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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이슈] “공매도 없애 달라” 개미 절규에도 못 없애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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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이슈] “공매도 없애 달라” 개미 절규에도 못 없애는 이유는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2.08.01 1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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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픽사베이
@픽사베이

한국 증시에 한동안 잠잠했던 공매도가 또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국내 증권업계가 공매도 제한 위반으로 금융당국으로부터 과태료 처분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다. 

최근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한 자료를 보자. 한국투자증권은 2017년 2월부터 2020년 5월까지 938개사(1억4089만주)에 공매도 제한을 위반했다. 위반 공매도 수량이 가장 컸던 종목은 삼성전자로 총 2552만주로 집계됐다. 위반 기간 평균 주가(4만7600원)로 환산한 거래대금은 약 1조2000억원에 달한다.

그런데도 부과된 과태료는 10억원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실제 한투증권이 납부한 과태료는 20% 감경된 8억원이다. 금감원은 법적으로 금지된 무차입 공매도는 아니고 단순 실수로, 규정 위반에 해당한다며 3년여에 걸쳐 이뤄져 과태료 10억원을 부과했다고 설명했다.

공매도 거래 상위 종목 현황.[자료 한국거래소]
공매도 거래 상위 종목 현황.[자료 한국거래소]

신한금융투자도 1분기 보고서에서 지난 2월 금융위원회로부터 공매도 제한 위반(자본시장법 제180조)으로 과태료 7200만원을 부과받았다고 공시했다. 신한금투는 지난 2018~2019년 두 차례에 걸쳐 업틱룰(공매도 시 매도가를 직전 체결가보다 낮게 내지 못하게 하는 규정)을 위반했다. 주문금액은 총 2억원이다. 신한금투는 직전 가격보다 높은 금액으로 주문해 제재를 받았다. 신한금투 역시 실제 납부한 과태료 금액은 20% 감경된 5760만원이다.

이밖에도 CLSA증권(6억원), 메리츠증권(1억9500만원), KB증권(1200만원) 등이 공매도 규정 위반으로 과태료를 부과 받았다.

개인투자자들은 즉각 반발했다. 증시를 교란하는 행위를 했음에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기 때문이다. 공매도는 주가하락이 예상될 때 해당 종목의 주식을 빌려 매도한 이후 주가가 실제로 떨어지면 싼 가격에 주식을 사들인 다음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기법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에게 공매도는 그야말로 공포의 대상이다. 주가가 상승해야 수익을 올릴 수 있는데, 공매도는 주가상승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의 불만이 커지자 정부가 칼을 뽑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7월 27일“"공매도를 둘러싼 불법 행위를 반드시 뿌리 뽑겠다는 각오로 대책을 수립해 달라”고 지시했다. 금융당국과 검찰은 즉각 반응했다. 이튿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대검찰청, 한국거래소는 관계기관 합동회의를 열고 불법 공매도에 대한 적발과 처벌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공매도 자체를 없애달라는 거다. 과거에도 불법 공매도에 대해 적발과 처벌을 강화하는 움직임은 많았지만, 실제로 무거운 처벌로 이어진 사례는 없었기 때문이다. 

최근 6개월 코스피 지수 현황.[사진 구글 캡처]
최근 6개월 코스피 지수 현황.[사진 구글 캡처]

무엇보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로 글로벌 주식시장의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악화한 가운데,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유독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공매도 금지를 통해 증시의 반등을 모색해야 할 때라는 거다. 실제로 금융위원회는 2020년 3월 16일부터 지난해 5월 2일까지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를 시행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선언 이후 2020년 3월 중순 기준 코스피지수가 1700선, 코스닥이 520선까지 밀려났기 때문이다. 그러다 지난해 5월부터는 일부 종목을 두고 공매도를 부분 재개했다. 공교롭게도 공매도를 재개하자 다시 증시가 약세장에 돌입하게 된 것이다. 

다만 개인투자자의 요구에도 실제로 공매도가 금지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매도가 금지되면 위험 회피 수단이 사라진 외국인투자자가 국내 증시 투자를 지금보다 더 꺼릴 수 있다”며 “글로벌 벤치마크 지수 산정 기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증기에 꼭 좋은 영향을 미칠 거라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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