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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추천] 이번 추석에 뭐 볼까? 영화 ‘명량’과 ’한산’ 비교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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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추천] 이번 추석에 뭐 볼까? 영화 ‘명량’과 ’한산’ 비교해보기
  • 김주은 기자
  • 승인 2022.09.10 1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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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김주은 기자)

[사진=네이버영화]
영화 '명량'과 '한산' 포스터.

뜨거운 여름이 지나가고 선선한 바람이 느껴지면 왠지 설레는 시기가 온다. 바로 긴 연휴가 있는 추석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추석이 되면 가족과 친구를 만나거나 여행을 떠나기도 하지만, 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쌓아두고 여유롭게 쉬는 것을 계획하는 사람도 있다. 특히 여러 가지 이유로 명절을 혼자 보내는 1인가구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이번 추석에 볼만한 영화를 찾는다면 한국 역대 영화 순위 1위의 ‘명량’과 그 속편 ‘한산: 용의 출현(이하 한산)’을 보는 것이 어떨까.

‘명량’과 ‘한산’은 임진왜란 시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조선 수군(水軍)이 일본 수군을 격파한 역사적인 두 해전(海戰)을 다룬 영화다. 2014년,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한국갤럽이 조사한 ‘한국인이 존경하는 인물’ 1위가 이순신 장군인 만큼 그의 업적을 다룬 두 영화는 관객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2014년에 개봉한 ‘명량’은 누적관객수 약 1,700만 명으로 한국 역대 영화 순위 1위를 지키고 있으며, 올해 7월에 개봉해 누적관객수 약 700만 명(9월 8일 기준)인 ‘한산’은 흥행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명량’과 ‘한산’. 그 차이점을 알면 영화의 재미가 더해진다. 

 

완전히 다른 상황이었던 한산도대첩과 명량대첩

이순신 장군은 한산도대첩에서 학익진 전술을 펼친다. 영화 '한산' 스틸컷. [사진=네이버영화]
이순신 장군은 한산도대첩에서 학익진 전술을 펼친다. 영화 '한산' 스틸컷.

두 영화는 임진왜란 당시 있었던 두 번의 해전을 그렸다. 임진왜란은 도요토미 히데요시 정권의 일본이 1592년(선조 25)부터 1598년까지 약 7년간 2차에 걸쳐 우리나라에 침입한 전쟁이다. 그중 ‘한산’은 1592년 일어난 한산도대첩을, ‘명량’은 1597년에 일어난 명량대첩에 대한 영화다. 개봉은 ‘명량’이 먼저 했지만 실제 역사로는 ‘한산’이 앞서 일어난 전투다. 

한산도대첩은 임진왜란이 발발한 그해 7월에 일어났다. 당시 조선은 신무기인 조총으로 무장한 일본군에 속수무책으로 당해 임진왜란 발발 20여 일 만에 수도 한양이 넘어갔으며, 선조는 평양성을 거쳐 의주까지 피난을 가는, 그야말로 조선의 운명이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꺼져가는 불씨를 살린 것은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조선 수군의 활약이었다. 전력상 유리한 한산도 앞바다로 일본군을 유인하고, 학이 날개를 편 모양처럼 배치한 ‘학익진(鶴翼陣)’ 전술을 펼쳐 일본군을 크게 격파해 대승을 거뒀다.

명량대첩은 앞선 칠천량해전에서 수많은 장수가 전사하고 배가 불타 조선 수군이 크게 패배한 이후 일어난 전투다. 일본의 이간질로 파직과 고문을 당하고 겨우 목숨만 건져 백의종군했던 이순신 장군은 선조의 명으로 다시 직책을 맡아 압도적인 수로 쳐들어오는 일본 수군을 막아내야 했다. 칠천량해전 이후 이순신 장군이 수습한 병사는 180여 명, 배는 12척뿐이었으며 이마저도 선조는 빈약한 수군을 폐지하고 육군에 합류해 싸울 것을 명했다. 이에 이순신 장군은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있사옵니다”라며 사력을 다하여 싸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결국 일본 수군 330여 척을 상대로 이순신 장군은 불가능의 가까운 대승을 거둔다. 명량해협의 지형지물과 조류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일본 수군은 31척이 침몰하고 90여 척이 파손됐으나, 조선 수군의 배는 단 한 척도 침몰하지 않았다. 

