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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_도시락(樂)] 찰칵! 상상만을 포착해 감금(?)해버리는 놀라운 시선, '에릭 요한슨' 전 : 시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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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_도시락(樂)] 찰칵! 상상만을 포착해 감금(?)해버리는 놀라운 시선, '에릭 요한슨' 전 : 시즌 2
  • 양태진 기자
  • 승인 2021.12.30 1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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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속 '즐거운' 놀이문화를 찾아 떠나는 혼삶인들의 낭만 여행. 그 여정 내 출출함을 달래줄 '도시락' 한끼, 어떠신가요?

지난해, 예술의 전당을 수놓았던 '에릭 요한슨'의 'Impossible is Possibe'전을 '63아트 미술관'에서 다시 한 번 만나봤다. 당시의 놀라움과 아쉬움이 뒤섞인 공감의 포텐을 가감없이 터뜨려 보는 시간.

(시사캐스트, SISACAST= 양태진 기자)

누군가의 내면화된 상상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표현해 낼 수 있다면, 과연 어떤 형태로 구현해 내는 것이 별 부담 없으면서도 적절하다는 평을 얻어낼 수 있을까?

이미 영화를 비롯한 VR체험 및 홀로그램과도 같은 방식들은 '가상현실'이라는 미명 하에, 모두의 상상을 있는 그대로 구현하여 나름의 흡족한 평을 받아내고 있다. 하지만, 그 제작 과정에 있어 엄청난 품이 들어가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

글로 표현 가능한 소설과도 같은 과거 회기성 상상력 보존체? - 일명 책! - 는 또 어떠한가. 독자 스스로가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줌으로써 아직까진 사랑을 받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만큼 작가의 상상력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을 만한 소위 말하는 능력자(=독서인)의 수는 해마다 줄고 있는 현실이 아닌가.

 

 

이동하지 못하는 것들을 이동시킴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이거나, 이동 수단을 심히 어울리지 않는 배경 속에서 이동시키는 상황이란, 평소 고집스런 고정관념에 작은 일침을 가하기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들판에 지어진 집이 바퀴가 달려 원하는 곳으로 이사 가는 형국(상단)도 그렇고, 바닥에 깔린 돌들을 헤치고서라도 이동해 나아가야 하는 평범한 집이, 결코 평범해 보이지 않는 그런 모습(중간)도 그렇다. 더군다나 작은 나룻배 하나가, 물이 바싹 마른 잔디 위를 노저으며 나아갈 수 있다라는 행위(하단)는 그야말로 별 힘들이지 않고 상상할 수 있도록, 사진만의 특화된 형태를 잘 활용하고 있는 대표적 예라고도 할 수 있겠다.(사진=시사캐스트 ⒸErik Johansson)

그렇다면 여기 사진이라는, '순간 포착'의 요소를 지닌 케이스를 한 번 생각해보자. 작가의 상상을 하나의 이미지로만 구성하여, 그 이면과 이후에 일어나는 일들엔 별다른 품을 들일 필요가 없다는 점과 더불어, 보는 이의 상상력을 한껏 자극시킬 수도 있다라는 점에 있어선 결국 1석 2조의 효과를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닐지?

바로 이러한 특장점을 활용하여 작가 스스로의 관점에서 관객들을 끌어들이고 그 상상의 영역을 확장시켜주는 것이 '에릭 요한슨' 전의 핵심이라면 핵심인 것이기에, 본 칼럼이 직접 만나본 그의 몇몇 작품들을 통해 작가의 상상력에 다가서기 힘들었던 누군가의 초심이 지대한 관심으로 전환될 수 있기를 바란다.

자 여기, 상상의 나래를 함께 펼쳐볼 만한 사진 셋(문단 위)이 있다. 이들은 이동하지 못하는 사물인, 그중에서 집이라는 사물이 다소 특이하다. 원하는 지점으로 이사를 하고 싶다면, 몸만 갈 필요 없이 하우스를 이동시킬 수 있는 생각의 전환. 이는 이동수단인 배 또한 마찬가지다. 그 자연스런 이동이 육지 위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은 지면과 배의 마찰이 물처럼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전제가 우리의 상상 속 또 다른 놀라움을 자아낸다. 그 연유에 대한 의문을 품는 이들은 예외겠지만.(이과생들을 제외하고라도..) 

