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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년 동전은 ‘귀하신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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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년 동전은 ‘귀하신 몸?’
  • 박지순 기자
  • 승인 2008.05.21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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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원·100원 발행 갯수 고작 10만개 그쳐

매주 토요일 점심 때 쯤 되면 청계천 동묘 주위의 벼룩시장에 사람들이 모여든다. 방송국 소품실의 온갖 진귀한 물건들이 죄다 나온 듯한 장터 분위기를 연출하는 이곳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구경거리가 있다. 바로 화폐상이다.

지금은 발행되지 않는 고 화폐부터 빳빳한 현행 지폐도 일련번호가 특이하다거나 두 개나 연이어 붙어 있다는 등의 이유로 화폐상의 한 켠을 차지하며 화폐 수집가들의 발길을 멈춰 세운다.

화폐 수집에 관심을 갖다 보면  한국은행의 동전 발행량 통계를 살펴보며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발견할 수 있다. 1970년대 이후 유통된 동전의 종류는 1원, 5원, 50원, 100원 네 종류이고 1982년에 500원 동전이 발행되기 시작해 현행 동전의 종류는 모두 다섯 종이다.

매해 동전의 발행 수량은 경제 상황에 따른 수요에 따라 변동이 있긴 하지만 많게는 1억 개 이상일 때도 있고 일반적으로 천 만 단위다. 매해 발행수량을 체크하다 보면 유독 눈에 띄는 년도가 있다. 1981년이다. 그 해에는 당시 발행 동전인 1원, 5원, 10원, 50원, 100원이 똑같이 10만 개 생산됐다.

의문이 아닐 수 없다. 동전 10만 개는 개수 면에서는 물론이고 액수에서도 국가 전체의 경제 규모를 놓고 보면 무의미한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왜 꼭 1981년이라는 시점에 10만 개의 동전을 발행해야 했는지 미스테리라는 생각이 든다.

1973년에는 1원과 5원을 발행하지 않았고 1975년과 1984년에는 5원과 10원, 1986년에는 1원과 5원을 역시 발행하지 않았다. 이상의 예와 같이 동전이 전혀 발행되지 않은 해가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1981년에 굳이 10만 개라는 극소량을 발행해야 했나하는 의문이 계속 제기될 수밖에 없다.

속설에 의하면 1981년에 동전을 발행하면서 제조과정에 실수로 금이 들어가 10만 개만 찍고 발행을 급하게 중단했다거나 같은 해 취임한 전두환 전 대통령이 12대 대통령 취임을 기념해 동전에 금을 집어넣어 10만 개만 찍었다는 설 등이 있다. 대표적인 두 속설의 공통점은 금이 등장한다는 데서 흥미롭다.

이 속설들에 대해 고화폐상 ‘옛날 돈’(수원시 팔달구 남문 소재) 원권희 대표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근거 없는 헛소문”이라고 일축했다. 한국은행 화폐국 관계자도 주화 제조과정은 엄격한 통제를 거치기 때문에 ‘금 삽입설’은 일절 가능성이 없다고 본지에 확인해 줬다.

1981년 발행 동전 중에서도 10원과 100원이 화폐 수집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데 원 대표는 현재 개당 1만 2천 원 선에 거래된다고 말했다. 초 희귀 동전의 경우 개당 1백 만 원을 호가하는 것도 있어 1만 2천 원 선이 그리 고가는 아니라고도 말할 수 있다.

그러나 70년대 이후 발행돼 현재까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동전의 대부분이 액면가 그대로의 가치만 유지하고 있다는 점과 비교하면 1981년 10원과 100원 동전은 100배가 넘는 ‘엄청난’ 값어치를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원 대표는 1981년 동전에 얽힌 재미있는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수집 대상 화폐의 가치를 결정하는 3요소는 첫째가 희소성, 둘째가 상태, 셋째가 인기도라고 설명 한다.

이 중 상태와 관련해서는 단연 미사용품이 사용품에 비해 가치가 높은데 심지어는 단 한 번 손 때가 묻기만 해도 가치가 10분의 1로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1981년도 발행 동전은 극소량만 발행된다는 소문이 미리 퍼져 몇몇 화폐 수집상들이 동전을 ‘싹쓸이’해 절대 다수가 미사용으로 현재까지 남아 있어 미사용품보다 사용품이 오히려 더 고가에 거래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기자가 확인한 바에 의하면 1981년 발행 10원, 100원 동전은 국내 몇 명 정도의 수집상이 독점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 화폐상이 다량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거래가가 올라가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소문도 청계천 일대에서 확인했다.

그러나 원 대표의 견해는 달랐다. 국내 화폐 수집가는 대략 3만 명 정도로 추산되는데 수집가의 대부분은 1981년 발행 10원과 100원 동전을 한 개씩은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집할 사람들은 수집을 다 했기 때문에 시간을 기다린다고 거래가가 올라갈 전망도 밝지 않다는 반대의 입장을 보였다.

기자가 확인한 바에 의해도 1981년도 100원의 거래 가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1만 원 내외에서 소폭의 변동이 있었을 뿐이다.

1981년 발행 10원과 100원 동전이 화폐 가치를 결정하는 세 번째 요소인 ‘인기도’가 급상승해 초 희귀 아이템 반열에 오르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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