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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때리는시간] 모든 것이 하나될 조짐이라면 'Speak Low', 그냥 낮은 목소리여도 괜찮아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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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때리는시간] 모든 것이 하나될 조짐이라면 'Speak Low', 그냥 낮은 목소리여도 괜찮아 ③
  • 양태진 기자
  • 승인 2022.07.27 1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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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삶인을 위한 책 속 '명'문장과 '영화 속 '명'대사, 시를 닮은 '명'가사로 참담했던 어제의 기억이 창창한 내일의 기약(期約)으로 거듭 나시기를. 그럼 또 한 번 명때리기 가즈아~!

(시사캐스트, SISACAST= 양태진 기자)

 

① '명'문장 : 책 <나는 그냥 천천히 갈게요> 

② '명'대사 :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

③ '명'가사 : 명곡 <Speak Low>

 

커다랗고 힘있는 목소리로 스스로의 존재감을 높여야만 살아남는 시대!? 각종 매스컴과 언론 내지는 SNS의 영향력이란, 이같이 소리만 높여 말하는 이들의 목청에 확성기를 달아주고 있는 꼴은 아닌가싶다.

어쨌거나, 이같이 크나큰 목소리들엔 과연 얼마나 솔직담백한 진심이 담겨있는 것일지. 그저 한낱 시류의 여파에 휘말린 자아가 제 본질마저 퇴색된 채로, 스쳐가던 누군가의 생각만을 대신 전하며, 지극히도 대중영합적인 소리만을 재생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단순한 중력작용으로 흘러가던 냇물이 그 '순수성'과 '진솔함'이 내재된 물소리로 대변되는 동안(상단), 바다는 온갖 힘의 작용과 하나된 채로, 뭔지 모를 위압감만을 행사하고 다닌다. 하지만, 그것이 그저 물의 소리란 착각만을 불러일으킬 뿐, 순수한 물소리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그래도 바다의 본질은 하나된 자연, 그 자체에 있다고는 할 수 있겠다.(하단)(사진=IMDB)

소위, 지극히도 요란한 이 소리를 그저 가볍기만한 목소리라 지칭할 수 있다면, 우린 곧바로 제대로 된 목소리를 하루빨리 되찾아야만 할 것이다. 진정한 물소리는 낮게 흐르는 시냇물에서만 들을 수 있는 반면, 거친 바람은 물론이고, 지구가 떠 안고 있는 각종 인력 작용에 휘둘린 바다의 파도소리는 그 크기만 거대할 뿐, 순수한 물소리와는 아예 거리가 먼 것인 것처럼 말이다.

이러한 바다의 소리처럼 우린 무언가의 내가 아닌 경우, 스스로의 존재감 조차 잘 떠올릴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직업이 곧 나를 지칭하고, 가족 구성원 중 한 사람이 곧 내가 되어야하며, 세상에 떠 다니는 온갖 추상적 이념들 또한 나란 사람을 관념화된 틀 안에 가두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 이러한 외부의 시선이 나의 전부를 지배하고 있다면 과연, 순수하고도 진정한 나 자신은 대체 어디에서 뭘하고 있고, 어디에서 찾을 수 있단 말인가? 

 

 

 

③ 순수하고도 아름다운 세상을 멈춰세워줄 마법과도 같은 명곡, "SPEAK LOW" (1943)의 명가사

 

이 곡은 고전 뮤지컬 배우인 'Mary Martin'과 'Kenny Baker'가 주연한 브로드웨이 뮤지컬 <One touch of Venus, 비너스의 입맞춤 (1943)>에서 처음 소개된 이후로,(좌측) 이듬해인 1944년, 밴드 리더인 'Guy Lombardo'에 의해 대중적 인기를 한 몸에 얻는다. 이후, 1948년에 이르러서는 동명 영화 <One touch of Venus>에 사용되었는데,(우측) 영화 속에서 이 곡을 부른 가수는 '에바 가드너 (Ava Gardner)'의 목소리 대역이자, 당시 텔레비전과 라디오 쇼의 오리지널 스타였던 빅밴드 싱어, '아일린 윌슨 (Eileen Wilson)'이었다.(사진=IMDB)

이 순수한 나를 찾는 노력은 분명, 모두가 하나로 화합될 수 있는 세상을 여는 키(Key)로써만 쓰여야 할 것이다. 스스로를 훼손하는 자아는 결코 성립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보면 될 것. 그런 전제 하에서 진정한 나를 찾고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이를 알고 들어줄 이들 또한 진정한 스스로를 내보여 줄 터. 그러다 보면 서로에 대한 존중은 커가기 마련일 것이고, 진정한 화합은 자연스레 도모될 수 있는 것 아닐까.

이는 단순한 영리나 이념, 그 밖의 대중심리에 고취된 일시적 답합이나 이합집산 등과는 상당히 거리가 먼 것으로, 진정한 화합 내에서의 '스스로를 바로 볼 수 있는 혜안'은 곧, 서로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음과 더불어, 그 밖의 세상의 흐름이나 이치에 대해 더욱 겸손하고도 외람(猥濫)되지 않은 자세로 임할 수 있도록 - 더할 나위 없이 하나된 세상으로 안내 - 해 줄 것이다.