 

 

모든건 일면의 시각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다면화된 그 사물의 이야기가 녹아 있기에 그것이 모티브가 되어 자신만의 상상 영역이 행위로 드러날 수 있는 것. 
별을 관측하려는 이 사진 속 모델도 그러한 스토리 속에 녹아들어 있는 주인공일 것이다. 마치 밤하늘 속 별과 달들이 주인공 몰래 내려 앉아, 주인공을 관측이라도 하고 있는 상황 같은 것 말이다.(상, 하단)(사진=시사캐스트 ⒸErik Johansson)

이번 상단의 작품은 커다란 영상의 흐름으로 그 제작의 과정을 살짝 엿볼 수 있도록 해 놓고 있다. 직접 하늘 위 별들을 만져볼 수만 있다면.. 그런 바램을 뒤로 하고라도, 비싼 천체 망원경을 구입해 하늘을 관측하려던 주인공이 대략 난감한 상황을 맞이했다.

그 별들이 평소 눈에 보이던 크기로 땅 위에 떨어져 내린 것. 이를 알아차리지 못한 듯 보이는 사진 속 주인공(모델)을 통해 우리는 의식의 경계를 넘나들며 별이라는 것이 내포하고 있는 상식을 과감히 허물어 버림으로써 또 다른 세상을 구축해 냈다. 그것은 바로, 밤하늘의 별과 달들이 오히려 인간을 관찰하는 듯한 희한하고도 앙증맞은(?) 세상.

‘상상을 찍는 사진작가’ 에릭 요한슨은 1년에 8점 정도의 사진 작품을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아이디어 구상, 사진 촬영, 포스트 프로덕션 등의 전 작업 과정을 매우 정교하고 세밀하게 진행하기 때문이다. 즉, 그의 사진은 한순간에 포착된 단일한 장면이 아니라, 사전에 구상된 아이디어와 스케치를 기반으로 컴퓨터 그래픽으로 치밀하게 연출된 것이다.

 

 

평소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사물들을 다소 진지한 자세(?)로 뒤집어 보면, 다음과 같은 사진 속 상상에 공감할 수 있다. 공중전화에서 자신을 찾을 만한 전화를 기다리고 있는 개의 모습(상단 좌측)은 측은함을 넘어 진기함을 보여주고, 거대한 전선주들의 원천이 거대한 전자기타였을 줄은 과연 누가 알 수 있었단 말인가. 그 전선 한가닥 한가닥의 연주를 위해 또 커다란 피크를 들고 자신의 역할에 임하는 사진 속 모델은 기타라는 대형 오브젝트의 존재감을 상징화 하고 있다. (맥락 상 말이 안되는 것 같은 부분은 그냥 넘어가도록 하자. 본질에 대한 편안한 감상을 위해서.)(상단 우측) 식물원 어딘가, 온실 정원이 꾸려진 곳에서 한번쯤은 봤을 법한 공간이 한 거인 여성에게는 명상의 장소가 됐다. 생각과 뉘우침을 온실효과로 키워볼 요량이었는진 몰라도, 그녀만의 은신처 속 식물이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면 좋을 듯 싶다.(하단)(사진=시사캐스트 ⒸErik Johansson)

본 문단의 상단 사진들은 사실상 어떤 이야기의 흐름에 있어 한 부분을 차지할 수 있을 정도로, 공감이 넘쳐 흐르는 대상과 이미지를 선사하고 있다. 무언가를 기다리는 개의 모습이 공중전화 박스와 만나 또 다른 이야기를 떠올리게 하고, 거대한 전신주가 기타줄이라는 사실 아닌 사시은 누군가의 공감을 얻기란 대단히 어려워 보이긴 하지만, 그 이야기 속에 작가만의 추억과 아련한 생각들이 녹여져 있을 것임에 그 상상의 놀라운 구현력에 실로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는 것.

