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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포커스] 냉랭해진 공모시장…대어 쏟아지는 하반기는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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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포커스] 냉랭해진 공모시장…대어 쏟아지는 하반기는 다를까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2.04.29 2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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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픽사베이
@픽사베이

공모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상장을 위해 수요예측을 실시한 22개의 일반 기업 중 8곳이 희망범위의 하단이나 하단 이하에서 공모가를 결정했다. 현대엔지니어링, 대명에너지, 보로노이 등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결과를 받아든 기업들은 공모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철회 이유로 “수요예측 결과, 기업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대만큼 시장의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는 거다.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했는데, 그 계획이 틀어진 기업도 있다. 대표적인 게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다. 상장시 기업가치가 7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점쳐지던 컬리는 지난 3월에야 뒤늦게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하반기에나 증시에 입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올 상반기 중 상장을 목표로 했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역시 아직까지 예비심사를 청구하지 않았다. 이 회사는 기업가치 10조원을 넘어서는 기업공개(IPO) 시장의 대어로 꼽히고 있지만, 상반기 상장 계획은 물 건너간 상황이다. 심사청구 이후 실제 상장까진 적어도 4개월 이상이 걸린다. 

2021년 공모시장 현황. [금융감독원]
2021년 공모시장 현황. [금융감독원]

지난 1월 LG에너지솔루션이 국내 IPO 시장의 역사를 새로 쓰면서 증시에 입성했을 때랑은 분위기가 딴판이다. 당시 LG에너지솔루션 기관 수요예측에선 1경5000조원이 넘는 돈이 몰렸고, 일반투자자 청약에서도 114조원에 달하는 청약증거금이 들어와 흥행 대박을 터트렸다.

이 때문에 지난해 공모시장의 뜨거운 열기가 2022년에도 이어질 거란 전망이 쏟아졌다. 금융감독원의 ‘2021년 IPO 시장동향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89개 기업이 IPO로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모은 자금은 19조708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코스피와 코스닥의 IPO 기업은 각각 14개와 75개, 공모액은 각각 16조3658억원과 3조3426억원으로 나타났다. 70개 기업이 4조5426억원을 모은 2020년과 비교해 공모액이 333.9% 뛰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일진하이솔루스, 선진뷰티사이언스, 모비릭스 등을 포함한 15개 회사는 상장일 공모가의 2배로 시초가가 형성된 뒤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마감하는 ‘따상’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카카오페이 등 시장의 관심을 끄는 종목들이 줄줄이 증시에 입성했다.

그만큼 개인투자자의 공모주 시장 참여가 활발했다. 개인투자자에 대한 신규 상장주 배정 한도가 25% 이상으로 상향 조정되고 균등배정 방식이 도입되며 대규모 IPO에 훨씬 더 많은 청약 증거금이 유입됐기 때문이다.  

코스피 추이. [구글 금융]
코스피 추이. [구글 금융]

올해 상반기엔 시장 분위기가 냉랭해진 건 증시 상황이 나빠서다. 전쟁 불안으로 가파르게 오르는 물가와 미국의 금리 인상 압박 속에서 코스피가 수개월째 2600~2700선의 ‘박스피’에 갇혔다. 

올해 들어 10조원 넘게 주식을 팔아치운 외국인투자자의 거센 매도세 속에 연초 3000선을 넘봤던 증시는 10% 이상 하락한 상황이다. 지난 4월 28일 기준 외국인이 코스피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1.12%로 1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2009년 9월8일(31.0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때문에 코스피 대형주인 삼성전자와 네이버 등이 신저가를 갈아치우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하반기엔 공모시장의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SK쉴더스가 곧 증시에 입성하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5월 3일부터 4일까지 국내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진행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고, 9일과 10일 일반투자자 청약을 받는다. 상장예정일은 같은 달 19일이다. SK스퀘어의 자회사인 SK쉴더스는 사이버보안업체 SK인포섹이 물리보안업체 ADT캡스를 흡수 합병해 출범했다. 

이 회사의 핵심 사업인 사이버 보안 사업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연 평균 16.4% 성장을 달성했다. 압도적인 국내 1위 사업자다. 위협 급증, 정부의 사이버 보안 관련 정책 강화, 사이버 보안 기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 집중 등이 강력한 성장 모멘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 전체가 부진한 흐름이긴 하지만 개별기업의 성장성을 따지면 언제든 자금이 유입돼 흥행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하반기엔 더 많은 기업들이 상장을 예고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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