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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기업TALK] hy, 야쿠르트 안고 유통전문기업으로 '힘찬 날갯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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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기업TALK] hy, 야쿠르트 안고 유통전문기업으로 '힘찬 날갯짓'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2.03.06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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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주 기자)

"야쿠르트 아줌마, 야쿠르트 주세요~ 야쿠르트 없으면, 요쿠르트 주세요~" 

출처를 알 수 없지만 어린시절 친구들끼리 장난삼아 부르던 노래다. 이제는 추억을 되새김질할 만큼 20여 년이라는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렇게, 한국야쿠르트(현 hy)의 역사도 시간의 흐름을 타고 길게 뻗어왔다.

hy는 1969년 한국야쿠르트유업이라는 명칭으로 설립됐다. 

1969년은 정부의 축산 진흥정책으로 우유 생산량이 크게 늘었지만, 생산 처리 능력이 부족해 버려지는 원유가 늘어나던 시기였다. 버려지는 우유를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 지 고민하던 윤쾌병 교수(당시 건국대 축산연구소장)는 '특수 유산균 음료'에서 그 답을 찾는다. 윤 교수는 그의 친척인 윤덕병 회장에게 함께 할 것을 제안하고, 합심한 두 사람은 한국야쿠르트유업을 설립한다.  

하지만 그 때 당시 일본에서는 시로타 미노루 박사가 개발한 특수유산균 음료 야쿠르트의 보급률이 10%를 넘어선 상태였다. 한국야쿠르트유업은 일본야쿠르트에 3년간 판매액의 3.5% 로열티를 주는 조건으로, 유산균 발효 기술을 도입하게 된다. 그리고 1971년, 서울에서 처음으로 국내산 야쿠르트 판매가 시작됐다.

이 때 윤 회장은 '야쿠르트 아줌마(현 프레시 매니저)'를 통한 방문판매 전략을 도입해 경쟁력을 강화했다.

빠른 속도로 발효유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고, 야쿠르트는 발매 첫해 760만 병 판매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500억 병이 판매되며, 식음료 업계 단일 품목 최다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야쿠르트가 프로바이오틱스 기능성 식품으로 인정되면서, 한국야쿠르트는 프로바이오틱스를 기반으로 한 제품 라인업을 확장해가기 시작했다.

한국야쿠르트유업은 1996년 회사 이름을 '(주)한국야쿠르트'로 변경한 후, 25년 만인 지난해 3월 'hy'로 사명을 다시금 바꿨다.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사명, 한국야쿠르트는 확실한 변화를 예고했다. 

hy, 유통전문기업으로 날개를 펼치다

지난 2020년, 한국야쿠르트는 온라인몰 '프레딧(Fredit)'을 오픈하며 종합 유통 기업으로의 전환을 시도했다. 프레딧은 유제품, 건강기능식품, 가정간편식(HMR), 신선식품을 비롯해 생활용품, 유아용품, 화장품까지 판매되는 온라인 유통채널이다. 

미래를 위한 초석을 다진 한국야쿠르트는 지난해 3월 식음료 기업의 이미지를 벗고, hy라는 새로운 사명 아래 종합식품·유통전문기업으로서 정체성을 새롭게 확립하게 된다.  

새로운 길을 연 지 어느덧 1년, 변화에 따른 성과는 있었을까.

지난해 프레딧 매출액은 7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이는 2017년 대비 10배 늘어난 수치다. 프레딧 회원수도 100만 명(1월 기준)에 달한다. 

이러한 성과에는 타당한 이유가 있었다. 당초 자사 제품만 판매하던 프레딧은 2020년 12월 개편 이후 타사 유제품, 친환경 생활용품 등으로 판매 품목을 다양화했다. 현재 프레딧에서는 1200여 개 품목이 판매되고 있다.

또 hy는 기업 간 거래(B2B) 사업 확장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는, 프레딧 입점 없이 일정 배송 수수료를 지불하면 프레시 매니저 배송을 이용할 수 있는 '프레딧 배송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자체 물류 시스템이 없는 중소기업이나 신선식품 배송을 원하는 업체 등 잠재 고객의 범위를 넓혀가는 중이다.

hy에 날개를 달아준 장본인은 다름 아닌 '프레시 매니저'다. 야쿠르트가 생소하던 시절, 야쿠르트 아줌마(현 프레시 매니저)는 직접 발로 뛰며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알렸다. 야쿠르트를 접한 소비자들이 늘어날수록 기업은 성장을 거듭했다. 

1971년 41명으로 시작해 현재는 1만1000명에 달하는 프레시 매니저가 전국에서 활동 중이다. 창립 이래 기업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방문판매 활동만은 50여 년간 변함없이 이어졌다.

2014년 냉장기능이 탑재된 탑승형 카트 '코코'를 도입하며 보다 효율적이고 편리한 방문판매 활동이 가능해졌다. 개선된 업무환경 속에 기업의 성장을 견인해 오던 야쿠르트 아줌마는 2019년 기업 창립 50주년을 맞아 '프레시 매니저'라는 새로운 명칭을 얻게 된다.

그동안 방문판매 전략으로 경쟁력을 강화해 왔지만, 최근 비대면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hy는 방문판매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하게 됐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B2B 제휴 배송 사업이 프레시 매니저의 수익성을 보장하는 방안으로 제시됐다. 자체 물류 배송망을 갖춘 hy는 프레시 매니저의 수익을 높이기 위해 '프레딧 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 실제 B2B 배송 수익은 모두 프레시 매니저에게 돌아간다.

hy가 배송 사업을 확대하면서 '친환경 소형 배송'도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택배 물량 증가로 늘어난 포장 폐기물과 배송 과정에서 배출되는 매연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적된다. 하지만 프레시 매니저가 모는 '코코'는 냉장 기능이 탑재돼 포장을 최소화할 수 있어 포장 폐기물이 비교적 적고, 전기차 특성상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아 환경적 측면에서 효율적이라 할 수 있다.

한편 hy는 유통전문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물류 시스템 첨단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물류 플랫폼을 활용, 주문부터 배송에 이르는 전 과정을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충청남도 논산 동산일반산업단지 내 논산물류센터가 착공에 들어가며, 물류인프라 확장을 예고했다. 해당 물류센터는 2만4793㎡ 규모에 자동화 시설을 갖추고 있어 하루 처리 물량이 20만 건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류센터는 내년 5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업들은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시대에 맞게 변화를 거듭한다. hy도 식음료 기업에서 유통전문기업으로 변화를 시도, 과감한 투자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hy의 열린 경영 마인드는 기업 성장의 촉진제다. 자사 제품만을 고집했다면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었을 터, hy는 판매망을 타사에 개방해 물류사업을 빠른 속도로 확장해 갔다. 또 시대흐름에 맞게 친환경, 물류첨단화 등을 주도하며 지속가능한 성장의 길을 찾아가고 있다.

유통전문기업으로서 날개를 편 hy가 힘찬 날갯짓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시사캐스트]

[사진=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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