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9:47 (금)
[집콕취미] 조용히 나를 돌아보는 시간, 손 글씨 필사
상태바
[집콕취미] 조용히 나를 돌아보는 시간, 손 글씨 필사
  • 김주은 기자
  • 승인 2022.01.13 09: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혼자 살거나 혼자 살지 않아도 밖에서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이 줄어든 만큼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늘어났다. 이 주체할 수 없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넷플릭스도, 유튜브도, 책도, 영화도 이제는 지겨워진다면 집에서 혼자 할 수 있는 집콕취미에 눈을 돌려보자.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주은 기자)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수원에 사는 직장인 박모 씨(31)는 야근이 많은 회사를 다니면서 정신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눈 뜨면 출근했다가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씻고 잠들기 바쁘다. 쳇바퀴 도는 일상에서 점차 무력감을 느껴갈 무렵, 지인의 추천으로 손 글씨 필사를 시작하게 됐다. “밀린 잠을 자느냐고 누워만 있던 주말 오후에 차분히 필사를 이어가다보니 지난 일주일이 정리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며 “필사를 하면서 나를 돌아보게 되었는데 현대인에게는 이런 시간이 꼭 필요한 것 같다”고 답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한지 3년차가 됐다. 일상회복은 아직은 멈춤 단계에 머물러 있어 사적모임이 계속 제한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시금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요즘, 다양한 취미 가운데에 손 글씨 필사가 ‘힐링 취미’로 주목받고 있다. 손 글씨는 말 그대로 ‘손으로 직접 쓴 글씨’를 말하며, 필사(筆寫)는 ‘책을 손으로 직접 베껴 쓰는 일’을 뜻한다. 책, 명언, 속담, 글귀, 서평, 기사, 시 등을 손으로 베껴 쓰는 것을 취미로 삼는 이들이 늘고 있다.

SNS 인스타그램에서 ‘#필사스타그램’으로 검색하면 약 4만8천 개의 게시물이 검색된다. 자신이 쓴 필사를 사진으로 찍어 공유하는 것이다. 유튜브에서는 필사하는 모습을 찍은 영상과 필사로 인해 느낀 긍정적인 변화를 설명한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엄마들 사이에서는 아이들의 국어교육을 위해 필사 습관을 들이는 것을 권장되기도 한다.

필사스타그램이 태그된 게시물.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필사스타그램이 태그된 게시물.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손 글씨 필사에 어떠한 장점이 있기에 사람들이 필사의 매력에 빠진 것일까? 우선 준비물과 준비과정이 매우 간단하다. 글씨를 쓸 수 있는 펜과 공책, 보고 베껴 쓸 문장이 있으면 된다. 집이나 카페, 공원 등 글씨를 쓸 수 있는 곳이면 어디서나 할 수 있다.

필사하는 사람의 의도와 취향에 따라 필사할 문장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어떤 분야의 지식을 얻기 위한 공부용으로 필사를 하기도 하고, 깨달음을 얻고 묵상하기 위해 성경이나 불경 등의 경서를 필사하기도 한다. 단순히 좋은 문장이나 속담, 글귀, 명언을 필사하거나 영화 및 드라마의 명대사, 시를 필사하는 사람도 있다. 자기 마음에 와 닿는 문장이라면 무엇이든 필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취미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또 손 글씨 필사는 직접 손으로 문장을 쓰는 과정에서 명상과 자기 성찰이 가능한 취미다. 손으로 쓰는 속도보다 생각하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일상 속의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는 데 좋다. 또 정제된 매끄러운 문장을 필사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그 문장력을 습득하고 맞춤법을 공부하게 되므로 글쓰기에도 도움이 된다. 목표한 분량의 필사를 쓰고 나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도 필사의 장점이다. 단순히 문장을 베껴 쓰는 행위에 치중하게 되면 ‘깜지’와 같은 노동이 되므로 글에 집중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집중력과 기억력이 향상되고 치매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손 글씨 필사를 할 때는 글씨체나 틀린 글자에 연연하게 되면 스트레스를 받는 행위가 되기에 그러지 않도록 주의한다. 손 글씨 필사를 처음 시작한다면 읽기도 쓰기도 쉬운 시집이나 짧은 서평, 명언과 같은 글귀로 도전해보면 좋다. 짧은 단편소설이나 에세이, 자기계발서도 필사를 시작하기 좋은 책이다. 책을 읽다가 좋은 문장을 발췌해서 쓰거나 필사가 익숙해지면 책 한 권을 통째로 필사하는 것에 도전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자료=서울시교육청 월간소식지 ‘지금서울교육’, 커뮤니티]
[시사캐스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