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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바닥이 대체 어디야?” 곡소리 쏟아지는 코인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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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바닥이 대체 어디야?” 곡소리 쏟아지는 코인판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2.01.27 1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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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픽사베이
@픽사베이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곡소리가 이곳저곳에서 울려 퍼지고 있다. 대표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가격은 사상 최고가 대비 절반 수준으로 하락한 가운데 ‘가상화폐의 겨울’이 닥쳐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전문가 사이에서 나오고 있어서다. 

시가총액 규모가 가장 큰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은 1월 27일 현재 3만5956달러 안팎에서 거래 중이다. 지난해 11월 기록한 역대 최고가인 6만8990달러와 견주면 반토막이 난 셈이다. 또 다른 주요 가상화폐인 이더리움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현재 1이더리움 당 2300달러에 거래되고 있지만, 지난해 11월 5000달러를 넘보던 최고가와 비교하면 절반 이상 몸값이 하락했다. 

가상화폐 투자자 중에선 지난해 9월부터 비트코인 상승랠리에 올라탄 투자자가 적지 않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세를 기록한 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사상 첫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프로셰어, 인베스코에서 각각 비트코인 선물계약을 기반으로 만든 ETF 상품들은 뮤추얼 펀드 규칙에 맞게 설계돼 투자자 보호 조치가 충분하게 마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여러 금융회사가 가상화폐 관련 ETF의 승인을 요청했지만 SEC는 불안정성과 시장가격의 조작 가능성, 투자자의 손실 위험성 등을 매번 이유로 거부했다.

비트코인 최근 6개월 가격추이.
비트코인 최근 6개월 가격추이.

실제로 SEC는 지난 10월 ‘프로셰어스 비트코인 스트레티지 ETF’와 ‘발키리 비트코인 스트레티지 ETF’를 승인했다. 가상화폐의 제도권 진입이라는 상징성이 부각되면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화폐 가격이 널뛰었다. 아울러 연말 주식시장의 분위기마저 좋지 않자 너도나도 코인 투자에 나섰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가격 붕괴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악재는 여럿이었다. 먼저 SEC가 현물 기반의 비트코인 ETF의 출시 승인을 잇달아 거부했기 때문이다. 가상화폐 채굴 2위국인 카자흐스탄에서도 악재가 터졌다. 정부의 액화석유가스 가격 급등에 반대하는 대정부 항의 시위가 발생하며 인터넷이 전면 차단됐기 때문이다. 

또 세계 3위 가상화폐 채굴 국가인 러시아에선 러시아 중앙은행이 보고서에서 암호화폐 채굴·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미국에서도 정부가 이르면 다음 달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규제 전략을 발표할 것이란 보도가 나오고 있다. 메타 플랫폼(옛 페이스북)이 자체 개발 중인 가상화폐 ‘디엠’(Diem)이 각국 규제 당국의 반대에 부딪혀 자산 매각을 추진하는 단계에 다다랐다는 외신의 보도도 가상화폐 몸값의 하락을 주도했다. 

@픽사베이
@픽사베이

무엇보다 가장 큰 악재는 시중의 유동성이 급격히 줄어들게 생겼다는 거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중심으로 한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악화했다. 

특히 연준은 3월 기준금리 인상과 맞물려 대차대조표 축소에도 나설 기세다. 대차대조표 축소는 연준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을 팔아 시중의 달러를 거둬들이는 통화긴축을 의미한다. 멈춰있던 금리인상 시계가 다시 돌아가고, 연준이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하면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같은 위험자산을 버리고 안전자산으로 피난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지금 당장 가상화폐 투자에 물려있는 투자자들이다. 당장은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저가 매수에 나서는 물타기 전략을 쓸 수도 없다. 지난해 말부터 주식계좌에 있던 시드머니를 가상화폐에 옮겨 투자한 강지훈씨(45‧가명)는 “현재 40%가량 손실이 난 상황”이라면서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가상화폐 종목이 속절없이 하락하고 있어 대응을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가상화폐 시장 전망을 밝게 점치는 전문가도 많지 않다. 메타플랫폼(옛 페이스북)의 전(前) 가상화폐 책임자 데이비드 마커스는 SNS에 “최고의 사업가들이 더 좋은 회사를 만드는 것은 가상화폐의 겨울 동안”이라며 “지금은 토큰(가상화폐) 가격을 올리는 대신 진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다시 집중할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BNP 파리바의 자회사인 리서치 업체 라텔리에의 나디아 이바노바 최고운영책임 역시 시장이 지금 냉각기에 있다고 진단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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