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03 19:43 (금)
[이현주의 룩 앳 피플] 꽃으로 물든 인생, 라운드미플라워 김정연 플로리스트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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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의 룩 앳 피플] 꽃으로 물든 인생, 라운드미플라워 김정연 플로리스트를 만나다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1.11.14 1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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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주 기자)

좋은 날 '이것'이 빠지면 되겠어?

꽃은 시간이 지나면 시들어버린다. 하지만 하루를 특별하게 장식하는 꽃은 블랙홀 같은 매력으로 사람들을 끌어당긴다.

꽃집 사장님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 연말연시가 다가오고 있다. 크리스마스, 졸업식, 입학식 등 기념일이 줄을 잇는 연말연시를 앞두고 꽃집 사장님의 머릿 속은 온통 꽃밭이다.

동네 곳곳에 꽃집이 들어서는 요즘, 개성있고 독특한 상품을 선보이기 위한 소리 없는 경쟁이 치열해졌다. 이러한 가운데 감성적인 디자인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곳이 있다.

평촌학원가에 위치한 '라운드미플라워'. 
김정연 플로리스트만의 트렌디한 감각과 열정이 살아 숨쉬는 곳이다.

찬바람에 꽃잎이 춤을 추는 초겨울 어느날, 하루의 시작과 끝을 꽃과 함께 하고 있는 김정연 플로리스트를 만나 향기 가득한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꽃에 마음을 담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꽃' 

김정연 플로리스트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꽃을 선보인다. 그녀의 손끝에서 탄생한 꽃다발에는 저마다의 사연이 담겨있다.

-"누구에게 어떤 의미로 꽃을 선물하시는지 먼저 여쭤봐요, 선물하는 고객님의 마음이 온전히 전해질 수 있도록 디자인을 구상해드리고 있어요."

단순히 꽃집에 들어가 '이거 주세요'가 아닌, 플라워 상품 제작은 고객과의 상담을 통해 이뤄진다. 

-"꽃 선물을 받고 행복한 이유는, '이 사람이 꽃을 고르면서 나를 생각했구나' 라는 걸 느낄 수 있기 때문이에요. 꽃다발을 제작하기 전에 선물받으시는 분이 좋아하는 꽃의 종류, 색상 등을 전해듣고, 이를 최대한 반영해 단 한 사람만을 위한 꽃다발을 만들어드리고 있어요."

이렇게 제 주인을 찾아간 꽃들은 하나같이 반응이 뜨겁다. 김정연 플로리스트는 정성을 다하는 만큼 감동이 커진다는 믿음으로, 지난 2016년 10월부터 라운드미플라워를 운영해왔다. 그녀와 꽃의 인연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저는 플로리스트 학과를 전공하며 꽃을 알아갔어요. 4학년 때는 졸업을 앞두고 플라워샵을 할지, 호텔 꽃꽂이를 할 지 진로를 결정해야 했어요. 저는 플라워샵으로 진로를 선택했고 교수님 추천으로 꽃집에서 실습을 하며 플로리스트라는 직업을 가까이서 접할 수 있었어요. 배우면 배울수록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이라는 확신이 들었던 것 같아요. 저만의 디자인으로 상품을 제작해 고객들에게 선보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자연스레 꽃가게 창업을 계획하게 됐어요."

어엿한 꽃가게 사장님이 되기까지, 그녀의 삶은 꽤나 바쁘게 흘러갔다.

-"처음에는 지인들과의 동업으로 시작하려 했어요. 창업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함께 알아보던 중 현실적인 이유들로 무산되어버렸죠. 그 때부터는 1인 창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했어요. 이전 준비 기간동안 알아본 정보들도 충분했고, 여러 노하우가 있어서 가게를 오픈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어요. 창업을 준비하는 기간은 약 3개월 정도였어요.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했던 건 부동산 자리를 알아보는 일이었죠. 정해진 예산 안에서 사람들과의 접근성이 우수한 목 좋은 곳을 찾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이 밖에 로고, 브랜드명을 제작하는 기본적인 준비들로 하루하루 바쁘게 지냈어요. 그런 시간들이 있었기에 라운드미플라워가 만들어질 수 있었죠."

꽃과의 깊은 인연이 새로운 인연의 물꼬를 트며 5년새 단골고객의 수는 점차 늘어났다.

-"라운드미플라워의 꽃을 마음에 들어하시고 기념일마다 찾아주시는 손님들이 있어요. 항상 감사한 마음이죠. 꽃을 찾아가실 때 '예쁘다', '감사하다'라는 말 한마디가 플로리스트에게는 정말 큰 힘이 되거든요. 고맙다는 그 말이, '선물하는 걸 도와줘서 고맙다'는 의미로 여겨질 때, 저도 같이 선물하는 느낌이 들고 일에 대한 보람을 느끼게 되죠."

꽃밭에서 늘 행복할 것만 같은 플로리스트의 삶.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그녀에게도 슬럼프는 찾아왔다.

