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9:47 (금)
[한부모가정] 코로나 공포… “아이 돌봐줄 곳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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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부모가정] 코로나 공포… “아이 돌봐줄 곳 찾습니다”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1.08.19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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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부모가족의 아이 돌봄 문제, 실직에 따른 생계문제 심각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픽사베이
@픽사베이

코로나19 확산세가 수도권은 물론 비수도권 지역에서도 거세지면서 정부는 현행 거리두기 체계에서 가장 높은 4단계를 수도권에, 비수도권에는 3단계를 적용했다. 수도권에서는 4단계가 6주째, 비수도권에서는 4주째 적용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내주부터 적용할 거리두기 단계를 이번 주 안에 결정할 예정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 후 육아문제로 골머리

코로나19의 확산세를 잡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나 홀로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 싱글대디들은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싱글맘’ 직장인 이모씨(36)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이 발표된 이후 지금까지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여섯 살 아들이 다니던 태권도학원이 거리두기 조치로 잠시 문을 닫았고, 긴급돌봄이 끝난 뒤 한두 시간 애를 맡아주던 곳이 사라지면서 아이가 집에서 혼자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게 됐다. 도우미가 필요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그는 친정어머니에게 도움을 청했다. 

이씨는 “확진자가 증가함에 따라 아이가 좋아하는 서점, 도서관도 못 가게 되면서 온종일 집에서 씨름하다 보니 아이도 지치고, 육아를 해주시는 친정 엄마는 엄마대로 힘들어 하신다”고 말했다. 

프리랜서인 문모씨(35)는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하던 일을 90% 가까이 줄였다. 5세 아들을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기로 하면서 육아 비중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감염 확산이 줄어든 지난 5월 아이를 다시 어린이집에 보내고 일을 늘렸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된 이후부터는 아예 대부분의 시간을 아이와 함께 집에서 보내고 있다. 

문씨는 “일 때문에 피치 못하게 나가야 할 사정이 생기면 시어머니의 도움을 받고 있다”며 “돌봄 서비스는 아무래도 남의 손에 맡기는 것이라 감염이 걱정돼 이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육아지옥’ ‘육아우울증’ ‘육아감옥…아이 맡길 곳 여의치 않아 스트레스↑

@맘편한세상
@맘편한세상

이처럼 코로나19로 3040 부모들의 돌봄 부담이 커졌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육아지옥’ ‘육아우울증’ ‘육아감옥’을 호소하는 젊은 부모들의 글을 쉽게 볼 수 있다. 

서울시 동부권직장맘지원센터와 서남권직장맘지원센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접수된 돌봄 관련 상담은 510건으로 전년 동기(30건)에 비해 17배 증가했다. 아이를 돌보기 위해 직장을 쉬는 부모도 많아졌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민간 부문에서 육아휴직을 한 노동자는 6만205명으로, 작년 동기보다 12.5% 증가했다. 학부모들은 학교도 학원도 갈 수 없는 아이들의 학업 공백까지 떠안았다. 맘카페 등에는 육아 스트레스로 가정불화까지 생겼다는 글이 적잖게 올라오고 있다.

“코로나 극복? 엄마들의 희생으로 버티는 것”

@고용노동부
@고용노동부

코로나19 대유행 앞에서 3040 부모들은 자녀 양육에 비상이 걸렸다. 아이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다 보니 돌봄 문제를 가족끼리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휴직하고 싶어도 경력단절 때문에 할 수 없다’부터 ‘아이를 홀로 키우는 싱글맘이다보니 경제활동을 꼭 해야한다’ 등 여려가지 얘기가 나온다. 

초등학교 3학년, 1학년 두 자녀를 둔 직장맘 김모씨(43)는 싱글맘이다. 싱글맘이다보니 경제적 책임을 본인이 지고 있어 일을 해야 하지만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여의치 않아 파주에 사시는 친정엄마가 매일 딸 집으로 출근을 하신다. 

김씨는 “아이들이 방학이다 보니 집에 있는 시간이 대부분이고 한두 군데 다니던 학원도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되어서 하루 종일 집에 있다”며 “어린 아이들을 두고 출근할 수가 없어 친정엄마께 아이들을 부탁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님도 가게를 하시다보니 집에서 상주해주시는 것은 힘들어 아침 일찍 오셨다가 내가 퇴근하면 집으로 가신다”면서 “가까운 거리도 아니고 차타고 1시간 이상씩 매일 출근을 하셔야 하니 엄마가 무척 힘들어 하신다”고 덧붙였다. 

실직에 따른 생계문제 가장 심각

@포포맘 제공.
@포포맘 제공.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한부모 가구주의 절반가량이 실직 등 경제적 곤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한부모연합이 한부모 가구주 257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7.5%가 신종 코로나 사태로 인한 피해로 실직 등 경제적 위기를 꼽았다. 돌봄공백으로 인한 곤란이 26.7%, 생필품 구입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답변이 23.7%로 뒤를 이었다. 이 같은 결과는 한부모가구주의 나홀로 육아, 그로 인한 불안정한 고용상태와 관련이 깊다. 

2018년 여성가족부의 ‘한부모가족 실태조사’에서 한부모 가구주의 취업률은 84.2%에 달했다. 그러나 임시·일용근로자와 무급가족종사자가 각각 30.8%, 16.7%로 절반에 가까웠고,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않는 종사자수 1~4인 소규모업체에 근무하는 비율이 41.3%에 달하는 등 대부분 불안정 고용상태로 나타났다. 

국회입법조사처의 ‘한부모의 육아휴직 및 자녀돌봄휴가 별도 규정 마련 방안’에서도 “한부모 가정이 양부모에 비해 경제적 곤란 및 자녀돌봄 공백에 처할 우려가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한부모연합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다양한 신종 코로나 대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중위소득을 기준으로 한 복지정책에는 사각지대가 발생한다”면서 “154만 가구에 이르는 한부모가족의 아이돌봄 문제, 실직에 따른 생계문제가 정책에 꼼꼼하게 반영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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