 

 

1943년 작, 'Speak low'는 작사가인 '오그덴 내쉬 (Ogden Nash)'와 작곡가 '커트 웨일 (Kurt Weill)'이 만든 곡이다. 사진은 1948년에 찍힌 '커트 웨일'의 희귀 칼라사진(상단)으로 1900년에 태어난 독일계 유대인이었던 그는 1933년에 히틀러가 집권하던 당시의 독일을 탈출하여 브로드웨이와 라디오를 넘나들며 활동했다. 극작가인 '벨틀트 브레히트'와 만난 그는 1931년, <서푼짜리 오페라>로 유럽에 알려진 후. 자신의 <Moritat 모리타트>란 곡을 <Mack th Knife>란 이름으로 미국에서 대 히트시켰다. '딕 헤임즈 (Dick Haymes)'와 '바비 대런 (Bobby Darin)' 등이 불러 이 곡은 더 유명질 수 있었는데, <September Song (1938)>도 그가 쓴 곡으로 수많은 재즈 뮤지션들에 의해 연주됐다. 작사가 '오그덴 내쉬'는 미국에서 유머 시인으로 통하였으며 1971년에 작고, '커트 웨일'은 훨씬 더 이전 해인 1950년에 운명을 다 했다.(사진=Kurt Weill Foundation/IMDB)

'진정한 사랑' 또한 이같은 낮은 자세에서 비롯될 수 있는 것이기에, 그 저변(底邊) 위에 세워진 곡이 바로 'Speak Low'(낮은 목소리로)인 것. 여기서 말하는 낮은 목소리가 바로, 그 어떤 소리 보다도 더 진실에 가까운 힘을 발휘한다고하는, 이번 곡의 가장 중요한 테마이자, 제목, 중심 키워드 되시겠다.

누구나 더 크고 활기찬 목소리에 반응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터. 하지만 그건 찰라에서만 그칠 뿐, 세상은 보다 더 큰 세를 몰아 우쭐함의 그늘에 가려 우둔함에 빠진 이들에 대해선 가차없는 참교육을 해 왔다. 그도 그럴 것이, 그 큰 목소리에 깃든 세상이란, 그저그런(?) 자신에 대한 과신만큼이나 위대한 세상의 입지를 상대적으로 줄여 놓아버린 것. 

 

 

 

명곡 'Speak Low'가 삽입된 1943년 영화, <One Touch of Venus>에서 각각 이 곡을 부르는 '에바 가드너'(상단 오른쪽)와 '딕 헤임즈'(하단 오른쪽)의 연기 모습 스틸 컷.(상, 하단) 영화의 대략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부유한 백화점 재벌, 'Whitfield Savory 2세'가 비너스 조각상을 구입하는데, 창가 드레서인 '에디 해치('로버트 워커' 분)'가 동상에 입맞춤을 하는 순간, 비너스는 사람이 된다. 이어 사람이 된 비너스('에바 가드너' 분)가 가게를 떠난 사이, '에디'는 그 동상을 훔친 혐의를 받고 마는데.. 그 와중에 비너스의 사랑 노래에 매료된 '조 그랜트'(Dick Haymes' 분)는 아리따운 여인 '글로리아'에게 반하면서 이야기는 올림푸스 산으로 돌아가야 하는 비너스의 이야기로 급반전된다.(사진=IMDB)

이런 연유로, 진심을 담은 사랑이라면 절대 크지 않은 소리로 내뱉어 달라는 것이 이 곡의 후렴(後斂)이면서도, 지극 정성으로 전하는 권유이자 제목인 것이기에 이를 어필할 수 있는 마음을 담아 이 곡의 전 가사 내용을 감상해 보자.

 

 

Speak low when you speak love, Our summer day withers away too soon, too soon.

사랑을 말할때는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해요. 우리의 여름 날은 곧 끝나 버릴 테니까요. 곧..

 

Speak low when you speak love, Our moment is swift like ships adrift,

we're swept apart too soon.

그래요, 사랑을 얘기할 때엔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해줘요. 우리의 순간도 떠도는 배처럼 눈 깜짝할 사이에 밀려가 버릴테니까요.

 

Speak low darling, speak low, Love is a spark, lost in the dark too soon, too soon.

조용히 이야기해줘요. 내 사랑, 사랑은 불꽃 같지만, 곧 어둠 속으로 사라져 버릴테죠. 그저 곧이요

 

 

 

참고로 이 곡의 첫 라인은 'Speak low when you speak love'인데, 이는 '윌리엄 세익스피어'의 유명 희극인 'Much Ado About Nothing (1599)'에서의 '돈 페드로'가 "Speak low if you speak love."를 언급한 것에서 따온 것이다. 영화 <One Touch of Venus>에서 명곡 'Speak Low'를 부르며 스스로의 아름다움을 'Venus'의 자태로 뽐내던 여배우 '에바 가드너'의 모습 스틸컷.(사진=IMDB)

 

I feel wherever I go, That tomorrow is near, tomorrow is here and always too soon.