이 대부분의 사진들이 갖고 있는 특성을 면밀히 살펴보자면, 무엇보다 실감을 주제로 하였기에 실제 촬영으로서 모든 작업을 이루어 냈다는 점이 가장 놀라운 지점이다. 컴퓨터 그래픽만으로 모든 것을 현실 이미지화 시키는 요즘, 보다 쉬운 방법으로 작업물 들을 표현할 수 있을 법한데, 굳이 실제 촬영 물을 활용하여 그것을 조합해 낸다는 건, 무엇보다 이 여럿 작품들에 들어간 각각 촬영본들이 제대로 융합될 수 있기까지의 제 역할로 더욱 빛이 나는 건 아닐지 싶다.

 

 

다시 말해 '에릭 요한슨'의 작품은 평소 구상한 아이디어에 따른 스케치에 따라 여러 개의 공간과 사물을 별도로 촬영한 뒤, 이를 컴퓨터 상에서 수백 개의 레이어 이미지로 분리하여 보정하고 합성하는 여러 후반 작업을 거쳐 이루어진다고 한다. 스웨덴 출신의 '에릭 요한슨(Erik Johansson)'은 디지털 사진 기술과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한 21세기 초현실주의 사진 작가로 정평이 나 있는 인물이다. 해 뜨는 시각에 맞춰 아침을 밝히는 신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한 할아버지의 모습을 촬영한 이 작품은, 전시장에도 그 빛을 여는 오브제로 활용된 손잡이 스위치를 비치해 놓고 있었다.(상단) 그 작품의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전시장 한쪽에 마련된 영상 화면 속 영상물 스틸컷.(하단 좌우측)(사진=시사캐스트 ⒸErik Johansson)

기존의 촬영물과 새로운 촬영물이 융합된 성공작으로서 또 하나의 작품은, 낮과 밤이 한 장소에서 똑 갈라진 채, 한 조력자의 역할로 조정되는 순간의 포착이다. 마치 신과 같은 역할로 낮과 밤의 변화를 스위치 하나로 주도하는 이 모습이란, '에릭 요한슨'만의 상상력이 빛을 발하도록 하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순간의 놀라운 여운과 '에릭 요한슨' 만의 따뜻한 감성을 요령껏 감상하다 보면, 다음의 멘트가 잠시나마 닫혀 있던 우리의 좌뇌를 자극시키기도 하는데, 

 

"저에게는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나면 끝나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졌습니다. 셔터를 누르는 행위가 끝이 아닌 창조하는 과정의 시작임을 알고 싶었습니다."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상황들을 표현하는 데 있어, 조직 문화(Work Together)라든지, 교통 정체, 또는 아이디어, 그 밖의 실수로 점철된 상황들이 현실 밖에서 어루만져진다면 또 어떤 모습으로 표현될 수 있을지, 그런 놀라운 생각들의 모음, 네 컷. (사진=시사캐스트 ⒸErik Johansson)

한 조직 내에서 일을 추진해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듯한 계단형 이미지는, 푸른 초원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계단이 가장 밑바닥을 미는 인물의 노동력만으로 이동해가는 현실을 담아내고 있다.

이것이 실제 일어날 법도 한 상황일진 모르지만, 각 세 방향에서 모여든 차량이 서로 비켜달라는 제스추어로 멈춰있는 상황은 그야말로 종종 거리에서 목도될 수 있는 현실적 상황. 결국, 끝없이 이어진 차량 행렬로 결코 빠져나갈 수 없다라는 이 설정은 일상에서 겪을 수 밖에 없는 교통 정체로의 답답함을 상징화 하고 있다.

