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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키워드] 돈 없는 취준생은 웁니다…신조어 ‘무전무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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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키워드] 돈 없는 취준생은 웁니다…신조어 ‘무전무업’
  • 김주은 기자
  • 승인 2021.08.30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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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김주은 기자)

[사진=공유마당]
[이미지=공유마당]

1# 지방에 사는 취업준비생 A씨는 학원 수강과 취업 준비를 위해 신림에서 자취를 하고 있다. 부모님이 보내주시는 용돈을 취업 준비를 한지 1년이 되어가지만 합격의 소식은 번번이 A씨를 비켜간다. 월세와 생활비 외에도 학원 수강료, 인터넷 강의료 등 A씨가 한 달에 쓰는 돈은 100만 원이 훌쩍 넘는다. A씨는 부족한 스펙을 쌓기 위해 공모전 스터디에 참가하고 있지만 매번 부담하는 스터디카페 비용도 만만치 않다. 면접을 대비한 경제, 시사 상식을 쌓기 위해 인터넷 신문 구독을 고려했지만 한 달 구독료가 부담스러워 도서관에 비치된 신문을 읽는다.

2# 취업준비생 B씨는 오늘도 영어 성적을 올리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B씨가 희망하는 직업군의 특성상 높은 영어 성적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매달 응시하는 토익과 토익스피킹 응시료만 해도 토익 4만 8천 원, 7만 7천 원이다. B씨는 토익스피킹 학원 수강료를 충당하기 위해 고깃집 알바를 하고 있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해고됐다. 다른 알바 자리 찾기도 하늘의 별따기인 상황에서 학원 대신 인터넷 강의를 복습하며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 취업난이 계속되는 가운데 취업준비생의 상황을 빗댄 신조어 ‘무전무업’이 주목받고 있다. 무전무업이란 돈 없으면 취업도 할 수 없다는 뜻으로, 취업을 위한 자격증 취득이나 어학성적 등 스펙 쌓기 과정에서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상황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돈이 있으면 죄가 없고 돈이 없으면 죄가 있다는 표현인 ‘유전무죄, 무전유죄’와 닮아 있어 현재 취업 상황에 대한 냉소적인 시각이 깃들어 있다.

무전무업에 대해 많은 취업준비생이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플랫폼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취업준비생 820명을 대상으로 8월 18일부터 20일까지 모바일을 통해 진행된 조사에 따르면, 93.7%가 ‘무전무업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취업준비생 10명 중 9명이 무전무업에 공감하고 있다는 결과다.

무전무업에 공감하는 이유로 ‘자격증 공부 등 온라인·학원 수강료에 들어가는 비용이 커서’가 70.1%로 가장 많았고, 이어 ‘토익시험 등 자격 시험 응시료가 부담되서’가 53.9%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경쟁자들에 비해 내 스펙이 너무 부족한 것 같아서(37.1%)’, ‘코로나 이후 일자리 경쟁이 더 치열해진 것 같아서(37%) 등이 있었다.

취업준비 비용을 조사한 결과, 월 평균 약 44만 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2명 중 1명은 해당 비용을 알바로 스스로 마련한다고 답했다.

[이미지=잡코리아×알바몬]
[이미지=잡코리아×알바몬]

많은 취업준비생이 취업을 위한 비용을 알바로 충당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알바 찾기도 쉽지 않다. 알바를 하더라도 그만큼의 시간과 에너지를 알바에 쏟기 때문에 취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취업준비 기간만 늘어나는 악순환이 계속되기도 한다.

심각한 취업난과 스펙 쌓기 열풍은 이미 학자금 대출로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전에 빚을 지고 시작하는 취업준비생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 무전무업과 같은 맥락인 신조어 ‘청년실신’이 이를 뒷받침한다.

청년실신이란 ‘실업자’와 ‘신용불량자’의 앞 글자를 따 청년에 붙인 합성어로, 일자리가 없어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취업준비생을 이르는 말이다. 한국신용정보원 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금융채무불이행자(신용불량자)로 등록된 3명 중 1명이 10~30대다.

코로나19로 취업난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하는 정부와 지자체의 실질적인 청년 취업 지원 정책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이미지=공유마당, 잡코리아×알바몬]
[자료=잡코리아×알바몬 조사, 시사상식사전,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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