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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라이프] “집값은 너무 치솟고 아이 키울 자신 없어 결혼 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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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라이프] “집값은 너무 치솟고 아이 키울 자신 없어 결혼 안해요”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1.07.29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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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혼 독신에 동의하는 20대 53%로 모든 연령층 중 가장 높아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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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족의 모습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부모와 미혼 자녀로 이뤄진 전통적인 가족 형태 비중이 줄어들고 1인 가구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젊은층에서 비혼 독신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아 앞으로도 이런 경향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이후 ‘비혼 라이프’ 비중 늘어나

@잡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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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취업한 직장인 김모(33) 씨는 집값 폭등을 겪으면서 비혼주의자에 가까워졌다.

그는 “요즘 서울 지역 괜찮은 아파트는 10억이 넘잖아요. 상황이 이런 데도 남자가 경제적인 부담을 더 많이 지면서 신혼집을 마련해야 한다는 사회적인 분위기는 여전하죠”라고 토로했다. 이어 “내 집 마련이 현실적으로 힘들어졌는데, 둘이서 괴로워하느니 혼자 외로운 게 낫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 가족의 평균 가구원수는 2.3명으로 2010년 2.9명, 2015년 2.8명에서 크게 줄어들었다. 1인가구 비중은 2015년(21.3%)에 비해 9.1%포인트 늘어나 30.4%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부부와 미혼자녀로 이루어진 가구 비중은 31.7%로  2015년보다 12.5%포인트 감소했다. 이러한 현상은 사람들 인식 변화로도 나타났다. 가족의 다양한 생활 방식ㆍ가치관에 대한 국민 수용도가 2015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높아졌다. 비혼 독신(34.0%), 비혼 동거(26.0%), 무자녀(28.3%)에 동의하는 비율이 높아졌다.

“다른 사람 눈치 안보고 당당하게 비혼· 독신으로 사는 것도 괜찮아”

@통계청.
@통계청.

특히 비혼 독신에 동의하는 20대는 53%로 모든 연령층 중에 가장 높았다. 20대는 비혼동거(46.6%), 무자녀(52.5%)에 동의하는 비율도 높게 나타났다. 20대 다음으로는 10대가 비혼독신(47.7%), 이혼ㆍ재혼(45.0%), 무자녀(47.5%)에 대해 동의하는 비율이 높았다. 방송인 사유리처럼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는 비혼출산에 대한 동의 비율은 15.4%로 2015년보다 5.9% 포인트 올랐다.

독신으로 살것이라는 29살 송모씨는 “내 인생에서 남자친구는 있어도 남편은 없다”면서 “결혼한 친구들을 보니 시댁 눈치보며 ‘헌신’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돌보지도 않고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번뿐인 내 인생인데 나를 위해 맘껏 투자하고 즐기는 것이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결혼하지 않을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이정심 여가부 청소년가족정책실장은 “20대의 절반 정도가 비혼 독신, 비혼 동거, 무자녀에 대해 동의하고 있어 앞으로 가족 형태의 다변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결혼이나 장례 등 모두 가족중심으로 치러야 한다고 생각해

가족 의례를 가족과 당사자 중심으로 치러야 한다는 의식도 높아졌다. 결혼식을 당사자 중심으로 치르는 것에 60.3%가, 장례식을 가족 중심으로 치르는 것에 58.9%이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실장은 “연령이 낮을수록 동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70세 이상도 절반 가까이 당사자 중심 결혼이나 가족 중심 장례에 동의하고 있다”라며 “이제 전통적 개념의 결혼식, 장례식에 대한 인식이 직계가족이나 당사자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제사를 지내지 않는 것과 가부장적ㆍ위계적 가족 호칭을 개선하는 것에 20~40대의 절반 이상이 동의한 반면, 70세 이상의 동의 비율은 27% 수준에 그치는 등 세대별 격차가 드러났다.  

가사노동 여전히 여성 몫…부부 만족도 젊을수록 긍정적 

가족의 형태는 달라지고 있지만 가사노동과 돌봄은 여전히 여성이 주로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사노동과 자녀 양육 등을 아내가 전담하는 가정의 비율이 남편이 전담하는 가정보다 크게 높았다. 시장보기, 식사준비, 청소 등 가사노동을 아내가 한다는 응답은 70.5%였다. 남편과 아내가 똑같이 하는 비율은 26.6%, 남편이 한다는 비율은 2.8%로 나타났다. 자녀양육과 교육을 아내가 주로한다는 응답(57.9%)이 남편이 한다는 응답(2.9%)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특히 12세 미만 자녀를 돌보는 일과 관련해 준비물 챙기기(83.0%), 일상생활 돌봄(77.3%), 학습 관리(74.9%) 항목에서도 아내가 한다는 비율이 크게 높았다. 같은 항목에 대해 남편이 담당하는 비율은 각각 1.0%, 1.7%, 2.7%에 머물렀다. 결혼한 부부가 지난해 배우자와 대화한 시간은 하루 평균 1시간 미만이 58.5%로 가장 많았다.

1시간 이상이라는 비율은 41.5%였다. 2015년과 비교하면 1시간 미만은 6.9%포인트 줄었고, 1시간 이상 대화한다는 비율이 6.9%포인트 상승했다. 배우자와의 전반적인 관계 만족도는 57%로 2015년 대비 5.8%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20대(78%)와 30대(67.9%) 젊은 연령을 중심으로 긍정적인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1인가구 가장 바라는 건 “주택 안정 지원” 

@픽사베이
@픽사베이

1인 가구에게 가장 부담되는 항목은 주거비(35.7%)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식비(30.7%)와 의료비(22.7%)라고 응답했다. 연령별로 보면 30대(53.0%)가 주거비에 가장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40대는 49.4%, 20대는 43.2%, 50대는 40.5%가 주거비를 가장 큰 부담으로 인식했다. 1인 가구의 절반(50.1%)은 정부에 바라는 지원으로 주택 안정 지원을 들었다. 이어 돌봄 서비스 지원(13.4%), 건강 증진 지원(9.7%), 가사 서비스 지원(7.0%) 순으로 나타났다. 혼자 살면서 겪는 어려움으로는 42.4%가 “균형 잡힌 식사를 하기 어렵다”는 점을 꼽았다.

다음으로 “아프거나 위급할 때 혼자서 대처하기 어렵다”(30.9%), “가사를 하기 어렵다”(25.0%)고 답했다. 1인 가구에 ‘향후 혼자 살 의향이 있는지’를 물은 결과 ‘그렇다’(72.1%)는 응답 비율이 ‘아니다’(27.9%)보다 두배 이상이었다. 1인 가구의 소득은 50만∼100만원 미만(25.2%)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현재 우리 사회보장제도는 대부분 4인 가구 기준으로, 1인 가구에는 4등분해서 지원하는 방식이다. 그러다보니 기초생활보장제도상 주거비나 생계비의 경우 1인이 실제 생활하기 어려운 수준이 된다. 1인가구가 늘어나는 만큼 이에 맞춰 사회보장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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