 

같은 배역, 다른 배우

배우 최민식과 박해일이 이순신 장군 역을 맡았다. [사진=네이버영화]
배우 최민식과 박해일이 이순신 장군 역을 맡았다. 영화 '명량'(위)과 '한산'(아래) 스틸컷.

같은 배역이지만 서로 다른 배우들이 펼치는 열연을 감상하는 것도 ‘명량’과 ‘한산’을 보는 재미 중 하나다. ‘명량’에서는 최민식이, ‘한산’에서는 박해일이 이순신 장군 역을 맡았다. 겉모습은 물론 연기 스타일도 전혀 다른 두 배우가 이순신 장군을 연기한다는 것이 언뜻 의아하지만, ‘명량’과 ‘한산’을 연출한 김한민 감독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명량에서는 용장(勇將)의 모습, 한산에서는 지장(智將)의 모습으로 이순신 장군의 다양한 면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일본 수군의 수장인 와키자카 역은 ‘명량’에서는 조진웅이, ‘한산’에서는 변요한이 연기했다. ‘한산’을 보고 나면 왜 와키자카가 ‘명량’에서 이순신 장군을 두려워하며 전투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았는지 알 수 있다. 와키자카는 한산도대첩에서 이순신 장군에게 완패를 당하고 겨우 목숨만 건진 입장이었기에 때문이다. 

일본 수군의 정세를 살펴 보고하는 정탐꾼 임준영 역은 진구(명량), 옥택연(한산)이 맡았으며, 이순신 장군에 투항한 일본 수군인 준사 역에는 오타니 료헤이(명량), 김성규(한산)이 연기했다. 한편 기생이자 임준영을 돕는 정씨 여인 역은 이정현(명량), 김향기(한산)가 맡았는데 정씨 여인이 왜 말을 못하게 되었는지 ‘한산’을 통해 알 수 있다. 또한, 임준영과 정씨 여인은 ‘한산’에서의 인연이 계속돼 ‘명량’에서 부부의 연으로 맺어진다.

 

또 봐도 좋은 영화… 3부작의 마지막 ‘노량’도 기대 

영화 '명량' 스틸컷. [사진=네이버영화]
두 영화는 역동적인 해전 현장을 실감 나게 그렸다. 영화 '명량' 스틸컷.

프리퀄(오리지널 영화에 선행하는 사건을 담은 속편) 형식을 띤 ‘명량’과 ‘한산’. 8년 후 개봉한 ‘한산’을 통해 ‘명량’의 서사는 더욱 깊이가 더해진다. 그래서인지 ‘한산’이 개봉한 후 각종 OTT플랫폼에서는 ‘명량’이 상위권에 들었다. 뛰어난 지략과 전술로 일본을 크게 무찌른 이순신 장군의 모습과 함께, 역사책으로만 접했던 거북선의 위용 또한 영화를 통해 실감 나게 느낄 수 있다.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은 앞으로 ‘노량’이 남았다. 노량해전은 앞선 해전과 비교해 더욱 치열한 백병전(적군과 몸으로 맞붙는 전투)이 있었던 전투다. 그 과정에서 이순신 장군은 숨을 거둔다. 영화 ‘노량’을 기대하며 추석 연휴 동안 ‘명량’과 ‘한산’ 두 영화를 보면 어떨까. ‘명량’을 이미 봤다면 ‘한산’을 보고 나서 다시 한번 봐도 좋을 것이다. 두 영화 모두 역동적이면서 숨 막히는 해전 현장을 담은 스케일이 큰 영화이기 때문에 되도록 넓은 화면에서 충분한 사운드로 영화를 감상하기를 추천한다. [시사캐스트]

[사진=네이버영화]
[자료=두산백과, 한국민족문화대백과, 국사편찬위원회 우리역사넷, 한국사 사전 2, 네이버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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