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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이슈] 루나·테라가 뭐길래…쪽박 찬 코인 투자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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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이슈] 루나·테라가 뭐길래…쪽박 찬 코인 투자자들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2.05.16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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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픽사베이
@픽사베이

코인 시장에 곡소리가 나고 있다. 이 시장의 대장주인 비트코인은 지난 4월만 하더라도 5000만원대에 거래가 됐는데, 5월 중순 들어 3000만원 후반대로 밀린 상황이다. 알트코인 대장주 이더리움도 상황은 비슷하다. 300만원 중후반에서 거래되던 이 가상화폐는 현재 270만원대로 내려앉고 말았다. 

코인 시장에 투자심리가 얼어붙게 된 건 메이저 알트코인 루나와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USD(UST)의 연쇄적인 폭락 사태 때문이다. 지난 달 말까지 10만원을 웃돌던 루나는 이달 들어 시세가 폭락하기 시작했고, 15일 현재는 0.1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1달러에 고정돼 거래됐던 UST 역시 0.1달러 선까지 밀렸다.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경우 루나와 UST 현물 거래를 중단했다. 고팍스, 업비트, 빗썸도 순서대로 루나를 거래소에서 퇴출시키기로 결정했다.

비트코인 시세 추이.[구글갈무리]
비트코인 시세 추이.[구글갈무리]

루나와 UST는 사실상 가치가 전혀 없는 휴짓조각이 됐고, 글로벌 가상화폐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하락 폭이 깊어지면서 코인 ‘뱅크런’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CNBC방송에 따르면 12일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에서 하루 만에 2000억 달러(약 258조원) 이상이 증발했다. 테라와 루나를 만든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최고경영자(CEO)는 실패를 인정했다. 권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내 발명품(루나·UST)이 여러분 모두에게 고통을 줘 비통하다”며 사과했다. 

UST는 스테이블코인 중 하나로, 한 개당 미국 1달러와 가치가 연동돼 있다. 가상화폐 시장의 가장 불안한 불확실성을 줄이고 달러와 연동돼서 1달러로 늘 유지가 된다는 뜻이다. 이 가치를 떠받치는 게 루나라는 코인이었다. UST가 1달러보다도 밑돌면 루나의 발행을 소각하는 방식으로 UST의 가격을 끌어올리는 방식인 것이다. 그렇다 보니 둘 중 하나의 가격이 움직이면 다른 하나도 영향을 받게 된다. 

그런데 지난 8일부터 UST의 매도 물량이 대거 나오면서 가치가 1달러 아래로 떨어졌고, 테라가 루나를 끌어내리고 다시 루나가 테라를 끌어내리며 두 코인이 동반 폭락한 것이다.

여기에 국내 테라폼랩스 법인이 해산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투자자들의 신뢰도를 크게 하락했다. 테라폼랩스코리아 법인의 등기를 조회하면 지난 4월 30일 진행된 주주총회결의에 의해 법인이 해산됐음을 알 수 있다. 

투자 유의종목으로 지정된 테라.[코인원 갈무리]
투자 유의종목으로 지정된 테라.[코인원 갈무리]

외신은 루나와 UST 폭락 사태를 두고 ‘죽음의 소용돌이’라고 묘사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모든 것이 무너졌다”며 “UST가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세계에서 애정의 대상이었으나 죽음의 소용돌이로 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미국 의회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이날 하원 청문회에 참석해 “가상화폐 가치의 급격한 하락에 대응해 추가적인 연방정부 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의회도 대응에 나섰다. 상원 은행위원장 셰러드 브라운 의원은 11일 테라USD 사태 관련 성명을 내고 의회와 감독 당국 차원의 규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브라운 의원은 “이런 복잡한 상품은 미국인이 어렵게 번 돈을 위험에 빠뜨리게 하고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 전체가 흔들리다보니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는 가격 급락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투자자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원금 회복만 되면 좋겠다” “모든 재산을 투자했는데 휴지조각이 됐다” “어떻게 하루만에 90% 넘게 떨어질 수가 있냐”며 패닉에 빠져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이번 하락을 저가매수의 기회로 삼을 수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시장이 크게 하락한 만큼, 언젠간 반등할 거란 전망이다. 하지만 시장의 전문가들은 더 큰 하락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코인 시장이 하락한 이유가 루나 폭락 사태 때문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 인상 방침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가 위축됐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위험자산 기피 현상이 심해지며 시장 전체가 경직된 상황이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가상화폐 산업 전반의 신뢰가 무너졌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투자자들의 시장 이탈이 심화할 가능성이 크고, 이제 시장 전체가 침체기를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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