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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모든걸 보여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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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모든걸 보여주겠다”
  • 박지순 기자
  • 승인 2008.05.21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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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가수 조용필 데뷔 40돌

‘국민가수’ 조용필(59)이 올해로 데뷔 40주년을 맞았다. 그는 오는 24일 서울 잠실올림픽주경기장을 시작으로 전국 20여개 도시에서 40주년 기념콘서트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연다. 8월에는 미국 LA와 뉴욕에서도 공연할 계획이다.

킬리만자로의 표범은 조용필의 1985년 작 8집 앨범 수록곡이기도 하다. 40주년 콘서트 타이틀이 ‘킬리만자로의 표범’인 이유는 그 가사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 산정 높이 올라가 굶어서 얼어 죽는 눈 덮인 킬리만자로의 그 표범이고 싶다...거센 폭풍우 초목을 휩쓸어도 꺾이지 않는 한그루 나무 되리. 내가 지금 이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은 21세기가 간절히 나를 원했기 때문이야.’

조용필은 40년간 가수로서 온갖 영예를 다 누렸지만 오래전부터 쉽지 않은 고독한 길을 걷고 있다. 다른 가수들이 대중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공중파 방송에 의존할 때 그는 방송을 떠나 무대로 나갔다. 방송을 처음 떠났을 때, 무대에 선 조용필을 낯설어 하는 팬들이 많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진가는 드러났다.

지난해 12월 40주년 공연의 서막이라 할 성남 아트센터 공연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조용필은 ‘가수 조용필’이 아니라 ‘방송인 조용필’이 되지 않기 위해 방송을 떠났다고 말했다.

조용필이 방송을 떠난 지 20년 가까이 되는 지금 돌이켜 보면 그가 진정한 뮤지션이자 아티스트로 동료 가수와 평론가 그리고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와 존경을 받는 이유를 알 수 있다.

방송이라는 제약된 공간에서는 그의 음악적 이상을 펼칠 수가 없었을 것이다. 조용필이 원하는 장비와 연주는 팬들과 함께 호흡하는 무대에서만이 가능했던 일이다.

‘내가 지금 이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은 21세기가 간절히 나를 원했기 때문이야’ 이 구절이야말로 조용필 40주년 공연의 의의를 가장 정확히 표현하고 있다.
 
21세기가 가장 원하는 가수는 바로 조용필이었다. 23년 전에 이루어진 조용필의 선언이 40주년이 되는 2008년 현실이 되고 있음을 생각할 때 그의 철두철미한 장인정신에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

‘40주년’이라는 말을 들으며 시간을 역산해 196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용필이 대중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을 1976년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부터다. 그렇다면 68년부터 76년까지 8년의 시간 동안 조용필은 어떤 활동을 했나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말하자면 조용필의 ‘원시시대’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는 조용필의 나이 19~27세까지다. 가요제에 출전해 수상을 하기도 하고 서울과 부산의 유명 나이트클럽에서 밴드 생활도 했다.

몸담았던 밴드만도 3~4개에 이른다. 잠시 동안의 유명세도 탔고 직간접으로 참여한 음반도 3~4장 되지만 전반적으로 무명에 가까운 시절이었다.

이 시기 동안 조용필은 라디오 방송에서 흘러나오는 비틀즈와 롤링스톤즈, 엘비스 프레슬리의 음악을 들으며 손수 악보를 그려 곡을 연구하고 반복해서 연습했다.

음반도 구하기 힘들고 악보 역시 접하기 힘들어 귀로 듣는 즉시 악보를 그려낸 것이다. 오랜 동안의 무명생활이었지만 그 시절 이미 ‘21세기가 가장 원하는 가수’가 될 뿌리가 내려지고 있었던 것이다.

오는 24일은 40년 전 탄탄히 내리기 시작한 뿌리가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은 조용필의 모습을 만천하에 드러내는 자리가 될 것이다. 40주년 공연을 기다리고 있는 지금 50주년에서의 조용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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