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국내 증시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좋은 분위기를 보였다. 8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7.82포인트(0.33%) 오른 2384.28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16.81포인트(0.71%) 오른 2393.27에 개장해 등락을 거듭하다가 기관과 개인 매수가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이날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는 각각 5010억원, 1405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투자자는 6515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날 코스닥지수 역시 전 거래일(768.19)보다 9.62포인트(1.25%) 상승한 777.81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일보다 1.09% 오른 776.59에 출발해 상승폭을 유지하며 거래를 종료했다.
8일이 네 마녀의 날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선방했다. 네 마녀의 날은 3·6·9·12월 등 3개월마다 한 번씩 찾아온다. 선물과 옵션, 개별 주식의 선물과 옵션 등 총 네 가지 파생상품의 만기일이 동시에 돌아와 증시의 변동성이 극심해지는 날 중 하나로 꼽힌다.
전날 미국 증시가 반등한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35.98포인트(1.40%) 뛴 3만1581.2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71.68포인트(1.83%) 오른 3979.87,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446.99포인트(2.14%) 상승한 1만1791.90에 마감했다.
그렇다면 연휴가 끝난 추석 이후 장은 어떤 흐름을 보일까. 전문가들은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증시를 억누르는 다양한 증시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연휴 기간에 큰 폭탄이 떨어졌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8일(현지시간) 개최한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에서 1.25%로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ECB가 기준금리 0.75%포인트를 올린 건 2002년 유로화 도입 이후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유럽중앙은행은 2016년 3월부터 6년 이상 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유지해 오다가 지난 7월 ‘빅 스텝(0.5%포인트 인상)’을 밟았다.
이번엔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면서 두 달 새 금리를 1.25%포인트 올린 것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앞으로도 추가적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하면서 긴축 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공언했다.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유럽으로 확대된다는 우려가 번지면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도 얼어붙을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태도 변화를 기대하던 투자자도 부쩍 줄어들었다. 이달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0.75%포인트를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강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에도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면 3연속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의 발언이 이런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8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카토 연구소 주최 통화 정책 콘퍼런스에서 “우리가 하는 일을 단도직입적으로 강력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 나와 우리의 생각”이라며 “우리는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이를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 8월 26일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로 열린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도 “또 한 번 이례적으로 큰 폭의 금리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며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멈추지 않을 것을 시사했다.
미국의 물가 상승률을 포함해 각종 지표가 일부 둔화하는 움직임을 보이며 금리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파월 의장이 매파 발언을 내놓으며 시장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상황이다. 현재 한국 기준금리는 2.50%로 미국 정책금리(2.25~2.50%) 상단과 같은데, 금리 역전은 시간 문제의 일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코스피 시장에서 11조원이 넘는 금액을 순매도한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이 더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경기 둔화와 실적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당분간은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