는 사진 아래에 ‘#야근. 설정아님’ 이라는 태그를 다는 식이다. 책상엔 서류들이 잔뜩 펼쳐져 있고 책상 아래 시계는 10시 5분을 막 넘어가는 중이라 웃음을 자아낸다. 

출근 전 반려묘와 놀거나 배우 유태오와 식사를 하는 모습 등 다양한 사진을 올렸다. 편한 옷차림으로 쇼파에 누워 스마트폰으로 ‘추억의 갤러그’ 게임을 하는 모습도 공개했다. 유년시절 최재원 SK 수석부회장과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 등 삼남매가 함께 찍은 흑백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얼마 전엔 댓글에 다음과 같은 질문이 달렸다. “무례한 질문이지만 회장님도 혹시 요플레 뚜껑 핥아 드시나요?” 최 회장은 유쾌하게 “네 그렇습니다”라고 답변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 회장의 행보에 여론이 관심을 끄는 건 SNS로 소통에 나서는 대기업 오너가 많지 않아서다. 가령 삼성·현대차·SK·LG 국내 4대 그룹의 오너 가운데 개인 SNS 계정을 만들어 직접 소통에 나선 경우는 최 회장이 처음이다.

최태원 회장 인스타그램 캡쳐.

최 회장의 소통 행보는 인스타그램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2019년에는 그룹 구성원을 대상으로 타운홀 미팅 방식의 '행복토크'를 100회 진행하며 경영철학을 공유하기도 했다. 회사 내에선 실시간 동영상 소통플랫폼 클럽하우스에서 구성원들과 인재 개발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지난 9일엔 대중을 대상으로 카카오 오디오플랫폼 ‘음’에 출연해 공개 대화를 나눴다.

최 회장의 SNS 파급력은 앞으로도 늘어날 공산이 크다. 이미 앞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SNS 소통왕’의 길을 다져놨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은 근엄한 신비주의로 일관하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달리 SNS에서 재치 있고 시원시원한 입담으로 ‘용진이형’으로 불리고 있다. 가끔 인스타그램을 통해 그룹 계열사 홍보도 함께 진행한다. 

정용진 부회장의 계정. 사진=인스타그램 캡쳐
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캡쳐

정 부회장의 인스타그램 팔로워수는 약 65만명으로 웬만한 대형 인플루언서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구설수로 번질 때도 있었지만, 잠재 고객이 될 수 있는 대중과 직접 소통하는 모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최태원 회장의 소통 노림수 역시 비슷할 가능성이 높다. 이른바 ‘MZ세대’로 불리는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M세대는 1980년대초~2000년대 초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 Z세대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를 일컫는다.

이들에게 기업을 이끄는 최고경영자(CEO)의 이미지는 개인의 이미지로 끝나지 않는다. 기업과 조직에 대한 사회적 평판을 좌우하고 주식 가치 등 조직에 대한 가치 평가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CEO의 대외적 이미지가 사회적 평판과 신뢰에 영향을 미치고 이것이 주가로 표현되는 기업 가치에 반영되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에 친숙하고 소탈한 이미지가 쌓이면 임직원들도 자기 조직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게 하고 로열티를 견인해 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룹의 새 사업이나 철학을 설명할 때도 SNS를 유용하게 쓸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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