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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크맨의 카 라이프] 제네시스 전동화의 산뜻한 출발, 'GV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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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크맨의 카 라이프] 제네시스 전동화의 산뜻한 출발, 'GV60' 
  • 이병진 기자
  • 승인 2021.11.10 1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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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이병진 기자)

 

이름 뒤에 붙은 숫자에서도 알 수 있듯 GV60는 제네시스 라인업의 막내면서 전기차 라인업의 맏형 이다. 그만큼 중책을 안고 등장한 셈이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전기차 이미지를 본격적으로 알리고 냉정한 시장 반응에 적극적으로 대처도 해야 한다.

GV60는 출력과 구동 방식을 기준으로 나눠 세 모델로 등장했다. 모터 하나로 뒷바퀴를 굴리는 스탠다드 2WD(228마력)와 네바퀴굴림 방식의 듀얼 모터 구성인 스탠다드 4WD(318마력), 주행거리를 약간 희생하는 대신 운전재미를 키운 퍼포먼스 4WD(435마력(부스트 가동 시 490마력))가 그들이다.

시승 모델은 가장 화끈하고 값비싼 퍼포먼스 4WD. 7040만 원부터 시작하는 퍼포먼스 4WD의 1회 충전 주행 가능거리는 368km. 효율성 좋은 스탠다드 2WD보다 83km 짧다. 하지만 주행거리를 포기한 대신 아깝지 않은 출력과 운전 재미를 얻었다. 이름값을 제대로 한 셈이다. 

문 손잡이에 살포시 손가락을 대었다 땐다. 그리고 b필러 속 동그라미를 응시한다. 잠긴 문이 열리고 운전석에 앉아 지문인식 장치에 손가락을 올린다. 이제야 전원을 눌러 바퀴 달린 고가의 전자제품을 움직일 수 있다. 물론 평소 다른 차를 마주할 때처럼 스마트키를 지니고 문을 열고 전원을 켜 달리는 것도 가능하다. 

제네시스의 제대로 만든(개발 시작부터 전기차였고 뼈대도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 첫 번째 전기차 GV60는 최신 스마트폰같은 얼굴 인식과 지문 인식 시스템을 품고 등장했다. 현대차그룹에서 소개하고 있는 모든 장비들은 물론 세상에 없던 것들까지 끌어 모았다. 현대차그룹의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첫 번째 전기차인 덕에 더욱 더 살뜰히 챙기고 신경 쓴 흔적이 역력하다. 

첫 인상? 일단 사진보다 실물이 낮다. 사진 속 GV60는 작은 SUV 차체에 넘실대는 곡선들이 과하다 싶었다. 젊고 유연한 매력이 물씬한 대신 기존 제네시스가 보여 줬던 다소 보수적이면서 단호하고 고급스러운 맛이 옅었다.

하지만 실물은 트렌디하면서 동시에 역동적인 매력이 돋보였다. 전기차지만 커다란 엔진을 품은 듯 보닛을 두툼하게 키우고 양 끝을 부풀려 실제보다 차체가 크고 우람하게 느껴졌다.

21인치나 되는 크고 화려한 알로이 휠과 그보다 더 큰 휠 하우스, SUV지만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쿠페같은 지붕선, 해치 끝에 달린 커다란 립스포일러와 배기구처럼 치장한 디퓨저 등이 엔진 품은 쿠페형 SUV같은 매력을 발산했다.

막 등장한 제네시스의 막내 전기차는 젊은 감각을 무기로 제네시스 소비자 층의 나이를 낮추는 데도 한 몫 할 것이다. 디자인은 취향과 성향에 따른 호불호의 영역. 아무튼 사진보다 실물이 나아 다행이다. 

일단 시동, 아니지, 전기차니 전원을 켠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길다란 가로 패널 하나에 들어찬 계기반과 인포테인먼트 모니터가 잠에서 깬다. 더불어 화려한 조명으로 치장하고 센터터널 한가운데 박힌 커다란 유리 구슬이 180도 회전하며 변속 다이얼로 탈바꿈한다. 크리스탈 스피어라는 이름의 이 생경한 변속 다이얼 또는 특별한 실내 치장 아이템은 디자인과 기능이라는 두 주제를 훌륭히 섭렵했다.