자는 동안 떠올리는 꿈 속 아이디어들은 실제 아이디어로 표현되는 오브제 중 하나인 전구를 통해, 가히 엽기적 상황으로 표현되고 있다. 이러한 놀라운 발상은 그 자체로 아이디어가 아이디어의 떠오르면 실제 현 상황이 된다면 어떤 모습일지 또한 그것들을 실제 눈으로 본 모델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놀라운 예측을 가능케 한다. 이 뿐만이 아닌 화병을 떨어뜨렸을 때 오히려 깨지는 건 사람의 팔일 수 있다라는 설정은 그것의 인과 관계를 떠나서 화병이 곧 사람이 인체가 될 수도 있지 않냐라는 자연스러운 상식 세계를 180도 뒤집어 놓고 있다. 조각난 팔을 이어 붙일 수 있는 의학기술도 함께 존재하고 있는 세상이기를 희망 할 뿐이다.

 

 

여행을 떠난다는 건 뭘까? 한때 동심 어린 호기심과 그 바람에 실려 곳곳을 여행하고팠던 그런 해맑은 상상처럼, 전시장 곳곳은 그런 분위기에 잠시나마 빠져들어 볼 수 있을 만큼의 희망이 존재하는 듯 했다. 늘 그래왔듯, 어린 시절에 꿈꿔봤음직한 일상 속 회상 중에, 작품 'Leap of Faith'은 경우는 풍선 하나로도 기쁨을 끌어 안은 채, 하늘을 날 수 있었던 옛 동심을 떠올려주기 마련. 누구라도 그런 때를 기억할 수만 있다면, 에릭 요한슨의 따뜻한 상상은 곧 선물처럼 전해질 지 모를 일이다.  참고로, 에릭요한슨은 이 모든 작품의 최종 완성본 뿐만 아니라, ‘BTS(Behind The Scene)’라는 제작 과정기를 자신의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유하고 있다.(사진=시사캐스트 ⒸErik Johansson)

특별한 여행지로의 출발을 알리고 나선 나비넥타이를 한 아이는, 그 출발선상에서 동심 속 세상이 비춰 낸 무모하면서도 당찬 모험심을 있는 그대로 상기시킨다. 그런 여행의 일환인지 모를 또 하나의 성인 여성이 비누방울 하나로도 멀리 떠날 수 있다라는 희망을 보여주는 상상 또한, 어린 시절 한 번쯤은 떠올려 봤음직한 그런 추억 거리를 가감없이 표현해 내고 있다.

풍선에 매달려 출근 하는 한 남자의 발걸음도,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지 않고는 감히 상상해 볼 수 없을 법한 그런 소재다. 먼 발치에 보이는, 다소 황당해 보일 법한 안갯속 세상이란 자칫 모호함과 그 이상의 신비감으로 고개를 갸우뚱하게 할지 모르지만, 그것이 빌딩 숲과 어우러진 현실 속 세상이었다면, 풍선도 존재할 수 없었지 않았을까라는 다소 긍정적인 자각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가 만난 에릭 요한슨 전의 사진들은 다소 모호하고 현실과 동떨어진 측면에서 볼 때, 필시 이해하기 어려운 점은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그 사진 속 면면을 들여다 볼 때, 그가 가진 창조적인 노력과 더불어, 사물을 대하는 순수함과 동심을 잃지 않는 자세는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열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 주고 있다. 

 

 

초현실주의(Surrealism)란, 1917년 시인 '기욤 아폴리네르'에 의해 처음으로 만들어진 용어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초현실주의 대표적 작가로는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와 ;호안 미로(Joan Miro)', '르네 마그리트(Rene Magritte)' 등이 있으며, 저널리스트 '로버트 크룰리치(Robert Krulwich)'는 에릭 요한슨에 대해 “그의 사진은 수많은 레이어로 완벽하게 조화된 정교하고 세심한 환상(meticulous fantasy)을 만든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러한 초현실주의의 세계관이 잘 묻어나는 위의 4작품 또한 사진과 미술의 형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사진=시사캐스트 ⒸErik Johansson)

'뫼비우스의 띠'로 유명한 초현실적 이미지를 활용한 그림과 사진 중, 일층과 이층이 계단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로 다른 중력의 영향력 아래 똑같은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는 상황은 절묘한 그림 표현 방식으로 놀라움을 선사하고 있다.

