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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티끌이라도 모아보자…‘짠테크’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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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티끌이라도 모아보자…‘짠테크’ 열풍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1.08.30 1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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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부터 걸음수까지’ 다양한 앱테크 경험
전문가들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픽사베이
@픽사베이

 

“알뜰살뜰 아끼며 살아보겠다고 큰맘 먹고 결제한 건데 백만 원 가까이 잃게 생겼어요. 이대로 환불조차 못 받으면 어쩌나 매일 매일이 걱정입니다.”

과감한 할인 행사로 관심을 모았으나, 갑작스럽게 서비스를 축소해 환불 대란이 불거진 모바일 결제플랫폼 ‘머지포인트’ 사태 배경에는 이른바 ‘짠테크’가 있었다. 짠테크는 ‘짠돌이’와 ‘재테크’의 합성어로, 일상적인 지출을 최대한 줄여 저축·투자에 필요한 목돈을 마련하는 생활 방식을 뜻한다. 최근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생활고에 시달린 2030 세대 사이에서 짠테크는 큰 화제가 됐다. 그러나 포인트 판매를 돌연 중단하고 사용처를 대거 축소하는 일이 생기며 청년층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저금리시기에 한 푼이라도 모으려고 활용하기 시작했다”

@북스톤 제공.
@북스톤 제공.

취업 준비생 이씨는(24)는 동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틈틈이 한 리서치 기관이 운영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의 설문조사에 참여한다. 소비자 조사를 비롯해 각종 사용 후기 조사 등에 참여하고 건당 50원~2000원의 현금성 포인트를 받는다. 참여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1분 채 되지 않는데 포인트가 1만 원 이상이 되면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

이 씨는 보름 만에 45개 설문조사에 참여해 누적적립 1만3100원을 벌어 1만원을 통장으로 이체했다. 이씨는 “하루 최대 10분만 투자하면 1000원을 벌 수 있다. 조금만 노력하면 적게나마 용돈을 벌 수 있다”라고 말했다.

어린이집 교사인 민씨(35)씨는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한다. 그는 버스를 타고 퇴근하다 두세 정거장에서 미리 내려 걷는다. 걸음 수에 따라 금리를 달리 주는 적금 통장에 가입했기 때문이다. 걸음 수가 연 350만 보 이상이 되면 1.5%의 금리를 주게 되며, 기본금리 등 0.5%와 합하면 2.0%의 적금 금리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씨는 “1년 단위의 해당 적금 상품을 4년째 가입하며 우대 금리를 이용했다”며 “월 20만원 밖에 안 되지만 저금리시기에 한 푼이라도 모으기 위해 활용하기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짠테크’ 관심도 설문조사 결과, 30대가 74.2%로 가장 높아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제공.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제공.

가상화폐·주식투자 등에서 ‘일확천금’을 노리는 투자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는 가운데 ‘티끌 모아 태산’을 외치는 이들이 있다. 주로 투자의 원천이 되는 뭉칫돈이 필요하거나 원금 손실 위험이 따르는 투자를 꺼리는 사회초년생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방보다는 작지만 확실한 보상을 원하는 이들은 애플리케이션(앱) 상에서 얻을 수 있는 리워드(보상)를 통해 모으거나, 이를 활용한 금융상품에 가입하고 있다.

청년세대들이 짠테크족으로 변신한 이유로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불안감과 미래 불확실성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시장조사기업 ‘엠브레인 트렌드 모니터가 지난 5월 전국 직장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짠테크’에 대한 관심도를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30대가 74.2%로 가장 높았다. 이어 20대가 56.8%를 차지했으며, 40대가 36.8%로 그 뒤를 이었다. 짠테크를 경험하는 방식은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경험한 짠테크 방식은 ‘설문조사 참여로 적립금 받기(77.9%)’였다. 또 할인쿠폰과 기프티콘 등 ‘상품권을 활용’(65.5%)이나 ‘출석체크 이벤트로 포인트를 적립’(60.8%), ‘카드사 및 금융사의 포인트를 적립 및 교환’(59.4%) 등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짠테크’ 하려던 2030, 돈 잃고 마음 졸이고 있어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이런 가운데 문제점도 발생했다. 머지포인트는 포인트 결제 플랫폼으로 현금으로 머지포인트를 매입하면, 업체 측이 제휴를 맺은 대형마트·편의점·카페 등에서 포인트를 사용해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데, 이때 최대 20% 선불 할인권 지급 이벤트를 개시하면서 소비자의 눈길을 끌었다.

머지포인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특히 화제가 됐다. 일부 소비자들은 수십만 원 이상의 목돈을 머지 포인트로 교환해 할인권을 받은 뒤 대량 구매를 시도하기도 했다. 머지 포인트는 한때 어플리케이션(앱) 누적 가입자 100만명, 발행 포인트 누적 금액이 1000억원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난 11일, 머지 포인트를 운영하는 머지플러스 측이 포인트 사용처를 당분간 축소한다는 공지를 올리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포인트를 지불할 수 있는 업체 숫자가 급감하자, 피해를 우려한 소비자들이 대거 환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불황 버텨보기 위해 ‘알뜰 구매’ 택한 사람들 “내 돈 어쩌나” 

@우리은행.
@우리은행.

머지포인트 환불 사태의 피해자 중에는 2030 세대 청년층이 적지 않다. 이들은 머지포인트 할인권으로 ‘짠테크’를 하려다가 되레 돈을 잃게 생겼다며 분노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에서도 머지포인트에 목돈을 결제한 누리꾼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예비엄마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아이가 곧 태어나니 돈이 많이 들것 같아 생활비라도 아껴보려고 200만원 가까이 결제했는데 아직도 환불을 못 받고 있다. 이러다가 휴지 조각 되는 거 아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청년층이 짠테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으로 해석된다.

전문가 “당국이 감독 역할 제대로 해야 피해없어”

금융 전문가는 “머지포인트는 모바일 앱을 이용한 신개념 디지털 금융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며 “이런 서비스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도 금융감독원이 이에 대한 감독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 또한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 세상에는 절대 공짜가 없다”며 “머지포인트는 소비자 입장에서 매우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내놔 혹 할 수 있지만 너무 좋은 조건의 금융 서비스가 있다면 무턱대고 이용하는 것보다 소비자 스스로 의심하는 의식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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