다이얼이나 버튼 방식보다 막대기 변속기가 여전히 더 직관적이지만, 변속 시 손가락이 쏙 들도록 확실하고 고급스럽게 홈을 파놓은 크리스탈 스피어 수준의 구성과 디자인이라면 괜찮겠다 싶기도 하다. 

차체 바닥에 배터리를 깔아 설계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답게 시트 포지션이 다소 높다. 최대한 낮춰 앉아도 여유로운 머리 공간과 낮은 운전자세에 대한 갈증은 사그라들지 않는다. 하지만 덕분에 운전 시야는 넓고 시원해 다루기 수월하다. 가속페달에 무게를 더하자 스르륵 미끄러져 출발한다. 안전을 위해 인위적으로 설계한 가상사운드가 들리지만 그마저도 실내로 파고드는 양은 미미하다.

고요한 실내는 고속에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이중차음유리를 사용하고 주행 중 발생 소음을 줄이기 위해 반대 위상의 음으로 소음을 제어하는 액티브 로드 노이즈 컨트롤을 쓰는 등 고급 브랜드 전기차 다운 정숙성을 챙기기 위해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적당한 무게감으로 부드럽게 돌아가는 스티어링 휠은 날카롭고 예리하게 각도를 재단해 앞 코를 원하는 만큼 순간순간 재단한다. 무겁지 않지만 끈적하고 명징하게 반응하는 핸들링 감각이 퍼포먼스 4WD라는 이름에 제격이다. 승차감은 기본적으로 안락하고 묵직하다. 차체 가운데 가장 낮은 곳에 무거운 배터리를 품은 덕에 꾸준하고 일관되게 바닥에 달라 붙어 묵직하고 부드럽게 움직이고 가속한다. 2.1톤이 넘지만 담대한 출력은 운전을 즐기기에 차고 넘친다.

부드러운 하체 세팅의 큰 틀 안에서 단단함을 더해 승차감과 운전재미 사이의 미묘하지만 이상적인 범위를 넘지 않고 반응하고 움직인다. 주행모드는 스노, 컴포트, 에코, 스포츠, 개별 설정 다섯 가지. 효율성 추구 모드인 에코는 가속페달 반응이 둔하지만 과도하게 즉답적이고 예민한 전기차의 가속페달 감각이 부담스럽다면 에코 모드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컴포트와 스포츠 모드 사이의 느낌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 가속페달 응답이 좀 더 예민해지고 핸들링에 좀 더 날이 서는 정도. 운전 재미는 부스트 버튼을 누르면서 시작된다. 10초간 활성화되며 435마력에서 490마력으로, 70kg.m가 넘는 토크로 타이어를 태우며 달린다. 너무 화끈한 가속 탓에 볼 살 리프팅과 가슴이 몽글몽글 간지러워 진다. 그것도 너무나 안정적이고 자연스럽고 순식간에. 

GV60가 기존의 아이오닉5나 EV6와 어떻게 차별화를 꾀했을까 궁금했다. E-GMP라는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이라는 주재료를 공유하면서 제네시스만의 색을 과연 잘 살렸을까 우려도 했다. 우려는 불필요한 기우였다. 손과 눈이 잘 닿지 않는 부분에 쓰인 저렴한 플라스틱 소재나 뒷시트 암레스트의 애매한 위치 마감 등 아쉬운 구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묵직하고 부드럽고 정중한 승차감, 낮은 무게중심과 전기모터로 제어하는 네바퀴굴림이 선사하는 벼린 핸들링과 벼락같은 달리기 실력, 고급스러우면서 트렌디한 구성 등 전반적인 색과 감각에서 프리미엄이라는 단어가 주는 에너지가 물씬하다.

제네시스가 작정하고 만든 첫 번째 전기차 GV60는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젊은 층까지 외연을 넓히는 확장성도 품었다. 제네시스 전기차의 제법 산뜻한 출발이자 신호탄인 셈이다. 

 

자동차 전문칼럼니스트 크크맨(이병진)
자동차 전문칼럼니스트 크크맨(이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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