평행 우주가 바로 눈앞에 펼쳐진 듯한 이 구현은 에릭 요한슨 만의 사진 작품으로도 이어지는데, 사다리를 타고 오른 세상이 바다 위 수면 바깥의 현재 자신 보고 있는 또 다른 세상으로 이어지는 모습에서, 우리가 늘 궁금해했던 하늘 속 세상이 또 다른 지금과 같은 현실일 수 있다라는 가정을 상상케 하고 있다.

또한 다락방과 같은 공간 내 계단을 통해 바깥으로 나간 뒤, 그 안이 또 바깥이 되는 희한한 설정 또한 이와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그 밖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꿈을 다룬 영화 '인셉션' 내의 한 장면 처럼, 도로 위 차량과 행인들의 모습이 같은 시공간 아래 서로 다른 중력의 영향권 아래 있는 듯한 그 모습은 이전 언급된 작품들과도 맥을 함께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자연 속 산물과 현상들을 소재로한 '에릭 요한슨'의 작품 모음.(사진=시사캐스트 ⒸErik Johansson)

그러한 중력에 차이는 다음의 작품에서도 알 수 있는데, 나무를 자르기 위해 그 밑둥에 올라타 90도 꺾인 중력의 영향을 받는 모습은 그 순간의 놀라운 상황을 포착하고 있다. 바닷속 심연의 세상이 비를 내리고 있는 하늘로 둔갑한 현실 또한 더할 나위 없는 놀라움으로 감상할 수 있는 작품. 

이외에도 먹구름이 곧 바람막이가 되어, 작은 요트를 를 끌어당기고 있는 모습은 자연 속 주어진 요소들이 서로 다른 역할을 할 때면 어떤 상상이 가능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들이 이라 할 수 있다. 땅위의 집이 땅 밑의, 다시 말해 땅 속의 집으로 비춰 보이는 모습은 세상이 담고 있는 현실 가능 수준을 넘어서는 데 중점을 두고, 불가능이 현실화된 이미지로 새로 태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란 곧 '환상'에서 비롯될 수 있다라는 것을 관객 모두에게 각인 시키고 있다.

 

"이미지들을 제 상상 속 아이디어로 채우고 싶었고, 다른 세계로 통하는 창과 같은, 우리가 사는 세계와 비슷하면서도 왜곡된 세계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20세기 초현실주의 미술을 디지털 사진이라는 새로운 현대예술 형식으로 발전시킨 에릭 요한슨의 한국 전시는 이번에도 다양한 소품과 스케치들로 전시 관람의 재미를 더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또한, (주)피플리라는 업체의 인터랙티브 미디어 및 프로젝션 맵핑 기술로서, 미디어 스페셜 섹션에서는 에릭 요한슨의 위트와 재치를 만끽할 수 있도록 잘 유도하고 있다. 위이 작품은 모호한 계단 구조가 보여주는 초현실적인 작품 모음.(사진=시사캐스트 ⒸErik Johansson)

삶이란 풀리지 않는 영역으로도 이해 될 수 있는 만큼, 계단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또한, 어느 곳이 계단 지면이고, 어느 곳이 낭떨어지인지 알 수 없도록 오묘한 작품들도 눈에 띈다.

서로 비슷한 형식을 꾀하고는 있지만, 밑에서 올라오고 난 뒤 이런 상황을 난감해하는 모델과 더불어, 이미 꼭대기에 오르고 난 뒤의 모델이 그런 상황을 난감해 하고 있는 상황은 다소 작은 측면으로 대비되고 있는 재미진 구석이다.

