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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이슈] 사업종료, 정리해고 ‘푸르밀 사태’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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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이슈] 사업종료, 정리해고 ‘푸르밀 사태’ 일파만파
  • 이산하 기자
  • 승인 2022.10.26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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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누적에 전 직원 해고 통지
-매각 불발 이후 사업종료 선언

(시사캐스트, SISACAST= 이산하 기자)

 

@푸르밀 홈페이지 제공.
@푸르밀 홈페이지 제공.

최근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이 갑작스런 사업 종료와 정리해고를 선언해 파장이 일고 있다. 우유 소비 감소로 적자 규모가 갈수록 커졌던 푸르밀은 매각 시도 실패 이후 사업 정리를 선택했다. 

노동조합은 회사 측의 사업 종료 통보에 대해 "사업다각화나 신설라인 투자 등으로 변화를 모색해야 했으나 안일한 주먹구구식의 영업을 해왔다"고 지적하고 있다.

◆ 갑작스런 해고 통지

푸르밀은 지난 10월17일 전 직원에게 메일을 보내 사업 종료와 전 직원의 정리 해고를 통지했다. 시점은 오는 11월 30일이다.

푸르밀 측은 메일에서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4년 이상 매출 감소와 적자가 누적돼 내부 자구노력으로 회사 자산의 담보 제공 등 특단의 대책을 찾아보았지만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돼 부득이하게 사업을 종료하게 됐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푸르밀이 사업 종료와 정리 해고를 통보했지만 법인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폐업을 하지 않고 회사를 유지하면 법인세 등 세금을 아낄 수 있어서다.

푸르밀은 지난 2018년부터 적자를 나타냈다. 2018년 15억원의 영업손실을 시작으로 2019년 88억원, 2020년 113억원, 2021년 123억원으로 적자 폭이 커졌다.

푸르밀은 고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넷째 동생인 신준호 회장이 지난해 공동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뒤 둘째 아들인 신동환 대표가 단독으로 경영을 맡았다. 하지만 실적 반등에 실패했다.

적자가 지속되자 푸르밀은 LG생활건강 등에 매각을 추진했지만 LG생활건강이 지난달 공시를 통해 매각 철회를 공식화하며 무산됐다. 매각 불발이 이번 사업 종료 결정에 결정타였다는 분석이다.

◆ 노조와 사측 해법 찾을까

갑자기 일자리를 잃게된 노동조합 측은 반발하고 있다.

노조 측은 정직원 350명과 화물차 기사 100명, 낙농가와 협력업체 직원 50명이 직접적인 피해를 볼 것이라고 우려한다.

노조는 법인을 청산하면 영업 손실에 따른 법인세 면제 혜택을 반납해야 해 이를 피하기 위한 '꼼수'로 정리해고를 택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노조와 사측은 일단 대화를 시작했다. 파장이 커지자 고용노동부가 중재에 나선 것.

푸르밀 노조는 지난 24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푸르밀 본사에서 회사 관계자와 만나 이번 사태 해결을 논의했다.

회사 측에선 신동환 대표를 비롯해 부사장급 2명 등 3명이 참석했고, 노조 측에서도 김성곤 노조위원장 등 3명이 참석했다.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관도 참관했다.

김 위원장은 면담 직후 기자들을 만나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했다. 사측도 성실히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교섭 내용은 양측이 비공개하기로 합의해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 양측은 오는 31일 2차 교섭 자리를 마련해 구체적인 방안을 서로 논의하기로 했다.

노조 측은 고용승계가 중요한 만큼 공개매각 재추진 등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고, 사측은 정리해고에 따른 위로금 지급 등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푸르밀은 어떤 회사?

푸르밀 가나 초코우유.
푸르밀 가나 초코우유.

푸르밀은 지난 1978년 설립돼 30년간 롯데그룹 계열사로 있던 롯데유업이 모태다. 2007년 4월 그룹에서 분사했고 2009년 사명을 바꿨다. '비피더스', '검은 콩이 들어있는 우유', '바나나킥 우유' 등이 대표 제품이다. 2007년 롯데그룹에서 분리됐을 때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넷째 동생인 신준호 회장이 100% 인수했고 2009년 사명을 푸르밀로 바꿨다.

지난 2017년 전문경영인이 물러난 이후 2018년 신 회장의 아들인 신동환 부사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오너 경영 체제로 변화를 꾀했지만 결국 실적 반전에 실패하고 사업종료를 선언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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