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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토크] 코로나 끝 ‘이제 정상 출근하라’ vs ‘예전과 같은 출근은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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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토크] 코로나 끝 ‘이제 정상 출근하라’ vs ‘예전과 같은 출근은 No’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2.04.21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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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에도 자율근무제를 허용하는 회사로 이직하고 싶어”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픽사베이
@픽사베이

지난 18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공식적으로 끝나자 2030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아쉽다’라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재택근무를 통해 새로운 일상을 갖게 된 이들에게 출근은 달갑지 않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임모씨(32)는 “재택근무를 하면서 출퇴근 때에는 할 수 없었던 헬스를 시작했고 사진 동아리에 가입해 사진도 배우고 있다”면서 “이제 슬슬 출근 얘기가 나오기 시작하는데 재택근무가 가능한 회사로 이직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밝혔다.

직장인들 ‘회식보다는 야근이 더 낫다’

직장인들로 구성된 익명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서도 재택근무 종료를 아쉬워하는 반응이 많았다. “이제 다시 출근하려고 하니 막막하다. 코로나가 끝나도 재택근무를 하라고 하면 얼마나 좋을까”, “만원 지하철을 탈 생각하니 벌써 답답하다”, “출근하면 다시 상사들의 눈치를 보는 생활이 시작될 텐데 걱정이다” 등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출근뿐 아니라 회식에 대한 거부감도 적지 않다.

한 직장인 누리꾼은 “지난주 처음으로 정상 출근을 했는데 저녁에 회식하자는 말에 기운이 빠졌다”며 “거리두기가 정말 그립다”고 말했다. 또 ‘야근 많이 하는 직장이 낫다 vs 회식 많이 하는 직장이 낫다’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직장인 응답자 39명 중 과반은 ‘야근이 회식보다 낫다’고 답했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중요해’… 재택근무 가능한 직장으로 이직할 것

@퓨리서치 제공.
@퓨리서치 제공.

외국계 금융회사를 다니는 김모(33)씨는 최근 헤드헌터의 이직 제안을 거절했다. 현재 재직 중인 회사보다 높은 직급과 연봉을 제시받았지만, ‘전일 출근’이 조건이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현재 회사는 코로나19 이후에도 자율근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며 “연봉이 20~30% 올라도 재택근무를 포기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회사에 매일 출근할 때는 몰랐는데 재택을 하다보니 내 시간을 충분히 활용하면서도 회사 일에 충분히 매진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진정한 워라벨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인터넷 게임 회사에 근무 중인 금모(38)씨는 최근 회사의 재택근무 종료 방침에 이직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 금씨는 “지난 2년간 재택근무를 하면서 아이들과 시간을 많이 보낼 수 있어 좋았다”며 “아내도 아이들도 아빠가 재택근무하며 집안일을 함께하고 시간을 같이 보내는 것에 매우 만족하고 있어 재택근무를 계속 허용하는 기업으로 이직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MZ세대 ‘웰빙’ ‘워라벨’이 보장되는 회사를 선호해

@직방 제공.
@직방 제공.

코로나19의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전환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근무환경을 둘러싼 기업과 직원 사이의 갈등도 커지고 있다. 대다수 기업이 업무효율성을 이유로 직원들의 사무실 출근 시점을 타진하자 그간 재택근무에 익숙해진 직원들이 노골적인 반감을 표출하고 있다. 최근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사이에서는 업무 못지않게 ‘웰빙’, ‘워라벨’에 우선순위를 두는 문화가 강해 일부 우수 인재들은 아예 ‘재택근무 여부’를 최우선 입사 조건으로 내세우기도 한다.

마케팅 회사에 다니고 있는 정모(29)씨는 “재택근무를 하면서도 무리 없이 업무를 수행해왔다”라면서 “온종일 한 사무실에서 다 같이 근무하고 다 같이 점심 먹는 문화가 잘 맞지 않았는데 재택근무를 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서인지 업무에 더 집중할 수가 있다”고 밝혔다.

직장인 78% “팬데믹 이후에도 재택근무하고 싶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출근과 재택을 병행한 하이브리드 근무 도입 등 ‘업무 환경의 대전환’ 검토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재택근무에 익숙해진 직장인을 중심으로 사무실 출근에 부정적인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이런 흐름은 해외에서도 포착된다. 최근 미국 여론조사업체 퓨리서치가 재택근무 중인 직장인 5,88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재택근무자의 78%가 ‘팬데믹이 끝난 뒤에도 재택근무를 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는 1년 전(64%)에 비해 14%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특히 개인의 삶을 중시하는 MZ세대의 반발은 상당하다. 이들에겐 팬데믹 2년을 거치면서 삶의 중요도가 승진과 성공에서 건강 및 가족, 여가로 더 옮겨갔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가 발표한 ‘2022 워크 트렌드 인덱스’에 따르면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직장인의 53%는 일보단 웰빙을 중시하게 됐다고 응답했다.

탄력적인 재택근무는 일의 효율성을 높여준다는 의견이 많아

반면 기업들은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택근무로 떨어진 업무 효율성을 다시 높이기 위해서는 재택근무가 아닌 정상출근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매출 100대 기업을 조사한 결과, ‘코로나 상황이 해소되면 예전 근무 형태로 돌아갈 것’이라는 답변이 56.4%로 나타났다. CNBC에 따르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미국 대표 IT기업들이 잇달아 재택근무제를 철회하기 시작했다.

구글은 지난 4일부터 직원들이 1주일 중 사흘은 회사에서 근무하도록 제도를 정비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월 말 본사가 있는 워싱턴주와 실리콘밸리 사무실을 다시 열었다. 애플은 지난 11일부터 본사를 개방해 직원들이 1주일에 한 번은 회사에 출근하도록 했다. 미국 노사 컨설팅업체 로버트해프의 메건 슬러빈스키 컨설턴트는 “직원들의 절반은 재택근무제가 폐지되면 이직을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며 “탄력적인 재택근무는 일의 효율성을 높여준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라고 말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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