 

"때로는 어린아이의 시각에서 마법이 일어날 것만 같은 공간을 구현하고자 했습니다. .. 저는 종종 인간이 세상과 환경에 미치는 어리석은 영향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야기를 담은 무언가를 창조해 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신비로운 세상 속 집들이 처해진 놀라운 상황들을 저만의 상상으로 한껏 구현해낸 작품들 모음. “상상력을 어떻게 구현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카메라나 포토샵 같은 도구가 주어졌을 때, 그것을 이용하여 어떤 새로운 형태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느냐가 중요하다. 지금은 인터넷이 예술을 민주화시켰다고 생각한다. 나의 작품이 이렇게 널리 퍼질 수 있었던 것도 인터넷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예술을 창조하고, 그것을 많은 사람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그의 말처럼, 놀랍고도 긍정적인 상상이 때마다 공유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사진=시사캐스트 ⒸErik Johansson)

거대한 폭포가 수많은 풀과 잔디 위에로 구성되어 있다면, 그 끄트머리에 아슬아슬 붙어있는 물레방아간은 무엇의 흐름을 원동력 삼아 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까? 이러한 다소 어지러운 상상은 또 다른 이해의 영역을 향해 우리의 이성을 침몰 시킨다.

말도 안 되는 기울기로 엿가락처럼 휘어진 채, 구부러진 도로 위의 집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그 집의 입구를 알 수 있게 하는 입 출입 가림막은 그 집을 지나쳐 입구로 들어서며 곧장 떨어지지 않을까 싶은 걱정을 예측해야 함과 동시에, 그 다음 작품인 철로 끝에 아슬아슬하게 위치한 조그마한 지면에 남은 거대 저택과 함께 놀라움과 더불어 약간의 스릴감 또한 제공한다.

이전 전시에서도 다뤘던 바 있는 골짜기에 원형 교각 처럼 이어 붙여진 집들의 구성도 어떤 연유로 지어진 집인지는 알 수 없으나, 마치 해리포터 이야기에 나올 법한 그런 마법사의 재미있는 스토리가 뒤엉켜 있을 법한 그런 오랜 집을 연상케 하고 있다.

 

 

스웨덴에서 태어나 체코 프라하를 주무대로 활동 중인 에릭 요한슨은 사진 촬영과 함께 어도비의 포토샵을 이용한 디지털 후반 보정작업을 통해 초현실주의적 사진 작품을 쏟아내고 있다. 그 중 또 다른 대표작들은 인간의 타고난 능력이 신이 벌인 것과 같은 놀라운 현상과 그밖의 기술력으로 발현될 수 있음에 그 무한한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사진=시사캐스트 ⒸErik Johansson)

구름으로 상징화 된 양털은 또 어떠한가. 실제 털 보다도 양 자체가 구름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이 가상의 설정과 더불어, 이 양들이 하늘 꼭대기에 올려 놓아질 수 있도록 양털을 다듬고 있는 친근한 할아버지 또한 나름 신격화 하고 있다. 

세상에 드리운 풍경이란 일종의 그림을 내걸어 놓음으로써 현실화될 수도 있다라는 이 상상력의 설정은, 기계 문명으로 조작된 그래픽의 세상을 넘어, 신비로운 마법 세계와도 같은 현장을 체험하는 듯한 놀라운 느낌을 주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빛이 나는 상상 영역 중 하나로, 거대한 멀티 쇼핑 센터가 공기 좋은 어느 외곽 지하도로 연결되어 있다라는 다소 실용적이기까지한 이 설정은, 먼 미래엔 필히 존재할 법도 한 그런 SF적 상상력을 가미하고 있다. 주인공 모델의 무표정 또한 먼 미래 속 쓸쓸한 도시의여운이 도시 외곽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라는 감상법으로 문명의 이기가 자연과 조화를 이룰 수도 있다라는 놀라운 성찰을 제기하고 있다.


이같은, 새로운 것들에 대한 상상과 바램은 누군가에겐 절실함으로 이해되지만, 누군가에겐 세상에 없는 것으로서의 비현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현실 너머의 세상이 존재한다고 믿는 이들이 존재하는 만큼, 그 믿음에 대한 자세는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의 필수 의식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질 좋은 상상과 더불어, 그것에 대한 올곧은 믿음 하나가 '희망'이란 단어를 제대로 설명해 주는 유일한 토대인 것처럼 말이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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