-"25살 어린 나이에 꽃집을 운영하며 혼자 감당하기 힘든 부분이 많았어요. 다양한 사람들을 마주하다 보면 따뜻하고 호의적인 분들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어요. 그분들이 무심코 뱉은 말 한 마디가 비수처럼 꽂혀서 상처로 남을 때가 있더라고요.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는걸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위축되고 자존감이 많이 떨어지기도 해요. 정답이 없는 길을 걸어가면서, 여느 사람들처럼 저도 '이 길이 내 길이 맞나'를 거듭 고민하게 돼요. 물론, 그러다가도 라운드미플라워 꽃을 사랑해주시는 손님의 애정 어린 말 한마디에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힘을 내죠.

일적으로 힘든 부분은, 연말연시 같이 바쁜 시즌에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하겠다 싶을 때가 있어요. 이 때는 주문량이 많아서 다량의 상품을 제작해야 하는데, 혼자 하다 보니 마음처럼 되지 않더라고요. 또 시즌에는 새벽에 꽃 시장을 거의 매일가야 해서 체력적으로도 지치는 순간이 찾아와요. 그래도 손님들이 상품을 보시고 기뻐하는 모습을 볼 때 보상받는 기분이 들어요. 제작 가능한 수량이 있다보니 늦게 오신 손님들의 주문을 받지 못할 때가 있는데, 굉장히 속상하죠. 이럴 땐 '내가 좀 더 부지런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면서 저를 채찍질하게 되더라고요."

힘든 순간조차 그녀의 손에는 늘 꽃이 쥐어져 있었다. 

꽃집 사장님이라 하면 꽃밭에 앉아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직업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녀의 하루 일과는 이 같은 생각이 잘못된 편견임을 증명한다.

-"눈 깜빡할 새에 하루가 흘러가요. 보통 주 2회 정도는 새벽 꽃시장을 찾고, 가게에 출근해서는 소소한 일거리들을 끊임없이 해야 해요. 꽃 냉장고 물 갈아주기, 화분에 물주기, 흙먼지 닦아내기 등 기본적인 일부터 시작해 화환 발주 업무, 주문 상담, 꽃 제작 등 여러 가지 일을 매일 같이 반복하죠. 또 시즌에 맞춰 새로운 디자인 상품을 개발하는 일에도 많은 시간을 들이는 편이에요."

그녀의 바쁜 일상 속에서 라운드미플라워만의 차별화된 상품이 탄생한다.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기에 앞서 시장 조사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다른 꽃집의 상품들, 다양한 이미지 검색을 통해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어요. 그 후에는 저만의 스타일로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라운드미플라워만의 상품을 만들어 내죠. 특히 저는 집 꾸미는 것을 좋아해서 인테리어 소품에 관심이 많은데, 꽃을 활용한 인테리어 소품을 만들어 손님들의 반응을 살피고, 반응이 좋으면 제품으로 출시하고 있어요. 

또 저의 손글씨가 더해진 플라워상품도 라운드미플라워의 특화 상품이에요. 화분, 꽃바구니, 꽃다발에 손님이 원하시는 문구를 예쁜 손글씨로 적어드리고 있고, 리스, 엽서, 액자 등 다양한 형태의 캘리그라피 상품도 제작·판매되고 있어요."

현재 라운드미플라워에서는 겨울맞이 준비가 한창이다.

-"연말연시에는 기념일이 많이 몰려 있어서 지금부터 디자인도 구상하고 미리 제작해 보며 겨울 시즌을 준비하고 있어요. 또 기념일에 직접 만든 꽃을 선물하고 싶어하는 손님들도 더러 계셔서 1:1 원데이클래스도 함께 운영하고 있고요."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그녀의 일상에는 늘 향기가 맴돈다. 

-"꽃은 저에게 자식과도 같아요. 사실 마냥 예쁘기만 한 건 아니거든요. 때로는 저를 너무 힘들게 해서 쳐다보고 싶지 않을 때도 있어요. 제가 꽃에 무심해지는 순간 꽃은 시들어버려요. 하지만 제가 예쁘게 바라보고 관리해줄수록 꽃은 점점 예뻐지더라고요. 정말 자식같은 존재죠."

'보듬어 안아주다'라는 의미의 '라운드미플라워(Round me flower)'.
축하, 위로, 고백. 사람들이 꽃을 선물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그 안에는 상대의 행복을 바라는 공통된 마음이 있다. 

-"누군가의 마음을 따뜻하게 보듬어 안아주는, 그런 꽃을 선물해 드리고 싶어요."

짙은 향기가 가게 앞을 지나는 사람들의 코끝을 스치고, 오늘도 그녀의 자식같은 꽃이 여럿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렇게 꽃 향기가 퍼지듯, 김정연 플로리스트의 진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지고 있다.

[사진=시사캐스트/라운드미플라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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