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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넷플릭스 실적 쇼크…암울한 OTT 시장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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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넷플릭스 실적 쇼크…암울한 OTT 시장의 미래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2.04.25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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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픽사베이
@픽사베이

넷플릭스의 올해 1분기 실적 발표는 충격적이었다. 구독자 수가 20만명이나 감소했다. 넷플릭스의 가입자 수가 줄어든 건 올해 1분기가 처음이다. 불과 지난해 4분기만 하더라도 신작 영화와 드라마 등을 대거 출시하며 828만명 가입자를 추가했다. 당초 넷플릭스는 올해 1분기에 250만명의 구독자를 추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월가 역시 270만명의 가입자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가입자 수가 줄어들면서 실적도 신통치 않았다. 1분기 매출은 78억7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0% 증가했지만, 시장의 예상치를 하회했다. 시장은 79억3000만 달러를 예상했었다. 1분기 순익은 16억 달러를 기록했다. 2021년 1분기 기록한 17억1000만 달러에서 감소했다. 넷플릭스는 주주에게 보낸 서한에서 “넷플릭스의 수익 성장이 상당히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는 가입자가 감소한 이유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들었다. 러시아에서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유럽 지역에서 70만명의 가입자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측은 계정공유 정책이 가입자 성장을 방해했다고도 설명했다. 넷플릭스는 여러개의 기기에서 하나의 계정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일부 가입자 사이에서는 요금을 분담하기 위해 이 시스템을 활용 중이다. 넷플릭스는 최대 1억 가구가 공유 암호를 통해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넷플릭스 주가 추이. [자료=구글금융]
넷플릭스 주가 추이. [자료=구글금융]

구독료 인상도 악영향을 미쳤다. 올해 초 이 회사는 북미 지역 가입자의 월 구독료를 1~2달러씩 올렸다. 올해 1분기에 이 지역에서 60만명의 고객이 넷플릭스 구독을 해지했다. 애플TV 플러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다른 스트리밍 업체가 성장하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신규 가입자 감소의 한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더 큰 문제는 이게 일시적인 부진이 아니라는 거다. 넷플릭스는 올해 2분기에 최대 200만명의 가입자가 이탈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코로나19의 영향력이 약화해 경제가 회복 단계에 진입하더라도 과거처럼 가파른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지난해 12월까지만 하더라도 주당 600달러를 웃돌던 이 회사 주가가 지금은 300달러 안팎 수준으로 반 토막이 난 것도 이런 전망 때문이다. 

실제로 넷플릭스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 2년 동안 크게 떨어졌다. 패럿애널리틱스에 따르면 2020년 1분기와 2022년 1분기 사이에 전 세계적으로는 55.7%에서 45.2%로, 미국에서는 52.4%에서 42.4%로 감소했다.

디즈니 주가 추이.[자료=구글금융]
디즈니 주가 추이.[자료=구글금융]

광고 없는 OTT 전략을 고수하던 넷플릭스는 광고를 붙인 저가 요금제 도입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게임 등 새 먹거리 확보에도 열중하고 있다. 계정 공유 시스템도 바꿀 계획이다. 이미 일부 국가엔 새 요금제를 출시했다. 계정 공유 가입자를 대상으로 추가 요금을 부과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넷플릭스는 이들 국가에서 동거하지 않는 계정 공유자를 최대 2명까지 추가할 수 있는 대신 요금을 더 내야한다. 부과되는 요금은 칠레 2.97달러, 코스타리카 2.99달러, 페루 2.11달러다. 넷플릭스는 이들 3국에서 요금제를 시험한 뒤 다른 국가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차별화한 콘텐트로 이용자를 끌어 모으겠단 국내 OTT 서비스에도 좋지 않은 신호다. 국내 OTT 서비스 대부분은 적자 폭을 키워가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티빙의 영업손실액은 약 762억원으로 전년도 약 61억원에서 1149% 가량 급증했다. 같은 기간 웨이브와 왓챠의 영업손실액은 약 558억원, 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30%, 60% 증가했다.

이들 사업자가 적자 운영을 계속하는 이유는 콘텐츠 투자 비용을 늘리고 가입자 수를 늘려 언젠간 흑자로 전환하겠다는 건데, 그러려면 관련 시장이 계속 성장해야 한다.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가 되면 아무리 투자를 해도 새로운 고객의 유입을 기대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OTT 업계 관계자는 “그간 넷플릭스의 성공 방정식을 쫓던 OTT 서비스들은 이제 다른 경영 전략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면서 “앞다퉈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고 있지만 단기간에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 거라 장담하는 업체는 한 곳도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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