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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가 살아있다] 왼손과 오른손의 기묘한 만남, 윤상윤 개인전: 유벤투스 Juvent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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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가 살아있다] 왼손과 오른손의 기묘한 만남, 윤상윤 개인전: 유벤투스 Juventus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1.08.11 15: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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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주 기자)

씨알콜렉티브는 지난 10일 윤상윤 작가의 개인전 <유벤투스 Juventus>를 개최했다.

전시의 제목은 '유벤투스 Juventus', '청춘'을 뜻하는 라틴어다. 

이번 전시에서는 형식적으로는 왼손, 오른손, 그리고 양손으로 하는 작업의 차이를 통해 신체성을 드러내고, 나아가 자유와 통제, 의식과 무의식을 대립·충돌시켜, 포섭되지 못하지만 공존하는 잔여자들의 불안한 정서와 에너지를 드러낸다.

윤 작가는 그동안 오른손과 왼손을 구분하며 작업해 왔다. 그에게 왼손으로 그리는 행위는 수고한 오른손에게 휴식과 일탈을 주고자 함이며, 어린시절 완고한 아버지로부터 왼손 사용을 저지당했던 편치 않은 기억의 연결고리다. 그럼에도 왼손으로 작업을 한다는 것은 부모의 강요를 포함한 아카데미 교육, 문화적·예술적 관습에 대한 저항이자 내재된 디오니소스적 기질을 소환하는 시도인 셈이다. 

사실성을 획득하는냐 못하느냐, 강박적인 것과 자유롭고 본능적인 것, 순종과 저항. 오른손과 왼손 작업의 구분은 역설적인 양면을 간직한 작가에게 특별한 방법론으로 작동하고 있다.

훈련된 오른손으로 그린 작업은 소위 잘 그린, 아카데믹하게 사실적으로 통제되고 구조적으로 조작된 화면을 만들어 내고, 서투른 왼손으로는 못 그린 그림, 결핍과 저항의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하지만 왼손의 사용은 서투르지만 즉흥적이고 폭발력이 있어 회화적이고 자유로울 수 있다는 강점을 갖는다.

여기서 반전은, 윤 작가가 왼손 작업을 지속적으로 하다 보니 점점 그리는 행위가 익숙해지고 테크닉이 늘어 잘 그리게 되는 부작용 아닌 부작용을 낳았다는 점이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양손 사용을 시도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에게 또 다른 차원에서 작가의 한계를 드러내고 한 번 더 밀어붙이는 도전이다. 잘 그린다는 기술력의 의미에 대해 재고해보고, 양손의 조화 또는 부조화를 교차 경험하게 하며, 대립 속 긴장과 충돌의 에너지를 고스란히 작업에 담아낸다. 

그러면서도 한 화면에 기술력의 차이를 드러내기보다는, 왼손과 오른손이 지닌 회화적 강점들을 혼합시키고 있다. 즉, 왼손과 오른손의 차이를 넘어 자유로운 조작이나 호방한 통제라는 충돌 속에 합의될 수 없는 기묘함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윤상윤 작가의 새로운 시도와 그의 작품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전시 <유벤투스 Juventus>는 다음달 25일까지 이어진다.

▶전시소개

ㆍ전시명 : 윤상윤 작가 개인전 <유벤투스 Juventus>
ㆍ전시장소 : 씨알콜렉티브 CR Collective
ㆍ전시기간 : 2021.08.10(화)~09.25(토)
ㆍ관람시간 : 화~토/오후 12시~오후 6시 
ㆍ관람비 : 무료

[사진·자료=씨알콜렉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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