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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산다] 결혼 안 하는 30대…남성 2명 중 1명은 ‘미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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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산다] 결혼 안 하는 30대…남성 2명 중 1명은 ‘미혼’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1.09.30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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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학자금 상환, 자동차 할부 등에 시달리다보면 결혼은 할 수 있을까?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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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들이 많은 요즘이다. 매체를 보면 행복한 가정과 결혼에 대한 이야기보다 불행했던 사연이나 복잡한 결혼생활에서 탈출하는 이야기가 더 눈에 띄고 주목받기 때문에 더 그렇게 보이는 면도 있겠지만, 최근 30대들은 결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 힘들게 졸업해 취직을 하고 나면 학자금 대출도 갚아야하고 내 집 마련을 위해 차곡차곡 적금도 부어야하는 등 해결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 이렇다보니 결혼 생각을 하지 않는 아니 생각할 여유조차 없는 30대들이 늘고 있다.

30대, 안정적인 상태가 되면 결혼 생각해 볼 것

기성세대는 결혼을 일종의 시작으로 보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을 어른이 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면, 청년 세대는 그 모든 것들이 다 갖춰진 후 결혼은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느낀다. 그러나 취업을 하고 간신히 독립을 하더라도 매달 내야하는 월세나 학자금 상환, 자동차 할부 등에 시달리다보면 완성은 언제 되는 것인지, 그 끝은 어디인지 회의가 들게 마련이다.

특히 주거 문제는 사실상 평생 소득으로도 온전한 집 한 채 마련하기 어려워졌고, 전세를 들어가도 매번 옮겨 다니면서 자산 격차만 늘어나는 현실에서는 결혼이나 육아 자체를 엄두조차 내기 어려운 게 현재 청년 세대들이 부딪힌 현실이다. 그러니 대부분의 30대는 “나이가 찼으니 결혼을 해야겠다가 아닌 결혼 후 육아를 책임질 수 있는 안정적인 생태가 되면 생각해 볼 것”이라는 답변이 많다. 

내 모든 인생을 희생하기 보단 내 삶을 즐기며 여유롭게 사는 것을 선택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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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박모(39)씨는 미혼이다. 30세의 끝자락에 있는 그는 30대 초반까지만 해도 결혼이 이렇게 늦어질꺼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군대 제대 후 복학해 열심히 공부했고 28세에 취직도 했다. 그러나 그는 직장생활을 하면 할수록 결혼에 대해 회의적인 생각이 들었다. 결혼한 동료들은 늘 책임감으로 어깨가 무겁고 아이들 교육문제 때문에 부부간에 다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주변 기혼자들을 보면 생각하는 것만큼 재밌게 사는 게 아니더라”면서 “늘 돈 때문에 골치 아프고 아이들 교육문제, 집안 대소사들 때문에 분란을 겪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님의 배경이 크게 없으니 내 집 마련은 스스로 해야 하는데 집값이 하늘을 찌르니 앞으로도 내 집 마련은 힘들지 않을까싶다”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니 결혼이라는 것을 해서 내 모든 인생을 희생하기 보다는 내 삶을 즐기며 여유롭게 사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30대 남성 중 절반이 결혼을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돼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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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30대 남성 미혼인구 비중이 처음으로 5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남성 중 절반이 결혼을 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2000년 10%대에 불과했던 30대 미혼인구 비중은 20년 만에 42.5%로 훌쩍 뛰었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표본)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일 기준 30대 남성 미혼인구 비중은 50.8%로 집계됐다. 인구주택총조사는 5년마다 실시하는데, 과거 2015년(44.2%)에 비해 6.6%포인트 올라 전체 성별·연령집단 중에서 증가폭이 가장 컸다.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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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여성 미혼인구 비중도 5.5%포인트 오른 33.6%를 기록하면서 30대 전체 미혼인구 비중은 42.5%로 나타났다. 이는 5년 전(36.3%)에 비해 6.2%포인트 오른 것으로, 전체 연령대 중에서 30대의 미혼인구 비중 증가폭이 가장 컸다. 

결혼 인식 변화로 혼자서 즐기는 소소한 행복이 필요해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결혼은 하나의 시작이며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모두에게 결혼은 연습 같은 것, 육아도 다들 낯설고 생경한 경험이지만 그렇게 배워나가는 것이라는 식의 기성세대적인 관념은 찾아 볼 수가 없다.

당장 인생 전체가 각종 할부, 빚, 이자, 온갖 리스크, 집을 얻는 건 점점 더 불가능해지는 일들로 점철되어 있는 이 시대에 청년 세대는 그런 위험을 굳이 감수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지금 가지고 있는 나름대로의 소소한 행복이나 취미생활 등을 빼앗길 것을 더 두려워한다.

한 결혼업체 팀장은 “요즘 30대들은 누구도 삶의 위험을 보장해주지 않는 각자도생의 시대라는 생각에 저마다 자기 안전을 스스로 지켜야만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며 “결혼은 적어도 그런 위험이 최소화되거나 극복된 상태에서나 가능한 것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미혼인구에서 15~19세를 제외하면 모든 연령층에서 이혼인구는 증가해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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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전체 인구 대비 미혼인구 비중은 2015년(31.3%)에 비해 소폭 줄어든 31.1%로 나타났다. 다만 이는 기혼인구 비중이 늘어서가 아니라, 저출산 영향으로 새로 혼인 연령대(15세 이상)에 진입한 15~19세 인구가 크게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정남수 통계청 인구총조사과장은 “미혼인구에서 15~19세를 제외하면 모든 연령층에서 이혼인구는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0세 이상 이혼인구 비중은 7.2%로 나타났다. 2010년 5.3%. 2015년 6.5%에 이어 오름추세다.

성별로는 남성(6.7%)보다 여성(7.7%)의 이혼인구 비중이 높았다. 교육정도를 살펴보면, 2015년에 비해 정규학교 졸업인구는 205만2000명 늘었고, 재학인구는 88만4000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재학인구 감소 역시 저출산에 따른 저연령층 인구 감소에 의한 것이다. 30세 이상 인구 중 대학이상 졸업인구는 2015년 38%에서 2020년 43.1%로 늘었다. 남성의 대학이상 졸업인구 비중은 58.4%(2010년)→56.3%(2015년)→55.2%(2020년)으로 꾸준히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여성은 41.6%→43.7%→44.8%로 늘었다. 이에 따라 성별 교육격차는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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