난 어디에 가든지 알 수 있죠. 그건 내일이란 근처에 있다가도 벌써 여기 와 있고, 항상 금방 지나가 버리니까요.

 

Time is so old, and love so brief.

시간은 어느새 지나가 버렸고, 사랑은 너무나 짧아요.

 

Love is pure gold, and time a thief

사랑은 순금과도 같지만, 시간은 그걸 훔치는 도둑과도 같죠.

 

We're late, darling, we're late. The curtain descends, ev'rything ends too soon, too soon.

우린 늦었어요 그대여, 우리들은 늦어졌어요. 커튼이 닫히면 모든 것은 끝이 날 거에요, 곧이요 곧

 

 

 

명곡 'Speak Low'가 삽입되어 제 역할을 다한 영화들의 포스터 모음. 하단 우측의 2014년 독일 영화 <피닉스>를 뺀 나머지는 모두는 <One Touch of Venus>의 당시 포스터로서, 곡 'Speak Low'를 아주 작게 나마 언급하고 있다. 당시 'The New York Times'는 리뷰를 통해, 이 노래는 "음악계가 미치지않은 한, 확실한 히트작"이란 평을 내리기도 했다.(사진=IMDB)

I wait darling, I wait. Will you speak low to me, speak love to me and soon.

하지만 난 기다려요. 네, 그대를 전 기다리고 있답니다. 그러니 나에게 부드럽게 이야기 해 줄래요, 사랑을 속삭여 줄래요, 지금 이 순간에요.

 

이 곡을 쓴 이후에도 작곡가 '커트 웨일'은 당시의 꽤나 많은 재즈곡들로부터 영향을 받음으로서 이를 접목한 오페라 뮤지컬의 대중화와 근대화를 이끌었다. 이에 이 곡, 'Speak Low'에서 또한 재즈적인 스타일은 물론이고, 꽤나 짙은 유럽의 향기와 클래시컬함의 정수를 느껴볼 수 있는 것이다.

 

 

 

 이 곡은 후대의 수많은 보컬 아티스트들에 의해 녹음되기도 했는데, '엘라피츠제랄드'(상단 좌측)는 물론, '빌리 할리데이'(상단 우측), 그녀를 지극히 존경해마지 않는 '토니 베넷'(하단 우측), 그리고 'Back to Broadway'라는 명반을 낸 '바브라 스트라이샌드'가 앨범 네 번째 트랙에서 고이 모신 채, 완벽한 목소리로 커버하고 있다.(하단 좌측)

영원하지 않은 세상에서 본인 만의 솔직담백한 마음을 토로하고 있는 이 옛 명곡은 세상 이치가 낳은 그 순리에 귀기울일 수만 있다면, 자칫 여럿 감정이 뒤섞여 거친 호흡이 돼버린 겉치레식 숨소리 대신, 무심코 내뱉어도 그저 안정적이기만한 낮은 목소리가 더 와닿을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다보면 우린 곧, 하나될 수 있다는 생각에도 머무를 시점이 찾아오고야 말 것이다. 그런 낮은 목소리로 진정한 사랑을 이야기 할 수 있다면, 이 하나됨으로 새로운 생명이 잉태되기도 하는, 그런 눈부신 인연과의 사랑 또한 경험할 수가 있을 것이다.

 

 

영화 <One Touch of Venus>에 담긴 곡 'Speak Low'를 부르며 진정한 사랑에 대한 낮은 목소리를 전하던 '에바 가드너'의 매혹적인 자태 스틸 컷. 이러한 순수한 사랑의 목소리를 따라 - 오프닝에서도 언급한 - 낮은 시냇물가를 걷다보면, 결국 결정적이면서도 가장 순도높은 마음의 소리(=무지개 빛 뿜어내는 폭포)와도 만날 수가 있다. 진정한 사랑의 표현이 결국 그 정점에도 이를 수도 있음에, 이같은 희열은 겸손한 이들의 완벽한 보상, 그 이상의 혜택이 아닐까.(사진=IMDB, 픽사베이)

우리는 알고 있다. 익히 다 체험해보지 못했다하더라도, 직접 듣고 익혀온 간접 경험만으로도 이 세상은 결코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을. 그런 올곧은 가치가 전해주는 겸손의 자세야말로 모든 생을 통틀어 가장 밝게 빛날 수 밖에 없는 영혼의 가르침은 아닐지. 이러한 낮은 자세 하나만으로도 사랑을 이야기할 수 있다면, 세상은 그저 밝게 빛나도록 해주는 것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닌, 자칫 영원할지도 모를 그런 순수한 비밀 하나를 꺼내 보여줄지도 모를 일이다.

이에 우리가 하나임을 깨닫기 그 이전의 상황에서부터라도, 낮은 자세와 낮은 목소리로 모두를 대해 보는 것은 어떨까. 그럼 그때부터 진실한 것들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낼지도 모른다. 세상이 진짜로 전해주려고했던 그 행복, 거짓과는 아주 멀기만 한, 누구나 기다려왔던 그런 순수한 행복 말이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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