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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포커스] 엔데믹 시대, 근무제 어떻게 해야 직원들 안 떠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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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포커스] 엔데믹 시대, 근무제 어떻게 해야 직원들 안 떠날까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2.06.14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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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픽사베이
@픽사베이

재계가 엔데믹 시대 근무 제도를 둘러싸고 혼란에 빠져있다. 엔데믹 전환에 따라 일상 회복을 준비하면서 대면 접촉이 늘어나서 근무제도를 전환하려는데, 방법과 시점을 정하는 게 쉽지 않아서다. 

지난 5월 30일 카카오는 새 근무방식인 ‘메타버스 근무제’를 발표했다가 직원들 반발에 부딪혔다. 원격 근무하던 직원에게 7월부터는 ‘주 1회 의무 출근’ ‘근무 중엔 음성채팅 연결 필수’ 등을 요구하는 내용이 골자다.

장소에 상관없이 가상의 공간에서 동료와 항상 연결돼 온라인으로 가능한 모든 일을 해 나가는 근무 방식이다. 텍스트, 음성, 영상 등 적절한 수단을 사용해 동료와 협업할 수 있다. 직원이 선택한 장소에서 자유롭게 근무하되 음성채널에 실시간으로 연결해 소통하겠다고 했지만, 직원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자율성을 해치고 직원을 지나치게 감시하는 근무제라는 거다. 이에 카카오는 직원들의 반발을 수용해 근무제 일부 원칙을 수정하기도 했다. 

반면 순조롭게 근무제를 전환한 회사도 있다. 대표적인 회사가 네이버다. 네이버는 오는 7월부터 직원들이 사무실 출근과 원격 근무 중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하는 새 근무제 ‘커넥티드 워크(Connected Work)’를 도입한다. 반기에 한 번씩 직원 스스로 상황에 맞게 근무 방식을 정할 수 있는데, 근무 형태에 따라 주 3일 이상 사무실에 출근하는 타입 O와 원격근무를 기본으로 하는 타입 R로 구분했다. 

코로나19 업무환경 인식 변화.[자료=사람인]
코로나19 업무환경 인식 변화.[자료=사람인]

같은 원격근무제인데도 내부 반발이 적었던 이유는 이 회사가 새 근무제 도입을 앞두고 직원 47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이를 기반으로 근무제를 설계했기 때문이다. 

자유로운 근무제도를 도입한 기업은 또 있다. 직방은 지난해부터 대표와 임원을 포함해 전 직원이 메타버스 협업툴인 메타폴리스로 출근해왔다. 본사로 사용하던 사무실을 폐쇄하고 전면 원격근무 제도를 도입했다. 이 오피스엔 현재 아워홈과 에이아이에프(AIF) 등 20여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부터 서울 신도림, 경기 일산·분당 등 3개 곳에서 거점형 업무공간 스피어의 공식 운영을 시작했다. 이를 적극 활용해 근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본인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공간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근무 제도를 활성화해 자율과 성과에 기반한 기업 문화를 더욱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카카오 오피스.[사진=카카오]
@카카오 오피스.[사진=카카오]

이처럼 많은 기업들이 엔데믹 전환에도 사무실 출근을 강요하지 않는 건 원격근무의 효율성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원격근무에 익숙해진 직원들의 불만도 달랠 수도 있다. 혼잡한 출퇴근길과 회식의 부활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업계의 치열한 인재 구하기 경쟁에서 원격근무는 매력적인 복리후생 혜택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실제로 사람인에 따르면 직장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근무형태는 ‘오피스에 출근해 지정 좌석에서 근무’가 37.1%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출근과 재택이 혼합된 ‘하이브리드 근무’(36.9%)가 근소한 차이로 바로 뒤를 이었다. 이외에 ‘거점 오피스 근무(9.7%)’, ‘재택근무’(9.4%), ‘오피스 출근하되 자율 좌석제’(6.3%) 순이었다.

다만 근무제도를 아예 바꾸는 걸 부담스러워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는 점은 문제다. 팬데믹 때 흐트러졌던 사업체계를 다시 다지기 위해선 대면근무가 불가피하다고 말하는 기업 경영인이 적지 않다. 특히 빠른 성장을 원하는 스타트업의 경우가 그렇다. 당초 엔데믹으로 전환하면 오프라인 출근 비중을 늘리려던 기업들도 사내직원이 이탈할까봐 섣불리 전환을 못하고 있다.

한 스타트업 경영진은 “대부분의 기업이 재택근무를 하던 팬데믹 땐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아도 큰 문제가 없었지만 지금은 몇몇 기업을 제외하곤 일터로 출근하는 일상이 돌아온 상황이라 오프라인 미팅이 부쩍 늘어난 상황”이라면서 “직원에게 사무실 출근을 둘러싼 여론을 넌지시 물어봤지만 모두가 부정적이라 근무제를 섣불리 전환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토로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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